역변의 좋은 예

by cypress


모두가 아들이라고 생각할 때

애미는 자신 있게

딸이라 말하지 못하는 현실.






그러나 이런 딸에게도

인형 같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







친구네 회사 창고에서

생후 3~4주 정도에 발견

직원들이 분유 먹이며

애지중지 키던 아이.







누군가의 책상 위 터줏대감.

앞발을 보아하니 참으로 편안한 상태.






원래 친구들이 나한테 보내려던 아이는

옆에 하얀 꼬맹이.

그 날 어딘가로 도망쳐서

얼떨결에 까만 털북숭이를 데려왔다.


총 네 마리 남매였고

하얀 아이는 지금 나머지 두 남매와 함께

한 집에서 잘 살고 있다.






처음엔 이 아이의 미모를 몰라봤지만

집에 와서 가만히 들여다보는 순간

인형 같던('같던'에 주목) 미모를

결국 눈치채고 말았다.






인형 +.+






인형 @.@






졸고 있는 인형.






게슴츠레한 인형.






귀가 쫑긋한 인형.






포획당한 인형.







인형의 흐린 뒤통수.







그리고 인형의 전신사진.






그렇게 인형은 얼떨결에 우리에게 왔고

첫날부터 고강도 귀여움을 보여주었다.






아빠 품.







꺼내 달라는 듯한 눈빛.






하지만 애미는 계속 사진만 찍었다.

예뻤기에.






애미 일할 때 책상 밑에서

요로케 보던 아이는






두 발을 가지런히 포개 잠든 모습으로

심장을 후벼 파곤 했다.







'엄마 나 껴또.'



이랬던 아이는.






엄마 어깨를 올라타던

개구쟁이 시기를 지나






여자 아이로 자라더니






어느 순간 점점

아재의 향기가 나기 시작하고







눈빛에 카리스마라는 것을 장착,







거만해지기까지 했다.







때로는 영롱하고






때로는 아재 같은 너.






너를 이렇게 만든 건 아마도

내 탓일 듯...


딸인 너에게 붙여준 그 이름.






그 이름은 바로.




달타냥.






하하하하!


이름처럼 용맹스럽게 자란 아이는

암컷이지만 모두가 수컷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 모습이 됐다.






왜 자꾸 짜부가 되는지...






하지만 너의 이런 찐따 같은 모습을

나는 정말 너무 완벽히 사랑해.






나의 멋진 왕자님.

아, 아니 멋진 아가저씨.


보고 싶다, 그만 자고

얼른 이불속에서 나와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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