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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원철 Jul 06. 2018

정치에 변명하지 마라

대한축구협회의 황당한(?) 현실인식

제5공화국 시절 전두환이 독재에 대한 국민들의 반발을 누르기 위해 시행한 정책이 3S(Sports·Screen·Sex) 정책이다. 3개의 S 중 하나는 바로 Sports이다. 스포츠 산업 진흥정책의 일환으로 프로야구와 프로축구 리그가 창설되었고, 86 아시안 게임과 88 올림픽 유치가 이루어졌다. 스포츠를 일상의 몰입 요소로서 던져주어 국민들의 관심을 정치에서 떨어뜨리는 것이 목적이었다. 스포츠가 정치의 어둠을 덮기 위해 사용된 것이다. 그런 역사를 안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대형 스포츠 행사를 시청하면서 마음 한구석으로는 항상 불안했다. 특히 이명박근혜 9년동안 그랬다. TV로 올림픽이나 월드컵 경기를 보면서도 "저놈들이 우리가 올림픽이나 월드컵에 빠져있는 동안 무슨 일 저지르는 거 아냐?"하는 의혹이 머리 속에 항상 깔려있었다.


그런데 2018년.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한 태극전사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이유'에 대한 답은 바로 '남북·북미 정상회담같은 초대형 정치 이슈'였다. 쉽게 말해서 정치 때문에 스포츠가 묻혔다는 것이다. 주어와 목적어가 바뀌었다. 전두환이 정몽규의 말을 듣고 무슨 생각을 했을지 궁금하다.


시대도 세상도 변했다. 지금의 국민들에게 더 이상 3S 정책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국민들은 관심사들 사이의 경중을 구분하며, 어떤 상황에서도 정치에 대한 주시를 멈추지 않는다. 이명박근혜 9년동안의 의심이 그 증거이다. 그리고 지금 국민들은 정치를 넘어 사회 각 분야에 대해 관심과 주시를 확대하고 있다. 그리고 사회 구석구석 숨은 부조리를 드러내고, 그것을 끊어내기 위해, 적폐청산을 위해서이다. 그런 사람들의 시선을 외면하고 "한국축구가 인기없는 것은 다 문재인이 너무 정치를 잘 하기 때문이다!"만 외치고 있으면 결과는 안 봐도 비디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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