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심원철 Aug 17. 2018

청년쉼표와 함께한 모든날이 좋았다.

전주시 청년쉼표 프로젝트 2기 참여 에세이

저는 지난 6월 14일부터 지금까지, 전주시 청년쉼표 프로젝트 2기 멤버로서 활동했습니다. 본 글은 전주시측에 제출한 청년쉼표 활동 에세이입니다. 

나는 한계를 느끼고 있었다. 2년 전, 나만의 길을 찾기 위해 글쓰기를 시작했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정신적인 만족을 얻었다. 내가 쓴 글 중 몇 개는 좋은 평가를 얻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대로 방 안에서 글쓰기만을 계속할 수는 없었다. 2년 간의 글쓰기로 얻은 것들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직업을 모색해야 하는 시점이었다. 경제적 문제도 중요했다. 이대로라면 나는 글쓰기를 지속할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러던 중 신문에서 '청년쉼표 프로젝트'에 대한 기사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기사에는 1기 프로젝트 활동이 소개되어 있었다. 심리 검사와 상담이 주가 되는 프로젝트로, 참가자에게는 소정의 수당도 지급된다고 한다. 기사를 읽자 마자 나는 이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2기 프로젝트 참가자 모집이 시작되었음을 알자 급히 서류를 모아 신청했다. 서류를 제출했어도, 서류심사에서 통과해 면접을 보았어도 "떨어지면 어떡하나" 하는 불안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서류에서도 면접에서도 충분히 나에 대해 이야기하지 못한 기분이 자꾸 들었다. 그정도로 나는 절박했다. 5월 24일. 프로젝트 대상자로 선정되었다는 문자를 받았을 때 나는 비로소 안도할 수 있었다.


하지만 5월 31일로 예정되어있던 오리엔테이션 날짜가 계속 밀리고 아무런 연락이 없는 나날이 계속되자 나는 다시 불안에 휩싸였다. 내가 사기를 당한 것은 아닌가하는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  불안을 못 이겨 전주시 청년지원과에 전화를 걸었다. 알고 보니 심리검사기관 선정이 자꾸 지연되어서 벌어진 일이었다. 그리고 다음 날, 오리엔테이션 공지 문자를 받을 수 있었다. 본격적인 청년쉼표 프로젝트의 시작이었다.


일정은 6월 14일에 시작되었다. 2시간에 걸친 기본 심리검사를 받고, 그 자료를 바탕으로 개인 상담을 받게 되었다. 나는 상담사님께 나의 생애와 현재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했고, 우리는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었다. 나의 문제를 누군가와 깊이 있게 이야기한 건 몇 년 만이었을까.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나눈 결과, 상담사님은 내게 다른 상담기관을 소개해주셨다. 스마트쉼센터라는 곳이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스마트쉼센터에 정기적으로 다니면서 개인 상담을 받고 있다. 청년쉼표 활동의 연장인 셈이다.

  

개인 상담을 종료한 이후, 수요일 아침마다 집단 상담이 이어졌다. 집단 상담에서는 참가자가 자신을 표현하는 닉네임을 정하고, 팀원과 상담사님이 동등한 위치에서 서로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서로간의 신변잡기적 이야기부터 깊이있는 고민에 대한 이야기까지.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시간 가는 줄을 몰랐고, 나는 더욱 상담에 몰입하게 되었다. 고민하는 것이 나 혼자 뿐만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다른 사람의 인생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나도 내 이야기를 조금씩 해나갔다. 3주차에서는 원래 상정되어있던 시간을 훌쩍 넘기는 일도 발생하였다. 그 정도로 충실하고 유익한 시간이었던 것이다.


 내가 '글쓰기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직업'을 찾자고 생각했을 때 결심한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나의 마음'에서부터 시작하자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나는 나의 마음 속의 목소리를 억지로 누르고 취업활동을 하려 했다. 지난 몇 년간의 나의 수많은 실패의 원인이 바로 그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내 마음이 원하는 일을 하고자 하였다. 청년쉼표 프로젝트로 나는 내 마음에 다가가는 첫 발을 가까스로 떼었다. 이 모든 것이 나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신 상담사님들과 집단상담을 같이 한 동료들 덕분이다. 집단상담 3주차에서 내가 그린 꽃 그림에 많은 마음을 담아준 그림은 청년쉼표가 내게 준 최고의 선물이다. 그러기에 나는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청년쉼표와 함께 한 모든 날이 좋았다고.


다만, 다음 프로젝트에서 개선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그것은 3개월이라는 시간을 조금 더 폭넓게 사용해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사실 체감상으로는 프로젝트를 수행한 기간이 6월 하순부터 7월 하순의 약 1개월 정도로 느껴진다. 그 정도로 시간의 활용 폭이 좁았던 것이다. 앞으로의 프로젝트를 위해 더욱 다채로운 활동 프로그램을 만들어 3개월을 진정한 쉼표의 3개월로. 청년쉼표를 마치면서 내가 바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제출한 에세이에 아쉬움이 많은 편입니다. 차마 여기 못 담은 내용도 많고요. 차후 이 부분에 관한 글도 하나 더 작성할 예정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나의 스팀잇 6개월 보고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