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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원철 Sep 28. 2018

인형의 집, 서노송예술촌

나도 몰랐던 전주의 또 다른 모습에 관하여


내가 그곳을 처음 가게 된 날은 나름의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전주도시혁신센터와 전주시청 일자리종합센터를 찾았지만, 결국 한 마디도 하지 못하고 나와 버린 그 날이었다. 혁신센터를 찾기 위해 대우빌딩 근처에 내린 나는 표지판을 보고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곳에 당도하게 되었다. 텅 빈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신비한 장소. 그렇다. 그곳은 서노송예술촌. 한때 '선미촌'이라 불린 곳이었다. 낮선 풍경에 신비함을 느끼면서도 서둘러야 했던 지라 빠르게 그 곳을 벗어났지만, 나의 마음 한 구석에는 호기심이 피어올랐다. 그도 그럴 것이, 전주에서 자랐음에도 지금껏 TV 뉴스 정도로만 보아오던 곳에 발을 들여놓은 것이다. 나도 몰랐던 전주의 모습이 그곳에 있었다. 언젠가 다시 한 번 이 곳에 와보자는 생각만 하고 그 날은 그렇게 흘러갔다.


 오늘, 두 번째로 그 곳을 찾았다. 이번에는 사진을 찍어보기로 했다. 지금 이 글에 올라가있는 사진들은 모두 두 번째 방문 때 찍은 것이다.

이 곳이 어떤 곳이었나를 알려주는 '작은 비석'. 역사는 의외로 오래 되었던 모양이다.

 

낡아빠진 주의 표지판. 비석과 더불어 과거를 기록하는 증거물이다.


그리고 현재를 상징하는 선미촌정비민관협의회 건물 앞. 선미촌은 2013년부터 여성 인권과 문화 예술을 주제로 거리를 서노송예술촌으로 재구성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잘 진행된다면 팔복동의 예술공장 사업과 더불어 전주의 양대 예술의 거리가 탄생할 것이다.


이렇게 두 번에 걸쳐서 구 선미촌, 현 서노송예술촌을 둘러보고 나니 지난 60년, 아니 그 이상의 시간 동안 이 곳에서 무엇이 벌어졌는지 더욱 궁금해졌다. 그리고 이 곳에 기억공간이 존재하는 의미도. 앞으로 그 곳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을 찾아 그 사람에게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여성인권지원센터나 민관협의회를 찾아간다면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대략 1/4 정도 남은 2018년의 소소한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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