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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원철 Jan 06. 2021

스트레스

나는 이야기를 자아내는 상상력만 가진 인간이다. 그것에 관해서는 이 글에서 이야기했다. 그리고 나의 상상력의 원인에 대해 생각하던 중, 한 가지 가설을 생각해냈다. 키워드는 스트레스이다. 스트레스는 모든 사람들이 겪는 문제이다.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스트레스를 전혀 받지 않고 산 사람은 없다. 인간이 존재하는 한, 스트레스는 인간과 함께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스트레스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서 사람의 인생은 바뀐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까지 어떻게 스트레스를 대처해왔을까?


나는 학창 시절부터 지금까지 대인관계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아왔고, 이것을 소리를 지르는 방식으로 발산해왔다. 이것을 영어로는 tantrum이라고 한다. 나는 반복적으로 tantrum을 행했다. 소리를 지르고, 물건을 휘둘렀다. 나의 tantrum에 휘말린 주변 사람들은 나를 격리시키고 최대한 안정시키고자 하였다. tantrum은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고,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켰으며, 타인에게는 피해를 주고, 나 자신도 마음의 상처가 누적되어왔다. tantrum은 나의 스트레스에 대한 방어 기제 중 하나지만, 결국은 실패한 방식이다. 


그와 동시에 나의 내면에서는 또 다른 방어기제가 작동하고 있었다. 그것은 상상력을 길러 내면의 세계로 파고들어가는 것이다. 내면의 세계로 파고들어, 이야기를 자아내는 것으로 나는 눈 앞의 현실, 즉 스트레스 상황을 잊으려 했다. 상상을 하는 것은 즉발적인 tantrum보다 스트레스를 중화하는 시간이 걸리지만, 보다 덜 파괴적이고, 나와 다른 사람에게 피해도 입히지 않는다. 결국 상상은 tantrum을 밀어내고 내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스트레스 방어기제가 되었다. 


스트레스를 외부로, 타인에 대한 폭력으로 방출하다가 결국 범죄자로 전락한 사람이 있으면, 스트레스의 에너지를 내면에 모으고 자신의 영감으로 바꿔서 위대한 문화예술인으로 역사에 기록된 사람도 있다. 나는 스트레스를 대처하는 두 가지 면을 모두 가진 사람이었고, 그것이 가진 장단점을 나름 파악했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나는 후자의 사람으로 살고 있고, 또 살고 싶다. 어찌 되었건, 스트레스를 상상력으로 바꾸어 가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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