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에도 의리가 있어야 한다. [일터 이야기]
회의실 한쪽 구석에 앉아 슈퍼노바를 관찰하고 있으면, 그가 다른 사람들과 확연히 다른 점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단순한 업무 처리 방식의 차이가 아니라, 일 자체를 바라보는 철학의 차이였다.
슈퍼노바가 ESG 컨설팅업을 시작하면서 마주한 현실은 예상과 달랐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외부 조직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가 발견한 패턴은 흥미로웠다. 회사생활 경험이 적은 사람일수록 업무 태도와 능력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었다.
물론 이는 단순한 기간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가 주목한 것은 회사라는 조직 안에서 겪는 '강도' 있는 경험이었다. 조직은 인재를 육성하며 승진을 통해 업무의 범위와 권한을 확장해준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업무 강도는 올라가고, 사람은 단련된다.
슈퍼노바의 눈에 비친 회사생활 경험이 부족한 사람들의 모습은 명확했다. 비즈니스 체계에 대한 이해 부족, 인내력의 한계, 태도의 문제, 성실성의 부족, 그리고 실전 업무 역량의 미숙함. 이 모든 것이 실제 업무 현장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런 경험을 통해 슈퍼노바는 사람을 평가하는 독특한 기준을 갖게 되었다. 그 사람의 성장 배경, 특히 고통스러운 기간을 얼마나 오래 견뎠는지, 얼마나 힘든 일을 겪어냈는지를 보게 된 것이다. 그에게 있어 이런 경험의 깊이는 곧 일의 결과를 예측하는 중요한 지표였다.
슈퍼노바가 회사생활을 하며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가치는 바로 '일에 대한 의리'였다. 이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그의 모든 행동을 관통하는 철학이었다.
오랜만에 만난 K팀장과의 저녁 자리에서 드러난 에피소드는 이를 잘 보여준다. 회사를 떠날 때 다시는 동료들을 만나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슈퍼노바였지만, K팀장만은 예외였다. 그가 끊임없이 연락하며 관계를 이어간 이유는 단순한 호감을 넘어서는 것이었다.
K팀장의 회상에 따르면, 경영진으로부터 중책이 하달될 때마다 그는 늘 걱정이 앞섰다고 한다. 그럴 때면 슈퍼노바를 불러 함께 논의했고, 슈퍼노바는 언제나 같은 대답을 했다.
"팀장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건 제가 어떻게든 처리하겠습니다. 어떻게 하면 될지 알 것 같습니다."
이 한마디는 단순한 자신감의 표현이 아니었다. 그것은 무거운 책임을 함께 짊어지고, 상대방의 부담을 덜어주고 싶다는 마음에서 우러나온 것이었다. 슈퍼노바에게 일을 함께한다는 것은 단순한 역할 분담이 아니라, 동료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는 것이기도 했다.
그의 이런 태도는 상대방에게 단순한 든든함을 주는 데 그치지 않았다. 그것은 함께 일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이 사람과는 어떤 일이든 함께하고 싶다"는 믿음을 갖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K팀장이 지금도 그때를 그리워하며 "슈퍼노바가 '제가 책임지고 마무리하겠습니다'라고 말해주던 순간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하지만 회사 밖으로 나온 슈퍼노바가 마주한 세상은 달랐다. 많은 관계에서 그가 추구했던 '일에 대한 의리'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다른 사람이 해야 할 일을 대신해줘도 고마워하기는커녕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먼저 나서서 상대방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사람은 드물었다.
오히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일은 최소화하고 혜택은 최대화하려고만 했다. 겉으로는 피해를 보지 않는 듯 보이지만, 슈퍼노바는 알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그에 대한 평가는 분명히 드러날 것이라는 사실을.
이런 현실 속에서 슈퍼노바는 때로 이런 생각을 했다. 자신도 언젠가는 누군가에게서 이런 말을 듣고 싶다고.
"슈퍼노바님, 제가 뭐 도와드릴 일 없나요?" "이 일은 제가 확실히 마무리할 테니 잠시 쉬고 계세요."
슈퍼노바에게 일의 의리는 술자리의 가벼운 의리와는 차원이 달랐다. 그것은 함께 땀 흘리며 책임을 나누는 무게감 있는 약속이었다. 상대방의 어려움을 내 일처럼 여기고, 함께 해결해나가려는 마음가짐이었다.
그런 의리는 단순한 도덕적 선행이 아니었다. 그것은 일을 통해 맺어지는 인간관계의 질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였다. 신뢰할 수 있는 동료, 위기 상황에서 의지할 수 있는 파트너로 인정받는 것. 그것이 슈퍼노바가 추구했던 직장 내 관계의 모습이었다.
슈퍼노바가 ESG 컨설팅 기업을 운영하면서 경험한 또 다른 흥미로운 상황이 있었다. 그보다 학력도 높고 경력도 풍부한, 나이도 지위도 높은 분들이 컨설턴트나 멘토로 받아달라고 찾아오는 일이었다. 이들의 갑작스러운 접근 방식을 보며 그가 깨달은 것은 '침투 전략'의 문제점이었다.
단순히 이력서를 던지거나 무작정 찾아와서 함께 일하자고 제안하는 것보다는, 상대방에게 자신에 대한 학습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예를 들어 무료 프로젝트를 먼저 제안하는 것이다.
프로젝트를 하는 데 있어서 비용을 받는 것이 당연하지만, 상대방이 어떤 실력과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지 잘 모를 때는 쓰기가 애매하고 난감한 것이 현실이다. 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프로젝트를 무상으로 먼저 시작하기를 제안하는 것이 슈퍼노바의 방식이었다.
이렇게 한 번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는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그는 생각했다. 이런 학습 경로를 설정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전략이었다.
여기서 가장 먼저 유의해야 할 것은 서로 간의 환경에 대한 이해였다. 그 사람이 사업하고 있는 환경, 거주 환경, 가족 환경 등 여러 가지 조건들을 서로 간에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슈퍼노바는 생각했다.
이런 학습 경로를 통한 접근은 상호 간의 학습 능력을 높이고, 상대방을 이해하는 학습 효과를 가져온다고 그는 확신했다. 그래서 초기에는 보상을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못 받을 것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슈퍼노바 자신도 어떤 프로젝트를 함께 할 때 직접 관여하지 않으면 소개 수수료를 아예 받지 않는 편이었다. 다른 곳에서는 소개 수수료를 받지만, 그는 돈을 일의 연료이자 에너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소개 수수료를 전혀 받지 않았다. 대신 상대방이 그 일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완료하고 인정받기를 바랄 뿐이었다. 이것이 서로에게 윈윈되는 효과를 가져온다고 그는 믿었다.
오늘 문득 슈퍼노바는 그 시절을 그리워했다. K팀장이 자신을 바라보던 신뢰의 눈빛, 어려운 과제 앞에서도 "함께 하면 해낼 수 있다"는 확신을 주고받던 순간들을.
어쩌면 슈퍼노바는 여전히 일 속에서 의리를 지켜가는 사람이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효율성과 개인주의가 강조되는 시대에도 변치 않는 가치가 있다고 믿는 사람. 함께 일하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아는 사람으로 남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오늘도 슈퍼노바는 자신이 그리운 것이다. 일에 대한 의리를 지키며 동료들과 신뢰를 쌓아가던 그 시절의 자신을. 하지만 그것은 과거에 대한 단순한 향수가 아니라, 현재도 지켜나가고 있는 그만의 철학이었다.
슈퍼노바를 지켜보면서 느끼는 것은, 그가 단순히 과거의 향수에 젖어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는 회사생활이라는 수련장에서 배운 가치들을 현재의 사업 현장에서도 일관되게 실천하고 있는 사람이다.
'일단 딴 생각하지 말고 회사 열심히 다녀'라는 그의 철학은 단순한 직장 생활 조언이 아니다. 그것은 일을 통해 단련되는 인격과 능력, 그리고 진정한 의리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삶의 철학이다.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가치가 있다고 믿으며, 그 가치를 묵묵히 실천해나가는 슈퍼노바. 그의 모습은 오늘날 많은 사람들에게 일과 관계, 그리고 성장에 대한 깊은 성찰을 던져주고 있다.
[슈퍼노바의 학습노트]
"오늘의 의리가 내일의 기회를 만든다."
1. 회사생활의 가치
- 경험의 깊이가 능력을 결정한다: 회사생활 경험이 많을수록 비즈니스 체계 이해, 인내력,
성실성, 업무 역량이 높음
- 고난의 기간이 성장의 척도: 얼마나 힘든 일을 오래 견뎠는가가 그 사람의 실력을 보여주는 지표
2. 일에 대한 의리 3원칙
- 언행일치: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약속을 반드시 지키기
- 선제적 책임: 지시받기 전에 먼저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책 제시
- 짐 나누기: 상대방의 물리적·심리적 부담을 함께 짊어지는 마음가짐
3. 관계 구축 전략
- 침투보다 학습경로: 무작정 접근하지 말고 무료 프로젝트로 능력 입증
- 상호환경 이해: 상대방의 사업환경, 거주환경, 가족환경 파악 필수
- 선투자 마인드: 초기 보상을 포기하고 신뢰 구축에 집중
4. 장기적 효과
- 복리 효과: 작은 배려와 의리가 시간이 지나면서 큰 신뢰와 기회로 연결
- 브랜드 가치: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라는 평판이 최고의 자산
- 지속가능한 관계: 일회성이 아닌 장기적 파트너십 구축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