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행복해야 진정한 성공이다
*가족이 성공이다.
성공의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 높은 지위에 오르고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일반적인 의미의 성공이라면, 이제는 가족이 행복한 것이 성공이어야 한다. 현대는 일이 우선인 사회이다. 일을 위해서라면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가장이 가족을 위해 시간을 내지 못해도 이해해주어야 한다는 것이 널리 퍼진 생각이다. 그래서 아이들과 약속을 하고도 회사의 일이 바쁘면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이 생긴다. 그럴 때마다 엄마는 아이들에게 그런 상황을 이해시켜야 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엄마의 설명이 아무리 자세해도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왜 그래야 하는지 진정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엄마가 설명해주는 아빠의 상황은 아이들에게는 그저 막연할 뿐이고, 아빠가 오지 않는다는 사실에 상실감을 가질 뿐이다. 아내의 생일날 축하해주어야 할 남편은 일 때문에 회사에 있는 경우도 많다. 일일이 열거하지 않더라도 많은 직장인, 자영업자들이 이런 상황을 겪었으리라.
아이가 잠자고 있을 때 출근하여 아이가 잠자고 있을 때 퇴근하는 아빠도 많다. 또한, 주말부부인 경우에는 일주일에 한 번씩밖에 아이의 얼굴을 보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아이가 성장하는 모습을 아빠는 잘 모르고 지나친다.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친구는 누구인지, 어떤 재능을 가졌는지 잘 알지 못하게 된다. 알고 있더라도 구체적으로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엄마보다 개괄적으로 알고 있을 뿐이다. 또한 아이도 아빠를 잘 알지 못한다. 언제나 바쁜 아빠, 그리고 한 번씩 만나면 잔소리하는 아빠의 모습으로 아이의 기억에 남아있다.
“아빠, 또 놀러 와.”
이런 광고를 본 적이 있다.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아빠는 없다. 아빠라면 모두 자신의 아이가 예쁘고 사랑스럽다. 하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돈을 벌어야 한다는 핑계로, 미래의 행복을 위한다는 핑계로 아이들 옆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주지 못한다. 함께 사는 아빠이기보다는 어쩌다 마주치는 아빠로 인식이 되곤 한다. 그러다 보니 남자들은 퇴직할 때쯤 되면 무엇을 위해 앞만 보고 살아왔는지 자괴감이 생기기도 한다. 아이와 시간을 함께하지 못하다 보니 다 자란 아이와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어렵고, 서로 이해하기도 어렵게 되어 서먹한 관계가 되어버린다. 아이의 성장 과정의 각 시기에는 아빠의 역할이 필요할 때가 있다. 그런데 바쁜 아빠는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지나쳐버리는 경우가 많다. 인지하더라도 아이와 공감대가 형성되어있지 않으니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른다.
필자가 두고두고 후회하는 일이 하나 있다. 둘째 아이가 초등학교 다닐 때 이사를 해야 하는 경우가 생겼다. 그런데 아이에게 물어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이는 이사하고 난 뒤에 친한 친구들과 헤어져 심한 좌절감을 겪었고, 새로 전학 간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오랫동안 힘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필자는 그것을 아이가 다 자라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그때 전학만 하지 않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한 번씩 생각하곤 해요.”
아이가 그렇게 이야기했을 때 너무 미안했고 왜 그때 아이를 돌아보지 않았을까 생각하니 후회가 막심했다. 하지만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되어버렸다. 아이가 처한 상황이 어떤지 생각하지 않았기에 그런 시행착오를 겪은 것이다. 이 글을 읽는 아빠들은 이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말았으면 좋겠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를 겪으며 느낀 것이 지금 행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 일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그런데 막연한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를 가족과 함께 보내지 않는다면, 미래에도 행복해질 수가 없다. 현재에 행복해야 미래의 행복도 기약할 수 있다. 당장 내일 가족 중에 누군가가 사고를 당할 수도 있다.
남자들은 성공하고 싶어 한다. 돈을 많이 벌고 싶고 높은 지위에 오르고 싶은 명예욕도 있다. 하지만 돈을 충분히 버는 남자, 명예를 얻은 성공한 남자는 그리 많지 않다. 대다수 남자는 가족은 뒷전인 채로 그리 아등바등하며 열심히 해도, 결과는 한국 남자가 버는 평균적인 수입에 이르기도 싶지가 않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가족들과의 행복을 그리 아등바등하게 추구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아들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아빠는 돈 버는 재주가 없다.”
돈을 버는 것은 노력과 운과 실력과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야 한다. 하지만 자식을 사랑하는 것은 부모의 본능이다. 그런데 그런 본능을 억누르고 돈을 벌기 위해 사활을 건다. 무언가 어색하다. 돈은 좀 적게 벌더라도 자식을 사랑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다.
“하지만 아빠는 너를 사랑한다.”
최소한 내 아들은 돈을 많이 버는 시간 없는 아빠보다는 함께 있어 주고 자신을 사랑해주는 아빠를 더 원한다고 생각한다.
무엇 때문에 그리 성공을 하려고 하는가? 하고 물으면, 다 가족을 위해서란다. 그 가족 속에는 자신도 포함되어 있음은 물론이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을 수는 없다. 성공도 하고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도 가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것은 그리 쉽지가 않다. 그렇다면 가족이 행복한 것과 사회적인 성공 둘 중에 선택을 하라고 한다면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성공하고 돈을 버는 목적은 가족과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다. 그런데 가족은 뒷전이고 일에만 매달리는 것을 진정한 성공이라 말할 수 있을까? 물론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훌륭한 가장들도 많이 있다. 하지만 일에 매달려 가족이 뒷전인 가장들도 많다. 그것은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다. 마당에 있는 땅속에 물이 있어 땅만 파면 얼마든지 물을 얻을 수 있는데, 그것을 하지 않고 멀리 있는 강에 가서 물을 길어야 하므로 시간이 없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돈을 많이 벌거나, 명예를 갖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더 우선해야 할 것은 가족의 행복이다. 성공은 일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 행복한 것이 성공이다.
“가족이 성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