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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철영 Jun 25. 2020

당근마켓의 사용자 경험 디자인 분석

UX 개념과 이론을 중심으로

당신 근처에서의 뜻밖의 즐거움

당근마켓에서는 ‘당신 근처의 마켓’이라는 말 그대로 거주지 주변의 중고 상품들이 올라온다. 거래를 원할 경우 당근 채팅을 이용하여 약속시간과 장소를 정한 뒤 이웃과 직접 만나서 거래가 이루어지는 형태이다. 서비스의 특징으로는 지역별, 동네별로 특화된 직거래 플랫폼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지역 기반의 서비스는 사용자에게 뜻밖의 재미 요소를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 동네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특산품이나 물건들을 손쉽게 구할 수 있다는 만족감, 우연히 옆 동네를 지나가던 길에 어플을 열어본 결과 평소 구매하고 싶었던 제품을 발견했을 때 느끼는 반가움, 평소에 생각했던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했을 때 오는 즐거움 등을 예로 들 수 있겠다.


직관적인 당근 인터페이스

당근마켓의 인터페이스는 단순하면서도 직관적이어서 스마트폰 사용 경험이 있는 남녀노소 누구나 손쉽게 이용이 가능하다. 어플 내 UI의 경우, 거래에 필요한 핵심 요소들로 최소화하였으며 복잡성을 줄였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단순 명료한 아이콘 디자인으로 시각적인 측면에서 직관성을 높였다는 점 또한 사용자들에게 보기 쉽고 이용하기 편한 형태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당근마켓의 인터페이스


나아가 향후 어플 내에 대화형 에이전트를 탑재하여 hands-free가 가능해진다면 사용자들에게 보다 투명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대화형 에이전트를 통해 원하는 상품을 업로드하고 판매자와의 거래 약속을 잡는 것이 가능해 진다면 눈이 불편한 시각 장애인들 또한 손쉽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이러한 서비스를 통해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대화형 에이전트에 대한 내용은 뒷부분에서 보다 자세히 살펴볼 예정이다.


사용자 주도성을 높인 디자인

카테고리 설정이 가능한 첫화면

어플 첫 화면에서는 내가 원하는 상품의 카테고리(ex. 의류, 가전, 가구 등)만 볼 수 있게끔 직접 customizing이 가능하다. 사용자가 주도적으로 정보를 구성할 수 있게 된다면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그들의 영향력이 높아지며 시스템을 통제할 수 있는 ‘제어성’ 또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곧 사용자 경험에서의 ‘특화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UX에서의 ‘특화성’이란 사용자들이 본인의 기호나 특성에 따라 제품 및 서비스를 맞춤화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특화성을 고려하여 UX 디자인을 할 경우 사용자가 서비스와의 관계에 있어 중심에 위치할 수 있으며 User-Service 간의 상호작용을 원활하게 해주는 데 있어 효과적이다.


번개장터의 추천설정 가능 범위

유사 중고거래 서비스 번개장터의 경우, 첫 화면에서 성별과 연령대를 입력한 뒤 상품을 추천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사용자가 구매 목록을 직관적으로 설정하기엔 범위가 다소 포괄적이라 판단되며, 사용자의 취향과 선호 품목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당근마켓과 차이점을 보인다. 즉, 사용자가 주도적으로 본인이 원하는 상품만을 볼 수 있게끔 디자인되어 있는 당근마켓과는 달리 번개장터는 비교적 시스템 주도성이 높은 서비스이다.


번개장터와 같이 시스템 주도성이 높은 서비스의 경우, 사용자가 직접 조작 및 선택할 수 있는 범위 한정적이므로 시스템 내 제약에 의한 불편함을 느낄 가능성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불편함이란, 내가 원하는 상품,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상품들이 보이길 원하지만 그렇지 못했을 때 오는 불편함 또는 답답함 등일 것이다. 어플 내 개인화 설정 및 추천 서비스 부분에서 보았을 때, 당근마켓 내 화면 및 UI 구성은 UX가 보편화된 현 시점에서 타 중고거래 플랫폼과 차별성을 가진 서비스이다.


당근 Holic!


(1)interview

당근마켓을 애용하는 사용자들의 사용 경험을 알아보기 위해 Micro-Usability Test를 실시한 결과, ‘거래하는 과정이 재밌어 필요하지 않은 물건들의 구매를 고려해본 경험이 있어요’, ‘직접 집 앞까지 찾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별도의 노력을 요하지 않아요’,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는 것 같아요’ 등의 흥미로운 응답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총 3명의 인터뷰이 중 P1(여, 40세, 주부)의 경우, 최근에 이삿짐 처분을 고민하던 중 당근마켓을 알게 되었고 20가지 이상의 제품(장난감, 가구, 가전제품, 서적 등)을 당근마켓에서 판매하였다고 하였다. 폐기물 스티커를 구매하여 버려야만 했던 소파, 침대, 의자, 피아노 등을 직접 가져가서 정말 편했고 돈도 벌 수 있게 되어서 좋았다고 응답하였다.


P3(남, 30세, 사업가)의 경우 동네에서 간편하고 안전한 직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어 사기를 당할 확률이 적으며 틈이 날 때마다 당근마켓을 확인하며 재미를 느낀다고 이야기하였다. ‘어플을 보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계속 보는 것 같다’는 응답이 흥미로웠다.


(2)Flow 상태에 돌입하다

P3가 당근마켓을 사용하면서 느꼈던 몰입감은 ‘Flow’ 개념을 통해 설명이 가능하다. ‘Flow 상태’란 사용자가 미디어에 몰입하여 집중력이 높아지거나 현실을 망각할 만큼의 재미를 느끼는 상태를 말한다. Flow 상태에서의 경험을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매개체의 난이도와 숙련도(skill)의 균형(balance)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매개체(서비스)의 난이도가 쉬울 경우 유저가 쉽게 지루함을 느낄 수 있고 숙련도가 높을 경우 유저는 해당 미디어에 벽을 느껴 사용을 포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3)난이도와 숙련도 분석

당근마켓의 사용 난이도는 비교적 쉬운 편에 속한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카카오톡 서비스에 익숙한 사용자들이라면 별다른 어려움 없이 자유롭게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당근마켓의 화면은 카카오톡의 화면과 같이 단순한 UI로 구성되어 있고 채팅창 또한 카카오톡의 디자인과 흡사하다. 서비스 내에서는 주로 채팅으로 거래가 이루어지는 행태이므로 스마트폰 내 채팅 기능을 활용할 줄 아는 사용자들이라면 별도의 노력이 요구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숙련도 또한 낮은 축에 속한다. 사용자에게 요구하는 스킬은 대표적으로 1) 물건을 판매하기 위해 상품을 업로드하는 것과 2) 구매하기 위해 판매자의 물건을 확인 후 거래 약속을 잡는 과정을 예로 들 수 있다.


첫째로 물건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어플을 실행한 뒤 화면 하단에 위치한 ‘글쓰기’버튼을 클릭 후 사진 추가, 가격, 제목, 부가 설명을 입력하면 손쉽게 판매가 가능하다. 간혹 사용자가 글쓰기에 어려움을 느낄 수는 있으나 이 부분은 서비스 자체의 문제점으로 보기는 어려운 경우이다.


둘째로 물건을 구입하는 과정에서는 구매를 원하는 물품을 클릭 후 화면 오른쪽 하단의 ‘채팅으로 거래하기’버튼을 누른 뒤 판매자와 소통하는 것이 전부이다. 따라서 매개체의 난이도와 숙련도는 낮다고 볼 수 있으며 거래를 위한 추가적으로 익혀야 할 스킬이 필요해 보이진 않는다.





판매를 위한 상품 업로드 과정(좌)과 구매 과정(우)

기술수용모델(TAM)을 통해 분석한 당근마켓


(1)인지된 재미요소(Perceived Enjoyment)

당근마켓 서비스는 직거래를 선호하며 아날로그에 익숙한 3040세대에서 굉장한 인기를 끌고 있다. 무엇보다 버릴 수도 있었던 물건을 이웃에게 팔아 금전적으로 수익이 나는 행태이기 때문에, 거래가 진행될 때마다 사용자들은 성취감과 재미를 느끼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또한 중고거래의 특성상 원하는 물건을 정가보다 싸게 살 수 있으며 상품을 눈으로 직접 확인한 후에 구매 여부를 결정해도 되기에 구매자들의 만족도 또한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온도계를 메타포로 한 흥미로운 디자인

매너 온도

판매자의 경우 받은 거래 후기가 긍정적일수록 프로필 내 ‘매너 온도’의 게이지가 올라가고 있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온도계를 메타포로 하여 매너 지수를 평가하는 방식은 직관적임과 동시에 흥미로운 디자인 요소라 볼 수 있다. 때로는 평가하기 민감하고 조심스러울 수도 있는 ‘신뢰도 측정’ 부분을 온도계에 빗대어 표현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며 사용자들에게도 재미있는 요소로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재거래 희망률’과 ‘응답률(답변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 또한 한눈에 들어오는 아이콘과 text를 통해 구현되어 있어 가독성이 높았다.


보내는 즐거움이 있는 거래 후기

사용자들의 성격과 성향에 따라 후기를 글로 작성하여 보내는 일을 번거롭게 여길 수도 있다. 혹은 거래 경험이 만족스러웠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적 여유가 없어 후기를 남기지 않는 경우도 발생하곤 한다. 당근마켓 내 거래 후기 페이지는 이러한 사용자들의 pain point와 후기를 작성하는 일이 간편했으면 좋겠다는 니즈를 반영한 디자인이다.


당근마켓의 대표 캐릭터, 당근이를 활용하여 거래 경험에 대해 직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게 디자인하였으며 번거롭게 글을 작성할 필요 없이 거래 경험과 관련된 내용 및 항목들을 텍스트로 제시하여 클릭만으로도 다채로운 구매/판매 후기를 남기는 것이 가능하다. ‘감사인사 남기기’, ‘그냥 보내기’ 옵션을 추가하여 사용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혔다는 부분 또한 인상적이었다.    


거래 직후에 작성한 구매자/판매자의 피드백 및 후기는 서로의 프로필 내 ‘받은 매너 평가’, ‘받은 거래 후기’ 페이지에 자동으로 축적되는 프로세스이다. 추후에는 수정이 불가하여 구매자와 판매자는 당시 서로의 거래 경험을 떠올리며 신중을 가해 후기를 작성하는 모습 또한 볼 수 있었다.


거래 후기를 남기는 과정


UX 제안: 구매 후기에 댓글 기능 추가

보다 자유롭고 개방적인 후기 페이지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해당 ‘구매 후기’ 항목에 댓글을 달 수 있게끔 개선하는 것을 제안한다. 답변을 할 수 있는 댓글창이 활성화된다면, 구매를 원하는 다른 사용자들이 실제 구매자와의 소통을 통해 판매자의 과거 거래 경험을 보다 자세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해당 상품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소통 공간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됨과 동시에 구매자와 판매자 간 의사소통이 보다 원활해질 것으로 판단된다.



번개장터 내 커뮤니티





유사 중고거래 서비스 번개장터의 경우, 커뮤니티 공간’에서 거래 후기, 사기를 당했던 사례, 개인정보 도용 사례(해킹) 등을 공유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와 같은 경우, 거래 전 사용자들이 겪을 수 있는 위험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점과 사용자들 간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와 같은 역할을 하기 위해 댓글 기능은 서비스를 사용하는 데 있어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 기대된다.








현재 당근마켓 내에서는 ‘동네생활’이라는 페이지에서 이웃 간에 궁금한 점, 관심 있는 주제, 단골 가게 등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와 같이 거래 후기 페이지에서도 서로 간 소통이 가능하다면 보다 원활한 거래가 이루어질 것이다.


(2)인지된 위험요소(perceived risk)

앞서 말했듯이 당근마켓은 직거래에 특화된 서비스이지만 시간이나 거리 상의 이유로 택배 거래를 선호하는 사용자도 있었다. 위와 같은 경우 채팅 창 내에서 계좌번호와 전화번호 등의 개인정보가 오고 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이때 사용자 프라이버시 침해와 개인 정보 유출에 대한 위험을 느낄 수도 있겠다는 문제점을 확인하였다. (Privacy risk, Security risk).


기존 디자인의 경우 계좌번호나 전화번호가 노출되면 텍스트를 통해 가급적 당근마켓 전용 채팅창을 이용하라는 권유형 메시지가 나온다. 그러나 기존 문구는 Privacy risk/ Security risk에 대한 내용을 내포하지 않았다는 점과 실용적인 정보가 될 만한 내용이 없어 전달성이 떨어진다는 문제점이 있다. 따라서 연락처와 계좌번호를 공유 시 사용자들에게 위험성을 인지시켜줄 수 있도록 ‘보안 관련 알림 기능’을 개선하여 그들의 정보가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다는 사실을 명시해 주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UX 제안: 문구 수정과 텍스트 상자의 색깔 변경

개인정보가 오고 가는 채팅창 내에서 프라이버시 침해 및 개인 정보 유출에 대한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지금보다 구체적인 메시지 문구를 통해 제공해야 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문구를 수정한 이후엔 Text box의 배경색 또는 Text의 색깔을 빨간색으로 강조하여 표시하는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빨간색으로 알림 메시지를 받을 경우, 사용자들의 주의를 끌어 경각심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해당 문구는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ex. 채팅 내 개인정보가 노출되었어요. 서로의 연락처를 공유하더라고 안전한 당근마켓 채팅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해요:)


UX 개선사항 분석

비평문을 작성하기 시작했던 2020년 5월 11일을 기점으로 2주 뒤인 5월 다섯째 주의 업데이트 내용을 살펴본 결과, 연락처가 노출될 경우에는 파란색으로, 계좌 정보가 오고 갈 때는 연초록색 Text box를 통해 경고 메시지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개선된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보의 성격에 구별 없이 파란색 Text box로만 제공되었던 기존 디자인에서 정보의 카테고리를 나누어 보여주는 방식은 사용자에게 보다 직관적으로 다가갈 것으로 예상된다. 추가로, Text box 내 아이콘의 형태 및 네이밍 또한 개선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락처에 관한 내용은 ‘TIP’, 계좌 정보는 ‘안내’라는 Topic으로 명시함으로써 정보의 성격을 구분하여 전달성을 높였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UX 제안 2: 경고음과 진동으로 알려주기

위의 그림을 통해 알 수 있듯이 현재 채팅창 내 개인정보가 노출될 경우, 시각적 요소에 해당하는 ‘Text’로만 구현되고 있다. 따라서 청각적 요소를 활용한 알림음(경고음)을 추가하는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즉, 계좌 및 휴대전화 정보가 채팅창에 노출되면 그 즉시 경고음 또는 진동으로 알려주는 방식을 말하며, 전제조건으로는 사용자의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필수가 아닌 선택사항으로 제공된다는 점이다. 경고 메시지가 소리를 통해 전달될 경우 보다 직관적으로 위험성을 인지할 수 있으며 경각심을 높이는 데 효과적일 것이다.


UX 제안 3: ‘Disappear’ 기능을 통해 보안 강화하기

인스타그램 내 DM(Direct Message)을 통해 사진을 전송할 경우 사용자는 ‘1회 보기’ 기능을 활용해 상대방의 채팅 화면에서 본인이 보낸 사진이 1시간 이내에 사라지게 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점을 참고하여 당근채팅 내에서도 계좌 및 전화번호 따위의 개인 정보가 1-2시간 이내 사라지는 기능을 추가하는 것을 제안한다. Disappear 기능을 활용할 경우 보안성이 강화될 뿐만 아니라 정보 노출로 인해 사용자들이 느끼는 불안감을 완화시켜줄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어, 철영님의 개인 정보는 1시간 이내에 사라질 예정이에요’와 같은 문구를 활용할 수 있겠다.



경영 전략 프레임, VRIO 통해 살펴본 당근마켓


(1) Value & Rarity, 가치와 희소성

앞서 살펴보았던 첫 화면에서의 관심 카테고리 설정, 사람의 체온을 메타포로 한 프로필 디자인, 키워드 알림 기능 등은 당근마켓만이 가지고 있는 희소성이 높은 디자인으로 보인다. '당근'의 색깔인 주황색을 메인 컬러로 활용한 심플하고 사용 용이성이 높은 디자인, 다채롭지만 직관적 수용이 가능한 화면구성 등은 유사 서비스들 간의 경쟁에서 우위를 가져올 수 있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판단된다.


(2) Imitability, 모방 난이도


생각의 흐름 : 당신 근처의 ->  줄여서 당.근 -> 먹는 당근 -> 주황색과 초록색!


당근 이미지를 활용하여 위치 기반의 서비스라는 것을 알려주는 아이콘 디자인 또한 참신하고 새롭게 다가왔다. 직관성과 창의성을 동시에 표현하고 있는 디자인이라고 생각하며, 아이콘을 누르는 시점부터 당근마켓의 아이덴티티를 느낄 수 있었다. 만약 누군가가 당근마켓의 인터페이스 디자인을 도용할 경우,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그러므로, 대표 아이콘 및 UI 요소들의 모방 난이도는 높아 보인다. 아래의 링크는 실제로 당근마켓을 카피한 네이버를 저격하여, 김재현 대표가 직접 비교 분석해 놓은 글이다.

https://www.facebook.com/mrjaehyun/posts/10157644617552268

직관적이고 창의적인 UI디자인

(3)Organization, 조직적 차원

홈페이지에 명시된 바로는, 사내에서는 스스로 업무를 선택하고 모든 정보를 공유한다는 부분과 직급이 없어 수평적인 관계 및 문화를 지향한다고 한다. 따라서 다양한 종류의 디자인 업무를 경험할 수 있게 되며 불필요한 보고 절차를 위해 낭비되는 시간이 없고 실무자의 의견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의사소통/의사결정 방식이 진행될 것이라 예상된다. 추가로 유동적인 출근, 자율적 휴가 제도, 모든 직원이 사용할 수 있는 법인카드 등이 인상적이었다. 이러한 자유로운 업무 환경의 경우, 당근 서비스 만의 차별화 요인을 지속적으로 유지, 개선 혁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당신의 인공지능, 당근이를 제안합니다!


(1)Explainable Dang-geun’s Recommendation

앞서 말했듯 현재 당근마켓의 첫 화면에서는 사용자 개인의 관심 목록만을 볼 수 있게끔 되어 있다. 또한 사용자가 설정한 카테고리 내에서 가장 최근에 올라온 제품들이 화면에 나타난다. 따라서 첫 화면 디자인은 사용자의 취향 및 선호도를 고려한 개인 맞춤 화면이라고 판단되며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서 추가로 관심 카테고리 설정 란에 ‘당근이의 추천’이라는 항목을 추가하여 보다 구체적이고 시선을 끌 수 있을 만한 품목들을 볼 수 있게끔 디자인하는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사용자가 2-3번 이상 구매했거나 찜목록에 추가한 상품 내용들을 참고하여 추천품목들을 제안한다면 사용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며 서비스에 머무르는 시간도 좀 더 길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단, 인공지능 개인화 추천 서비스의 사용 경험을 증진시키기 위한 전제조건으로는 ‘사용자에게 왜, 이러한 품목이 추천되는지’에 대한 근거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습과정을 충분히 거친 인공지능이 사용자의 데이터(구매내역, 관심목록 등)에 대해 분류하고 예측할 뿐만 아니라 해당 추천 상품이 화면에 보이기까지의 인과관계를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근거 있고 스마트한, 즉, 설명 가능한 추천을 해준다면 편리하면서도 직관적이며 똑똑한 당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이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2)당근마켓의 대화형 에이전트, 당근이가 출시된다면?

Human-AI의 상호작용이 점차 현실화되었고 실제로 인공지능 스피커의 대중화로 인해 사용자들은 기계와의 대화에 더욱 익숙해지고 있는 추세이다. 이를 토대로, 현재 인공지능의 의인화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며 언어적 커뮤니케이션 뿐만 아니라 표정, 제스처, 추임새 등의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의 역할 또한 중요해지고 있다.


머지 않은 미래에, 당근마켓 어플 내에도 대화형 에이전트인 당근이가 탑재 된다면 어떨까? 어떠한 행태로 쓰일 것이며 사용자들의 반응은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이후 음성 에이전트가 도입된다는 가정 하에 당근마켓의 대화형 에이전트 ‘당근이’ 사용에 대한 시나리오를 작성해보았다. 시나리오 작성 시엔 김정현, 최준호(2018)의 논문을 참고하였다.


당근마켓 음성 쇼핑 시나리오

A 당근아, 오늘은 이어폰을 사려고 해. 이어폰 좀 추천해 줘.

B 네, 철영님. 연희동에 거주하는 ‘연세통통’님이 소니 이어폰을 판매하고 있어요.

A 어 그래? 가격은 얼마야?

B 소니 이어폰의 가격은 4만원이에요. 다른 상품도 알려드릴까요?

A 응! 조금 비싼 것 같네. 이번에는 JBL에서 나온 이어폰이 있는지 봐줄래?

B 아, 이런! 아쉽게도 JBL 이어폰에 대한 게시글은 없네요. 다른 제품을 추천드려도 될까요? 

A 오, 좋아~ 고마워 당근아! 방금 화면에서 보여준 삼성 이어폰 말이야, 찜목록에 추가해 줘!

B 네, 철영님. 삼성 이어폰 1개를 찜목록에 넣어드렸어요.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당근이를 불러주세요~!


대화형 에이전트와 인터랙션을 할 경우, ‘대화 주도권(initiative in dialogue)’이 누구에게 있는지에 대한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 시나리오 내에서는 사용자나 시스템에게 일방적인 주도권이 있는 것이 아닌 사용자와 시스템이 대화를 주고받으며 함께 물건을 검색해보는 ‘상호 주도 대화(Mixed-initiative Dialogue)’ 방식을 제안하였다. 이 경우 사용자에게 실제로 대화를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기 쉽고 상호작용성의 증가로 에이전트에 대한 태도가 보다 긍정적으로 형성될 것이다.


또한 당근이와의 대화를 통해 함께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으며, 사람과 의사소통하는 듯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사회적 실재감(Social presence)’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나아가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부분을 고려하여 대화 도중 추임새, 자연스러운 웃음소리, 리액션 등을 에이전트 시스템에 추가한다면 음성 AI ‘당근이’의 호감도(likeability) 또한 높아질 것이다.



글을 마치며

사용자 경험 디자인과 관련된 이론 및 개념을 적용하여 개인적인 관점에서 ‘당근마켓 서비스를’ 분석해 보았다. 요약하자면 당근마켓은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서 이웃들과 함께 중고거래를 하며 즐거움을 나눌 수 있게 도와주는 서비스이며 기존 중고거래 서비스에서 느꼈던 불안함, 불편함, 낮은 신뢰감 등을 개선한 서비스이다. 직관적인 인터페이스 디자인을 통해 사용자가 주도적으로 거래에 관련된 정보를 접하기 수월하며 심플하면서도 심미적 가치가 높은, 귀엽고 깜찍한 아이콘과 캐릭터들을 통해 보는 즐거움 또한 더해진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거래에 필요한 모든 정보가 포함되어 있으면서도 단순 명료한 화면구성은 다른 중고거래 서비스들과 차별성을 가지며, 나아가 서비스를 기획하는 과정에서 디자이너가 심도 있게 고민한 흔적들을 볼 수 있었다. 수년간 밤낮없이 연구했으며 작은 버튼 하나에도 이유가 있다고 이야기했던 김재현 대표의 말처럼, 그들의 노력이 서비스에 고스란히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당근마켓을 한 마디로 정리하고 싶을 땐 ‘사람 냄새가 나는 서비스’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단순한 중고거래 플랫폼이 아닌, 나누는 즐거움을 실천하며 이웃 간에 정을 나누는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비평문 작성을 위해 지난 4달간 당근마켓을 사용하면서 흥미로웠던 것은, 디자인을 분석하기 앞서 서비스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내 모습을 종종 목격했다는 사실이다. 그만큼 당근마켓은 매력적인 서비스이며 앞으로도 개인정보 관련 부분과 보안 관련 이슈들을 조금 더 개선해 나간다면 사용자에게 보다 더 즐겁고 만족스러운 서비스로 자리 잡을 것이라 기대한다.  


긴 글을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참고 자료

1. 김진우. (2014). 경험디자인, 안그라픽스

2. Junho Choi, Byung-Joon Kim, and SuKyung Yoon. (2014). UX and Strategic Management: A Case Study of Smartphone (Apple vs. Samsung) and Search Engine (Google vs. Naver) Industry, UX Lab, Yonsei university.

3. 홍은지, 조광수, 최준호 (2017). 스마트홈 대화형 인터페이스의 의인화 효과. 한국 HCI 학회 논문지,12(1), 15-23.

4. 김정현, 최준호(2018). 대화형 에이전트의 추천 전략이 음성쇼핑경험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대화 주도권과 제품 유형을 중심으로

5. 최재식(2019). 설명가능 인공지능 연구동향, 한구정보과학회.

6. Yongfeng Zhang and Xu Chen (2019), “Explainable Recommendation: A Survey and New Perspectives”

7. 황길환. (2018). 인간-로봇 상호작용에서 대화 맥락과 로봇 목소리의 감정 표현이 사용자 인식에 미치는 영향, 석사학위논문, 서울대학교, 서울.

8. 강보윤. (2020). 소셜 로봇의 감정 표현과 의인화 형태에 대한 사용자 인식 연구, 석사학위논문, 연세대학교,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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