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수 없이 존재하는 나
비가 내릴 때, 우산도 없고 비 피할 곳이 없다면 비를 맞아야 한다. 성실하게 노력했음에도 비 피할 곳이 없었고 우산도 주어지지 않았다면, 비가 그치지 않았다면, 저항을 내려놓고 지나가는 시간과 세상 속에 자신을 내맡길 수밖에 없다.
할 수 있는 저항을 모두 했다면, 비에 젖은 자신을 보며 울어도 된다. 할 수 있는 모든 저항을 했지만 비가 그치지 않을 때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견디기만 하면 비는 반드시 지나간다.
시간은 비 내린 뒤 결과에는 관심이 없다. 비가 지나가고 난 뒤 어떤 일이 또 벌어질지 모른다. 결과는 알 수 없다. 어쩔 수 없이 그친 비 아래서 존재하는 나는, 어떤 결과가 주어지든 적응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