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출처: 네이버 영화
A.
외모 때문에, 연애에 실패한다고 생각하시는군요. 네, 그런 면도 있습니다. 요즘은 외모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시대입니다. 근대 이전에는 이성과의 만남이 집안과 집안의 결합이었기에 인기 없는 사람도 그럭저럭 결혼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 시절에도 이성에게 인기 있는 남녀가 결혼 시장에서 훨씬 유리하다는 사실은 변함없었죠. 이성 간의 자유로운 만남이 보편화되면서 ‘끌림’과 ‘유혹 능력’이 만남의 시작점이 되었습니다.
연애 시장에도 자본이 존재합니다.
소설 <투쟁 영역의 확장>은 프랑스 작가 미셸 우엘벡이 1994년 쓴 장편 소설입니다. 개인의 연애와 성생활은 한없이 자유로워졌습니다. 그러나 경제 자유주의가 사람들을 자유롭게 하기는커녕, 무한경쟁으로 내몰았듯이, 연애에서의 자유주의 역시 마찬가지라고 우엘벡은 주장합니다. 연애 역시 빈익빈 부익부라는 뼈 때리는 충고이지요. 저자는 이렇게 지적합니다. 자유로운 경제 체제에서 어떤 사람들은 부자가 되는가 하면 다른 이들은 실업과 가난에 시달린다고요.
연애 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수의 이성과 연애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외로움 속에 늙어가는 사람도 있는 법입니다. 사랑과 우정 같은 사적 영역도 시장 법칙이 지배한다고요? 그러나 우엘벡은 사랑의 차별화는 ‘돈과는 전혀 무관한 문제’라고 선언합니다. 돈이나 능력은 누군가에게 후광으로 작용할 뿐입니다. 연애 시장에 우선하는 자본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매력 자본입니다.
출처: 네이버 영화
매력 자본이 부족하면 끝일까요?
그렇다면 매력 자본이 부족한 사람은 연애 시장에서 도태되어야 마땅할까요? 오직 번식을 위해서라면 알록달록한 꽁지깃을 가진 공작처럼 성적 매력이 돋보이면 그만입니다. 그러나 누군가에게 매혹되는 인간의 심리구조는 복잡합니다. 첫눈에 반한 미남과 몇 마디 나눠보니 ‘깼다는’ 여성이 수두룩합니다. 제 지인은 미인 대회 수상자인 여성과 몇 번 만남을 가졌는데 자신에게는 ‘향기 없는 꽃’처럼 느껴졌다나요?
하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겉모습만 보고 이성에게 끌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첫인상에 의해 만남을 이어갈지 말아야 할지 결정하는 자리는 당신에게 적합하지 않습니다. 소개팅과 맞선, SNS를 통한 만남은 주어진 시간 안에 자신의 매력을 최고로 어필하는 자리입니다. 구매 시간이 정해진 홈쇼핑과 유사하다고나 할까요. 겉보기에 번드르르한 물건이 인기 있기 마련입니다. 마감이 임박했다는 쇼호스트의 말에 넘어간 뒤, 반품(?)이 속출하기도 합니다. 어쨌든 이런 만남은 외모나 화술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맞지 않습니다.
출처: 네이버 영화
‘귄있는’ 당신이 더 인기 있다
사람들은 자주 만난 사람의 외모를 좋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파리에 에펠탑이 처음 공개되었을 때 시민들은 흉물이라 입을 모았습니다. 당장 철거하라는 호소가 빗발쳤지만, 차츰 에펠탑은 파리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자주 보다 보니 익숙해졌고, 익숙해지니까 좋아 보였던 것입니다.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로버트 자이언스(Robert B. Zajonc)는 학생들에게 사람의 얼굴 사진을 보여주고 얼마나 호감을 느끼는지를 측정했습니다. 사진을 보여주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호감도도 같이 증가했습니다. 사람에게도 에펠탑 효과가 적용된 것이지요.
복권남 님에게는 먼저 친구로 시작해서 관계를 발전시키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흔히 썸이라고 부르는 단계를 거치는 것입니다. 친구나 지인으로 지내는 기간을 거치면 그 사람의 진면목을 발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소개팅보다는 모임이나 동호회, 봉사 단체 활동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성을 접할 기회를 만드세요. 상대의 반응을 잘 살펴가며 천천히 접근하기를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섣불리 상대의 호의를 ‘그린라이트’라 오해하면 안 됩니다. 유튜브를 참고하거나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머리 모양을 바꾸고 피부를 다듬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귄있다’는 호남 방언이 있습니다. 볼수록 정이 들고 매력적인 인물에게 쓰는 말입니다. 그런 매력은 단단하고 오래갑니다. 하루 만에 사랑받을 수 없지만, 오래 볼수록 곁에 두고 싶습니다. ‘귄있는’ 사람의 매력에 흠뻑 빠지면 헤어 나올 길이 없습니다. 꼭 복권남 님의 숨은 매력을 보여주시고, 님 역시 귄있는 그녀를 발견하시기 바랍니다.
출처: 네이버 영화
[연애 상담소-예술에 길을 묻다⑤]'귄있는' 당신, 연애시장의 틈새를 공략하라 < 연애상담소: 예술에게 길을 묻다 < 칼럼 < 기사본문 - 데일리아트 Daily 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