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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일리아트 Jul 18. 2024

가나인 작가 (본명 전하현) 인터뷰

‘우리의 몸이 곧 자연’ 한국 최초의 미학 운동을 선언한 '이 작가'


'우리의 몸이 곧 자연이다', 한국 최초의 미학 운동 '신자연주의'
영국 리스커드, 작업실에서 2024


가나인 작가는 1993년 10월 27일 한국 최초의 미학운동 ‘신자연주의’를 선언했다. 신자연주의는 우리의 몸을 하나의 소우주이자 자연 그 자체로 보자는 삶의 미학이다.

기존 서구와 동양의 자연 개념에서 탈피한 새로운 의미를 지닌 신자연주의 미학. 이 모든 것의 출발점인 가나인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는 현재 영국 리스커드에서 활동 중이다.
 
-작품을 왜 하시는 지와 작가로서의 평소 신념이 궁금합니다.

예술계에 공식적으로 첫발을 내디딘 게 1983년(개인전과 첫 번째 시집 발표). 41년이란 세월이 흘렀고, 습작을 시작한 지는 거의 반세기가 더 되어갑니다. 제가 예술 행위를 하는 이유와 그것을 예술작품으로 남기려 하는 이유는..

첫째는 존재의 증명입니다. 내가 왜 살고 왜 세상에 있는가를 증명하기 위해서죠.

둘째는 그 존재가 근거하는 이유에 대한 추적과 기록입니다.

셋째는 그 존재와 타 존재가 얽힌 관계에 대한 조망과 전망을 미술 행위로 드러내는 것입니다. 제 작품은 이것들을 다양한 조형 이미지로 표현하고 드러내는 과정에서 탄생하죠.
 

가나인(Kanain), 적요심곡 3, 2020, 캔버스에 아크릴, 37x29cm



-산다는 것 자체가 예술이라고 말씀하시는 걸 들었는데, 작가에게 삶과 예술은 어떤 관계인가요?


작가의 삶과 인생은 작가의 작품을 이루는 과정에서 조형 의식으로 나타납니다. 또한 서사가 있는 작가의 삶이 작품 속에 투영되었을 때, 그 작가의 작품은 시대적 미의식으로 기록될 가능성을 갖게 되죠. 그렇게 되면 시대를 상징하는 조형성으로 작품이 영구 보존될 가능성이 자연적으로 많아지게 됩니다.

저는 북에서 월남한 젊은 피난민의 아들로, 대전 피난민수용소에서 태어났습니다. 개인적으로 불행한 유년 시절과 파란만장한 성장기를 거쳐 1983년 첫 개인전을 열고, 1984년 시인으로 등단해 미술사 등 8권의 책을 집필했습니다. 이 중 1984년 발표한 ‘바보 일기’는 한국 문단에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그 시집은 연대도서관에서 귀중 문서 보관소에 소장될 정도로 인정을 받기도 했죠.

1996년 런던으로 이주한 후 현재 영국에서 미술 전업 작가로 작품 생활에 전념하고 있지만, 제 삶은 예술가로서, 한 인간으로서도 몇 권의 책으로도 끝나지 않는 대서사가 있는 일생입니다. 작가가 그냥 서사가 아니라 대하 같은 서사가 있다는 사실도 아주 중요한 일일 겁니다.


가나인 작가 작업실에서


-신자연주의 사조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 주신다면?

"신자연주의 사조는 후기구조주의 들뢰즈의 미학 사상의 결핍과 문제를 해결한 우리 시대사상입니다. 또한 미학 사상, 철학사상 및 보통 사람들의 보편적 삶을 위한 일상 철학으로서도 유효한 이론적 기반이 단단한 사상입니다.

이 철학은 요즘 서구 철학을 짜깁기 하거나 혼성모방한 것이 아닙니다. 한국의 5천 년 전통사상을 바탕으로 현상학적 문제, 후기구조주의 철학의 문제를 극복하고 있는 한국 고유 철학이기 때문이죠.

또 미학 사상으로도 유용한 철학입니다. 미학적 관점으로만 봐도 한계적이고 급조되어 논리적으로 성립이 되지 않는 단색화 이론과 달리, 신자연주의 미학 사조는 정교하게 다듬어져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확산할 수 있는 철학적 논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 철학이나 사조가 인정받고 정착하기까지 수십 년이 걸리는 것이 보통입니다. 1993년 선언되어 2017년엔 정복수 작가가, 2019년 담양전시엔 서용선, 정복수 작가 외에 젊은 작가 정의철 작가 등 11 작가가 참여했습니다. 2021년 전북미술관 ‘리좀이 화엄이 만날 때’란 주제로 열린 신자연주의 전시엔 권순철, 서용선, 정복수, 강용면 작가가, 그 해 인사동 올미에서 열린 전시엔 다시 황재형 작가가 합류해 신자연주의 미술운동은 국내에 이미 자리를 잡았으며, 이 과정들은 한국 미술사에’신자연주의 사조‘를 영구히 자리매김하는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1993년 10월 27일 신자연주의 선언문


-그렇다면 앞으로의 신자연주의 미술 사조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만약 한 사조가 지역 집단운동에서 세계적 운동과 보편적 사조로 인정받을 수 있다면, 또 그러한 일이 한국에서 일어난다면 한국 미술사는 지역 미술사에서 벗어나 당당히 세계 미술사에 편입됩니다. 저는 그 작업을 지금 영국에서 30년 가까이하는 중입니다. 신자연주의 미술을 세계화하고 보편적 예술철학으로 자리매김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가나인(Kanain), '신자연주의', 2017, 캔버스에 아크릴, 50 x 40 cm


-신자연주의 미술 사조는 좀 전에 말씀하셨던 단색화에 비해 인프라와 자본이 거의 전무한데, 과연 그것이 가능할까요?

"단색화는 대재벌 수준의 거대화랑 자본과 국내 미디어의 총동원으로 거의 40여 년간 세계 미술사에 편입하려 했지만, 결과적으로 편입하는 데 실패했습니다. 저는 100% 가능하다는 확신이 있습니다. 신자연주의는 완전한 논리적 이론을 갖춘 사조로 단색화하고는 다릅니다. 단색화는 허약한 미술 사조 이론의 부족함을 거대자본과 단색화 작가가 갖고 있는 경력과 문화 권력을 이용하여 메꾸려고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없었죠.

이에 비해 신자연주의 이론은 보편성과 미학적으로 완벽한 이론으로, 함께하는 작가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순수미술 사조입니다. 정복수 작가는 물론 서용선 작가, 권순철 작가 등 국내 유명 작가가 저하고는 단 한 번도 일면식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왜 신자연주의 미술운동에 함께 참여하는 걸까요? 이것이 바로 그 증거입니다. 국내 공공미술관에서 두 번의 그룹 전으로 ‘신자연주의전’을 했다는 의미는 미술사에 이미 편입이 되었다는 증거입니다."

가나인(Kanain), '이것이 삶이다', 2022, 우드판넬에 아크릴 및 혼합재료, 60 x 90 cm

 -그럼, 앞으로의 비전은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는지?

"일단 비전은 개인적 비전과 한국미술, 신자연주의 미술에 대한 두 개의 다른 비전이 있습니다. 개인적 비전과 한국미술에 대한 비전은 사실상 앞 뒷면으로 함께 가는 일심동체의 관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영국에서 버티고 있는 이유도 영어로 신자연주의 미술 및 한국미술에 대한 책을 펴내고 영국의 공공미술관에서 개인전 및 신자연주의 그룹전을 기획하여 세계화하기 위해서이며, 현재 진행 중입니다.

앞으로 수년 내에 한국 신자연주의 미술은 21세기 전환기의 세계적 미술 사조로 인정을 받게 되고, 참여한 작가의 작품 가치성도 최소 5배에서 10배 이상 상승하게 될 것을 저는 확신합니다. 내 개인적으로 늦어도 4년 안엔 이것들을 이룬다는 것이 목표입니다."
 
-계획대로 안 될 때의 경우를 생각 해보신 적도 있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아주 불행한 가정에서 태어나 17살부터 분가를 했고, 제가 벌어 공부하고 살아남아 작가가 되었습니다. 또 8권의 저서를 낸 작가이자 미술사가이기도 합니다. 제 삶은 모든 것이 될 수 없는 환경이었지만, 최악의 상황 속에서도 언제나 목표를 90% 이상 달성하며 살아왔습니다.

지금 가지고 있는 여건과 주변 환경은 과거 50년 전이나 40년 전, 30년 전하고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으니 안되려야 안될 수가 없어요. 또 과거 무대뽀나 맨땅에서 헤엄치기 같은 상황이 아니라, 지금은 이론적으로, 경험적으로 체득한 비전을 가지고 있고 한국에서도 최고로 인정받은 훌륭한 작가님들이 신자연주의 사조에 함께 참여해 주시고 있습니다. 이런 좋은 기반을 통해 하나하나 준비하고 있으니 안되려야 안될 수가 없지 않겠습니까?"
 

가나인 작가의 저서, 왼쪽부터 어둔 밤 하늘에 하늘에서, 바보일기, 바르비종과 사실주의, 인상주의, 인상주의2

-신자연주의 운동에 참여한 작가들과 작가님의 작품이 몇 년 내에 최소 3배에서 10배는 상승할 거라는 말의 근거를 설명 해주신다면?

"저는 확신합니다. 물론 해외 신자연주의 전을 공공미술관에서 할 때는 참여 작가를 신중하게 고려하겠지만, 공공미술관에서 기획전을 한다는 것은 미술사에 편입이 되기 시작하고 기록이 되니 당연히 한국 작가들이 세계적 작가로 자연스럽게 인정받는 계기가 되어 작품값이 최소 3배 정도로 오르는 것이 당연하겠죠?

일례를 들어 만조니 작가 똥 캔이 수억씩 나가고 이우환 작가의 작품이 수억씩 팔리는 까닭, 뒤샹이 샘이라는 이름으로 6개나 만든 변기를 수 십억씩 사들이는 것이 바로 그들이 미술 사조를 만들어 ‘미술사적 가치’의 인정을 받았기 때문이죠.

국내 미술가격이 해외에 비해 터무니없게 책정된 현실이 문제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용선, 정복수, 권순철, 정의철 등 작가들의 작품 가치도 최소 3배에서 5배 정도 상승할 것은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일이겠죠.

그리고 내 상황을 직접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솔직하게 말하면 제 작품도 최소 5배에서 10배 이상 수년 내 상승하게 될 것이라 저는 개인적으로 확신합니다."
 
-그렇게 말할 수 있는 배경을 조금만 더 설명해 주신다면?

"일단 저는 신자연주의 미술 사조에 참여하는 작가가 아니라 1993년 선언문을 작성하고 30년 이상을 운동해 온 선언자이자 이론가이니 당연히 제 작품의 가치는 상응한 대가를 받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함께 참여한 여러 국내 작가보다 작품 가격을 최소 50%에서 최대 20% 수준, 100을 받을 때 20에서 50수준을 밑돌고 있는 저가격을 유지하고 있으니 당연히 오를 수밖에 없겠죠."
 

영국 리스커드, 작업실 전경 2024

-장시간 감사드립니다. 마지막 질문으로, 혹시 신자연주의에 대해서 일반인도 자세하게 알 수 있는 기회가 있을까요? 또 미술작가 등 다른 작가들도 이 사조에 참여할 수 있는지요?


"신자연주의는 예술인을 위한 미학 사상이나 철학사상 이전에 누구나, 아무나 일상생활에서도 실천할 수 있는 생활철학이기 때문에 당연히 참여가 가능합니다. 또 예술이 장르에 상관없이 일반인에게도 유효한 것처럼, 신자연주의도 모든 예술창작 원리에 적용할 수 있는 이론이며 모두에게 개방된 철학, 미학입니다. 자세하게 알고 싶으신 분은 메일로 본인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보내주시면 자료를 보내 드리겠습니다." (hyunhj@hotmail.com)


https://www.d-art.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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