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데일리아트 Jul 19. 2024

안도타다오의 '나오시마' ① 베네세하우스, 밸리갤러리

창간기획, 해외미술관을 가다 3)

나오시마 프로젝트1)- [베네세하우스, 밸리갤러리] 

나오시마는 안도 타다오가 대지에 그린 거대한 회화작품이다.  예술작품은 그 내부를 풍성하게 해주는 재료이자 안도 타다오의 건축에 의해 더욱 빛이 나고 각기 다른 감동을 선물한다. 안도 타다오는 르코르뷔지에 건축에 매료되어 건축계에 입문하였으며,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플리츠커 상을 수상한 건축가이다.  그는 자신의 건축은 ‘터를 읽는 것’이라고 말한다. 나오시마를 어떻게 읽고 해석하였는지 그의 눈이 되어 따라가 본다.


“나의 건축은 기본적으로 모더니즘의 구성 방법과 형태에 의거하고 있지만 제각기 장소성, 풍토, 기후 그리고 역사나 문화적 배경을 중시하고, 상황과의 관계속에서 건축의 원점을 생각해 나간다.”


예술의 섬 나오시마는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다. 다카마츠 직항 에어서울 항공편을 이용하면 1시간 30분만에 다카마츠 공항에 도착한다.  아트투어 답사팀은 다카마츠 항에서 8시 12분에 출발하는 첫번째 여객선을 타고 나오시마에 들어가 마지막 여객선으로 다카마츠에 돌아왔다. 하루 종일 섬에 머물며 안도 타다오의 건축세계와 쿠사마 야요이, 제임스 터렐, 이우환 등 세계적인 작가의작품을 만났다. 베네세 홀딩스와 안도 타다오가 중심이 되어 30여년간 예술의 섬으로 탈바꿈한 나오시마 프로젝트를 통해 직접 보고 느낀 것과, 관련 소개 글들을 모아 3회에 걸쳐 소개한다.  

나오시마를 예술의 섬으로 변화시킨 베네세홀딩스와 안도타다오  


일본 시코쿠 가가와현에 위치한 나오시마는 일본 세토내해의 섬 둘레 16km의 작은 섬이다. 해운업과 제염업을 주로 하던 섬이 1917년 미쓰비시광업의 구리 제련소를 유치한 후 공해와 폐기물 등으로 인해 심각한 환경오염에 직면한다.  이후 구리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들어 결국 섬의 구리 제련소는 폐쇄되었다. 제련시설의 폐쇄와 함께 1970년대 이후엔 인구도 절반 이상 급격히 감소해 황폐화된 섬으로 전락하게 된다. 1990년대에는 바로 옆에 위치한 토요시마에서 발생한 산업 폐기물의 불법 투기문제로 ‘환경도시 나오시마’를 선언하며 새로운 방법을 모색한다.


일본의 통신, 출판기업 베네세 홀딩스 후쿠타케 소이치로 회장은 1987년 나오시마 토지의 절반정도를 매입하여 건축가 안도 타다오와 문화예술, 건축, 자연이 어우러진 예술의 섬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1947년 창립, 오카야마 시에 본사를 둔 베네세 그룹은 문화예술지원을 통해 나오시마 미쓰비시 제련소의 쇠퇴와 환경오염, 산업폐기물, 인구감소, 노령화 등으로 버려져 가던 섬을 변화시킨 것이다. 기존의 지역문화와 경관이 원상태로 유지하면서 현대미술이라는 새로운 시각을 접목시켜, 현재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다. 매년 베네세하우스, 지중미술관, 이우환미술관, 이에프로젝트 등을 보기 위해 많은 수의 방문객이 찾고 있다.


나오시마 프로젝트 건축에는 안도 타다오가 참여해 30여년간 진행되고 있다. 안도 타다오는 베네세하우스(1992), 지중미술관(2004), 이우환미술관(2010), 벨리갤러리(2022), 이에프로젝트(1998~)등 다양한 건축물 건립과 빈집에 예술을 입히는 공공 미술프로젝트 사업을 벌여, 나오시마를 ‘예술의 섬’으로 재탄생 시킨다. 주변 섬의 능선과 스카이라인을 보존하고, 자연이 훼손되지 않도록 건축물 외관이 모두 낮은 형태로 설계되어 거의 드러나지 않게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나오시마에 가기 위해서는 카가와현 다카마츠항에서 미야노우라항이나(약 50분소요) 오카야마현 우노항에서(약 20분 소요) 여객선을 타고 들어가야 한다. 미야노우라항 입구에는 쿠사마 야요이 <빨강 호박>이 여행객을 맨 처음 맞이한다. 이 빨강 호박은 나오시마를 대표하는 상징 설치작품 중 하나이다.  빨강 호박을 시작으로 나오시마를 한바퀴 둘러보기 위해서는 도보, 자전거, 셔틀 버스 등을 이용하며, 하루 온종일 즐기기에 매력적인 곳이다.


베네세하우스 (1992-2022)


‘베네세하우스’에서 첫번째로 완공한 건축물은 현대미술 전시공간인 베네세하우스 뮤지엄이다. 이후 숙박시설 ‘오벌’, ‘파크’ ‘비치’가 조성되어 미술관과 호텔이 하나로 연결되고 이어진다. 베네세하우스는 외부로 열린 구조로 되어 있어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을 건물안에서도 느낄 수 있다. ‘자연과 건축이 경계를 넘어 자유롭게 소통하는 공간’ 이란 호텔의 캐치프레이즈 답게 건물 어디서든 산등성이와 푸른 잔디너머 세토 내해의 바다가 펼쳐진다. 배네세하우스는 바닷가에 설치된 야요이 쿠사마 노란호박을 시작으로 야외조각공원, 뮤지엄, 시사이드갤러리, 벨리갤러리까지 이어지며 하나의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시되고 있는 작품은 대략 50 여점이다.

뮤지엄 내에는 알베르토 자코메티, 데이비드 호크니, 브루스 나우만, 리처드 롱 등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으며, 한국작가로는 박서보 작가의 후기 색채 묘법이 전시중이다. 전시 작품 중 브루스 나우만 “100 live and Die”, 1984 미디어 작품은 단연 돋보인다.  제시된 100가지의 삶과 죽음 중 한 번에 한 개씩 네온사인이 점멸하다 마침내 100개의 네온사인이 한꺼번에 켜졌다 꺼지는 장관을 연출한다. 인간의 삶과 죽음을 점멸하는 한 문장 한문장을 보며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이 작품이 놓인 공간은 건물의 안쪽 중앙에 위치하며, 이 작품만을 배치하여 오롯이 집중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전면 벽에는 3단으로 꺾어 올라가는 계단이 있어 마치 천상의 세계로 올라가는 계단을 연상시키며, 천장은 원형 돔으로 외부의 빛이 들어오도록 되어 있다. 작품 뒷면은 라운드의 경사로를 이용하여 전시장의 공간 전체를 조망하며 들어올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안도 타다오의 건축적 특징인 내부계단, 경사로, 외부 빛이 들어오는 원형 돔, 직선과 곡선의 대비 등을 만날 수 있는 아름답고 미니멀한 공간이다.  야외 조각공원에는 야요이 쿠사마, 신로 오타케, 니키 드 생팔, 월터 드 마리아, 조지 리키 등 설치작품 들이 곳곳에 전시되어 있어 바닷가주변을 산책하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벨리갤러리 (2022)


벨리갤러리는 안도타다오가 설계한 건축물로 나오시마 섬의 산 계곡에 자리하고 있다. 일본의 신사를 형상화한 미술관으로 지금은 야요이 쿠사마의 “Narcissus Garden”, 1966/2022 1966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전시했던 작품을 다시 재현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1700개의 구슬이 건물안에서부터 연못까지 이어지며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이 작품의 둥근 물방울은 작가의 대표적 모티프이며, 연못에 비친 자신의 얼굴에 반하여 연못에 빠져 죽었다는 나르시스의 신화가 생각나는 작품이다.  입구에는 오자와 츠요시의 영구작품으로 나오시마에서 나온 산업폐기물인 슬래그로 만든 88개의 불상이 있다.



https://www.d-art.co.kr/news/articleView.html?idxno=444

작가의 이전글 '미술이 나를 붙잡을 때' 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