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의 공간, 브런치를 시작하며

두려움보다 설렘으로

by 사색하는 덕주부

어릴 적, 세상은 내게 물음표로 가득한 곳이었다. 그 마음은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질문투성이의 세상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그 안에서 가장 오래 버틸 수 있는 방법은 책을 읽는 것이었다. 책은 때로 정답을 알려주었고, 때로는 나에게 더 깊은 질문을 던져주었다. 그렇게 나는 세상을 조금씩 알아갔고, 지금도 여전히 배워가는 중이다.


그저 읽기만 하던 내가 책을 '기록'하게 된 계기는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였다. 쉽지 않은 책이었지만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 느낀 성취감은 크고 깊었다. 그 감동을 나누고 싶었고, 다른 사람에게도 "당신도 읽을 수 있어요"라는 응원을 건네고 싶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에게 인생책은 '이기적 유전자'인지도 모르겠다. 기록하는 삶의 시작이자, 내면을 채우는 새로운 길이었으니까.




블로그를 처음 시작할 때의 마음은 조금 솔직하게 말해 ‘수익’을 기대해서였다. 그래서 티스토리를 선택했고, 광고도 달았다. 그러나 현실은 기대와 달랐고, 어느 순간부터는 수익보다 "많은 사람이 내 글을 읽어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바뀌었다. 그렇게 2024년 1월, 티스토리를 정리하고 네이버 블로그로 옮겼으며, 이제는 브런치스토리에까지 도전하게 되었다.


사실 브런치는 조금은 충동처럼 시작한 일이기도 하다. 심사 결과가 생각보다 빨리 나와 아직 구체적인 운영 계획을 정리하지도 못했다. 그래서 지금 이 글은 ‘사색하는 덕주부’의 첫인사이자, 이 공간에 담고 싶은 마음을 정리해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한 가지 확실한 점은 이곳 역시 ‘책’과 ‘사색’이 중심이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블로그에 독후감을 쓸 때는 길이를 의식해서 하고 싶은 말을 다 쓰지 못한 적도 많았고, 책에서 시작된 생각들이지만 독후감이라는 틀에 맞지 않아 담지 못한 이야기들도 있었다. 브런치는 그런 생각들을 자유롭게 펼쳐볼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브런치를 시작하는 지금의 마음은 마치 학창 시절, 새 학년 첫날 익숙하지 않은 교실에 조용히 앉아 있던 순간과 닮아 있다. 어색한 정적 속에서 누군가 조심스럽게 다가와 인사를 건넸던 기억처럼, 이곳에서도 언젠가 나의 글에 관심을 가져주는 독자가 생기고, 그렇게 천천히 새로운 인연이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아홉 달 된 아이를 키우며 일까지 병행하는 지금의 삶에 또 하나의 채널을 운영하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닐 테지만, 이러한 기대감으로 지금은 두려움보다 설렘이 더 크게 다가온다. 아무도 읽지 않을 것 같은 첫 글에서부터, 누군가와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게 될 어느 날까지, 그 모든 과정을 소중히 쌓아가고 싶다.


브런치에서는 ‘작가’라는 멋진 호칭을 붙여주지만, 지금의 나는 그 말이 조금 과분하게 느껴진다. 그래도 언젠가는 이곳에 쌓인 글들이 그 호칭에 걸맞은 사람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이 되리라 믿는다. 그리고 언젠가 내 아이가, 아빠를 '작가'로 기억하고, 아빠의 글을 읽으며 함께 사색하는 날이 오기를 소망해 본다.




by 사색하는 덕주부

책을 읽고, 삶을 사유하며,

언젠가 아들에게 전할 기록을 남깁니다.

더 많은 글은 블로그에서 만나보실 수 있어요.


* 이 글에 사용된 이미지는 AI 생성 도구를 통해 직접 제작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