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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뭐 좋아해?

by 위드유코치
잃어버린 ‘나다움'
잃어버린 '내 이름'


“지금 이 사람, 나 맞아?”


하루 종일 흘린 땀, 목은 늘어져있고 군데 이유식 자국이 묻어 있는 티셔츠를 입고 있는 사람!

더부룩한 수염, 광대뼈까지 내려온 다크서클!


거울 속 내가 마주한 이 남자는 누구일까?
예전의 나는 어디로 갔을까?


아빠 육아를 선택하고, 언제부터인지 ‘나’라는 이름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아빠가 된다는 건, 나를 지우는 시간일까?


아이의 잠, 모유 먹는 양, 감정 상태에 따라 하루 스케줄과 아빠의 컨디션이 결정되는 육아!


당연히 그래야 하는 줄 알았고, 그래야 ‘좋은 아빠'가 되는 줄 알았다. 그래서 이 악물며 참았고, 억지로 넘겼고, 치열하게 버텼다.


하지만 밤만 되면 이런 질문들이 내 안에서 스멀스멀 올라왔다.


“나는 왜 이렇게 무기력하지?”

“왜 이렇게 혼자라는 기분이 들지?”

“이렇게 느끼는 내가 이상한 걸까?”


그리고 곧 스스로를 자책했다.


"아빠니까 당연히 참아야지.”

“이기적인 생각 하지 말자.”


그렇게 매일 조금씩 ‘내 이름'과 멀어졌다.


아빠는 뭐 좋아해?


"아빠는 뭐가 제일 좋아?"

"우리 하민이!"

"아니! 나 말고"


뜻밖의 물음으로 순간 거실에는 정적이 흘렀다.

'나 좋아하는 거 많았는데, 왜 갑자기 아무 생각도 안 나지?'


내가 뭘 좋아하는지, 무엇을 하면 웃음이 나오는지..

순간 아무 기억도 떠오르지 않았다.


너무 오래 ‘나’를 들여다보지 않았다는 걸 그 순간 또 알게 되었다.


아빠라는 이름을 지키면서 나를 잃지 않고 살아가는 법을 찾고 또 찾아 헤매고 있지만 늘 제자리로 다시 돌아는 것만 같은 생각이 또 내 마음을 휘청이게 한다.

이제는 정말 '나'를 다시 찾아만 한다.


나답게 사는 건


'나다움’이란 말!

왠지 어렵고 멀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나답게 사는 건 지극히 작고 개인적인 선택을 했을 때 시작된다.


"지금은 어렵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10분이라도 나만의 시간을 확보하고자 하는 의지!

내가 좋아했던 색, 계절, 향기를 떠올려보는 여유!


이런 작고 소소한 선택들이 쌓이고 또 쌓이면 ‘나다운 삶’이 펼쳐지는 것 아닐까?


나는 언제 가장 나다울까?


“나는 어떤 상황에서 에너지 레벨이 올라가지?"

“무엇을 할 때 내가 가장 나다워지지?”

“나다운 삶을 위해 지금 어떤 선택이 필요할까?”


이 질문들이 ‘잊고 있던 나’를 다시 깨우는 열쇠가 되길 바라고 또 바라본다.


나답게 사는 삶을 살기로 했다.


나는 다시 꿈꿀 수 있다.

나는 '나답게' 살아갈 수 있다.


중요한 건, 작은 실행을 위한 용기가 필요할 뿐이다.

오늘 하루 10분 만이라도,

글쓰기, 산책, 커피 한 잔.

그게 무엇이든 상관없다.

나를 위한 선택이면 충분하다.


내 안에 있는 '나다움’을 지금, 꺼낼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나뿐 아닐까?


제발 이 다짐을 실행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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