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에도 품격이 있다.

환호성의 주인을 '나'에서 '너'로 돌려주는 존중의 언어

by 위드유코치


2019년, 아이가 태어나며 아무 준비 없는 주 양육자의 삶을 시작했을 때 나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 다정한 아빠'가 되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그리고 8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나는 전문 코치로 활동하며 긍정적 피드백의 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한다.


"우와, 블록을 이렇게 높이 쌓았어? 우리 아들 천재 아니야?!"
"밥을 안 남기고 다 먹다니, 진짜 최고야!"


아빠의 입에서는 시도 때도 없이 화려한 칭찬 폭죽이 터졌다. 그런데 어느 날, 블록을 쌓던 아이가 슬금슬금 내 눈치를 살피는 것을 발견했다.


자신이 만든 결과물이 즐거워서 웃는 것이 아니라, '아빠가 이번에도 최고라고 해줄까?'를 확인하려는 불안한 눈빛 같았고, 그 순간 난 아이에게 사랑을 준 것이 아니라, 달콤한 포장지에 싼 '평가표'를 내밀고 있었던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조건부 인정이라는 우아하고 잔인한 폭력


우리는 알게 모르게 세상의 잣대를 집안으로 끌고 들어온다. 성과를 내야만 인정받는 일터의 습관이 남아, 가장 무조건적이어야 할 가족에게조차 '결과'를 기준으로 박수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상대의 존재 자체가 아니라, 그가 '무엇을 성취했는가'라는 유용성의 렌즈로 사람을 바라보는 오류를 저지르는 것. 어쩌면 이것은 '조건부 인정'일지도 모른다.


"100점 맞았네, 장하다!"
"이번 달 실적 좋네, 고생했어."


이런 결과 중심의 칭찬은 얼핏 다정한 응원 같아 보이지만 '네가 나의 기대치를 충족시켰을 때만 너를 가치 있게 여기겠다'는 무언의 압박이 깔려있는 매우 위험한 거래이고, 이 위험한 거래가 지속된다면,


'다음에 실패하면 어쩌지?',

'100점을 맞지 못하면 아빠가 실망할 텐데'라는 불안함이 아이 내면에 슬금슬금 스며드는 거래의 결과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칭찬받을수록 자존감이 단단해지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시선에 목을 매는 텅 빈 마음이 자라나게 되는 슬픈 역설을 끊어 내야 한다.


결과의 트로피가 아닌, 과정의 땀방울을 인정해 주는 칭찬


"코칭은 겉으로 드러난 문제보다, 그 문제를 바라보는 개인의 관점과 태도에 집중하는 것이다."


이것은 나만의 코칭 철학이며 이 철학은 칭찬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품격 있는 칭찬은 눈에 보이는 화려한 '트로피'에 박수를 보내는 것이 아니다.


아무도 보지 못한 그 사람의 숨겨진 시간, 망설임, 두려움을 이겨낸 작은 용기, 그리고 묵묵히 흘린 땀방울에 다정한 조명을 비추는 일이다.


아이가 자전거를 처음 혼자 탔을 때를 상상해 보자


"거봐, 아빠가 알려준 대로 하면 된다고 했잖아! 아주 잘했어"라고 결과에 환호하기보다, 수십 번 넘어지면서도 다시 페달에 발을 올리던 그 모습과 '포기하지 않은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이 진정한 칭찬이다.


아내가 맛있는 저녁을 차려주었을 때,

"음식 맛이 기가 막히네"라는 칭찬을 넘어, "퇴근하고 피곤했을 텐데, 우리를 위해 불 앞에 서준 그 다정함과 헌신이 참 고마워"라고 존재의 수고를 읽어주는 것이 품격 있는 칭찬이다.


품격을 높이는 '존중어'의 두 가지 마법


사랑하는 가족을 평가의 감옥에서 해방시키고, 그들의 영혼을 자유롭게 춤추게 할 수 있는 두 가지 마법을 사용해 보자.


첫 번째 마법


형용사(결과)를 버리고, 동사(과정)를 읽어주자.


"천재네", "최고야"라는 붕 뜬 형용사 대신, 당신의 눈에 담긴 상대의 구체적인 행동(동사)을 묘사하는 마법이다.


"아빠는 네가 아까 블록이 무너졌는데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처음부터 조립하는 걸 봤어. 그 끈기가 정말 멋지더라." 결과가 아닌 과정의 행동(동사)을 읽어줄 때, 아이는 '성공해야만 사랑받는 존재'가 아니라 '도전하는 나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두 번째 마법


환호성의 주어를 '나'에서 '너'로 돌려주는 마법 질문


우리는 흔히 "아빠가 다 뿌듯하다!"라며 내 감정을 먼저 앞세운다. 하지만 성취의 진짜 주인공은 내가 아닌 상대방이다.


기쁨의 소유권을 돌려주는 마법 질문을 던져보자.


"이 어려운 걸 끝까지 해내다니! 지금 네 마음은 어때? 스스로 얼마나 뿌듯할까?" 이 마법 질문은 상대방의 내면 깊은 곳에 잠들어 있던 주체성과 가능성을 스스로 길어 올리게 만드는 마중물이 될 것이다.


당신의 매일도 이미 훌륭한 삶이다


육아하는 아빠로, 때로는 서툰 배우자로 살아가며 나는 매일 밤 자책의 이불을 덮었다.


"오늘도 화를 내고 말았네. 나는 왜 이것밖에 안 될까."

눈에 띄는 훌륭한 결과물이 보이지 않는 일상 속에서, 나의 자존감은 늘 바닥일 때가 많았다.


하지만 전문 코치로서, 그리고 같은 길을 묵묵히 걷고 있는 나를 위해 '셀프 인정'을 해주고 싶다.


"완벽한 아빠, 흠 없는 남편이라는 '결과'에 도달하지 못해도 괜찮아.

가족에게 더 다정하게 말하기 위해 남몰래
한숨을 삼키던 찰나,
아이의 눈을 맞추려 무릎을 굽히던 순간,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더 나은 관계를 위해 이 글을 쓰고 있는 나의 그 애틋한 '과정' 자체가 이미 눈부신 사랑이야.

오늘 하루, 결과의 잣대는 잠시 내려놓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과정과
치열했던 나의 오늘 하루를 향해
가장 따뜻하고 다정한 존중의 박수를 보낸다"


당신의 존재만으로 누군가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

월, 수,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