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사람에게서 우주를 발견하는 법

: 익숙함의 먼지를 털어내고, 내 앞의 소중한 별자리를 읽는 시간

by 위드유코치


나는 8년 차 주 양육자 아빠로 살아오면서 꽤 오랫동안 거만한 착각 속에 빠져 있었다.


매일 밥을 먹이고, 씻기고, 재우는 내 아이에 대해서라면, '내가 세상에서 가장 잘 알고 있다'는 오만함!


"우리 애는 원래 저런 걸 안 좋아해."
"우리 애는 원래 이걸 것만 좋아해."


하지만 어느 날 문득, 거실 소파에 앉아 창밖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아이의 옆얼굴을 보며 낯섦을 느꼈다.


내가 다 안다고 생각했던 그 작은 머릿속에, 내가 한 번도 닿아보지 못한 어떤 깊고 푸른 바다와 끝을 알 수 없는 우주가 존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매일 얼굴을 마주하지만 가슴 깊은 곳까지 닿지 못하는 '대화의 벽'.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한 공간에 숨 쉬면서도 지독한 '관계의 갈증'을 느끼는 역설은, 바로 이 얄팍한 '익숙함'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안다고 믿는 순간, 발견은 멈춘다.


우리는 매일 보는 가족을 아주 '평범한 사람'으로 규정해 버리는 실수를 저지른다. 이는 '타인을 하나의 유형으로 분류해 버리는 게으름' 때문이다.


내 가족을 '징징대는 7살', '잔소리하는 아내', '무뚝뚝한 남편'이라는 틀에 넣은 뒤 그 틀을 서랍 속에 쑤셔 넣고, 더 이상 들여다보지 않는 인지적 나태함.


인간관계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바로 이 '지레짐작'이다.


상대의 니즈를 다 파악했다고 확신하는 순간, 더 이상 질문은 무용지물이 되어버리고, 질문이 멈춘 관계는 오직 평행선만 남게 되는 것이다.




존재의 가능성을 믿는 망원경


내가 정의하는 코칭이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를 존중하고 내면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는 것이다."


내 눈앞에 있는 평범한 아이와 배우자를 '아직 탐사되지 않은 광활한 우주'로 바라본다면 어떨까?


그들은 어제와 똑같은 밥을 먹고 비슷 언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그들 내면에서는 매일매일 새로운 별이 태어나고 또 소멸하고 있다.


광활한 우주의 관점에서 상대를 바라본다는 것은 내 눈에 쓰인 '익숙함이라는 두꺼운 먼지'를 닦아내고, 마음의 망원경을 꺼내 드는 일이다.


"오늘 우리 아이는 또 어떤 새로운 세상을 마음속에 품고 돌아왔을까?" 하는 경외감 어린 호기심으로 아이를 응시할 때, 뻔해 보였던 일상은 전혀 다른 질감으로 당신에게 다가올 것이다.


그저 평범해 보였던 아이의 투정 속에서 '스스로 무언가를 해내고 싶은 주체성의 폭발'을 발견하게 될 수도 있고, 배우자의 건조한 말투 속에서 '가족을 지켜내느라 닳아버린 헌신의 흔적'을 읽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평범한 사람에게서 우주를 발견하는 기적은 멀리 있지 않다. 바로 우리의 '시선' 끝에 그 기적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우주를 탐사하는 '존중어' 기술


가족이라는 미지의 우주를 여행하기 위해, 우리에겐 우주선 대신 '다정한 존중어'가 필요하다.


섣부른 판단이나 비판의 언어를 내려놓고, 그들의 내면에 닿기 위한 구체적인 존중어 기술을 두 가지 소개한다.


첫째, "오늘 뭐 했어?" 말고 "오늘 가장 즐거웠던 시간은 언제였어?"


그저 가족의 일과를 확인하는 언어를 멈추고 상대 '감정의 별자리'를 짚어주는 질문을 던져보자.


"오늘 가장 즐거웠던 시간은 언제였어?"

"오늘 하루 중에서 네 눈이 가장 반짝였던 순간은 언제였어?"


이 질문들은 상대방에게 자신이 경험한 세계를 다시 한번 생생하게 느끼게 해 주고, 그 기쁨의 순간으로 당신을 초대하게 만들 것이다.


둘째, 상대가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할 때, 내 맘대로 넘겨짚지 말자.


섣부른 추측 대신 그저 다정하게 노크를 던져보자.


"내 안에 어떤 마음이 있었는지 궁금해"

"네가 그렇게 생각한 이유가 무척 궁금해. 아빠한테 네 생각을 이야기해 줄 수 있을까?"


상대방의 내면을 '알아내야 할 정답'이 아닌 '여행하고 싶은 미지의 세계'로 접근할 때, 굳게 닫혔던 마음의 문은 스르르 열릴 것이다.




당신의 우주를 마주할 시간


"우리 가족을 위해 내가 과연 잘하고 있는 걸까?"


밤마다 잠들지 못하고 이런 자책감에 시달리고 있다면, 그것은 당신이 가족을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너무 사랑하기에, 더 깊이 연결되고 싶은 '관계의 갈증'이 당신을 깨어있게 하는 것이다. 당신의 안에는 이미 상대의 우주를 발견해 낼 충분한 다정함과 가능성이 존재하고 있다.


오늘 저녁, 식탁 건너편에 앉은 사랑하는 사람을 잠시 가만히 바라보자.


'늘 보던 내 아이', '익숙한 내 배우자'라는 꼬리표를 잠시 떼어놓고, 마치 난생처음 마주한 경이로운 생명체를 보듯 말이다.


그 따뜻하고 낯선 시선이 맞닿는 순간, 당신은 알게 될 것이다. 우리가 평생을 바쳐 탐험해야 할 가장 아름다운 우주가, 바로 지금 당신의 눈앞에서 조용히 숨 쉬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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