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억의 온도 vol.6 � 2025년 7월 31일 (목요일) � 오늘의 날씨: “사장님 차 안은 시원해요.”–어르신 왈 (어르신 나는 여전히 덥습니다^^)
� 오늘의 기억
오늘은 푸드마켓 대체 근무로 두류동에 출근했습니다. 그래도 본업은 기억학교. 사회복무요원들에게 업무를 지시해두고,
인력이 부족한 기억학교로 복귀하기 위해 두류동 방면 송영 차량에 합류했습니다.
차량 안에서 등교하는 어르신들과의 만남
구순을 넘기신 어르신이 반가운 목소리로 “아이고, 사장님 오늘 여기 출근했네.” “예, 우리 어르신 동네 불편한 곳 없나 순찰하고, 같이 갈라꼬 왔지요.” “허허허, 그렇구나. 내 잘 있다. 이 동네 사장님 자주 와.”
어르신들에게 나는 ‘기억학교 사장님’입니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도, 시시콜콜한 이야기들도 이분들과 함께면 웃음이 됩니다. 오늘은 또 어떤 대화와 에피소드가 기다릴지… 또 하루를 열어봅니다.
� 기억의 대화
오늘의 점심 메뉴는 시원~한 콩국수! 국수가 나오면 어르신들 식사량이 확연히 늘어납니다. 나는 양파절임을 위해 양파를 손질하고, 다른 선생님들은 국수를 삶습니다. 이제 조금씩 손발이 맞아갑니다.
“자, 드셔~” 배식 시작! 어르신들이 하나둘 식탁에 앉습니다. “오늘은 구시한(구수한) 콩국수네.” “맞나 긋네~ 내 오늘 좀 더 먹을란다. 면 더 주이소.” “니만 더 먹나~ 선생님 나도 더 주이소~”
이곳저곳에서 경쟁하듯 면 추가 주문이 이어집니다. 정말 맛있어서 그러신 거겠죠? ^^ 콩국수의 구수함보다, 직원들의 정성이 더해진 이 한 끼가 더 맛있게 느껴지길 바랍니다.
� 같이 걷는 사람들
오늘도 주방은 국수 삶는 열기로 가득하고, 직원들은 더위를 이겨내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나는 주방을 들어서며
“내 뭐하꼬~ 보니 오늘 콩국수인데 양파절임 좀 하까요?” “하실 줄 아세요?” “그거야 뭐~ 간장, 식초, 설탕 1:1:1 정도 해서 간 맞추면 되지요.”
그렇게 손수 양파를 다듬습니다. 매운 향에 눈물이 찔끔~ 준비하고 나니, 선생님이 이미 간장 소스를 다 만들어 놓았습니다. “원장님에게 기회를 드려야 하는데요~”라며 웃으십니다.
눈치가 아닌 ‘눈빛’으로 통하는 마음. 작은 배려 속에서 서로의 고마움을 다시금 새기는 하루였습니다.
� 기억노트
⁍. “오늘은 구시한 콩국수네… 니만 더 먹나, 선생님 나도 더 주세요.” → 무더위 속에서도 밥상머리에 피어나는 어르신들의 유쾌한 경쟁.
작은 말에도 생기가 느껴지는 하루.
⁍. 국수 삶는 주방의 열기, 매운 양파 썰다 찔끔 흘린 눈물,
그리고 서로 눈빛으로 나누는 고마움. → 서툴러도 따뜻한 손길이 모여 만든 점심 한 끼. 어르신들과 직원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공동체의 온기.
⁍. 수고를 알아주는 동료의 너스레, 그 속에 담긴 배려와 정. 오늘도 함께여서 가능한 하루.
⁍. 사소한 대화도 웃음이 되고, 익숙한 일상도 애틋해진다. 기억이 흐려지는 이들의 곁에서 나 또한 잊지 말아야 할 오늘이 있다.
� 흐려지는 그들이 기억을 기억해주는 이들이 있기에 오늘도 행복합니다.
이곳은 경증치매 어르신들이 다니는 '기억학교'라는 곳이다. 나는 그곳에 사회복지사로 종사하고 있다. 어르신들의 아름다운 노년, 좋은 기억을 마음속에 가두고 살 수 있도록 하고 싶다. 하루하루 어르신들과 일상과 삶을 주위 이웃들과 나누고 싶다. 치매를 나는 "아름다운 구속"이라고 나 스스로 칭하는 사람이다. 좋았던 기억만 안고 살아가실 어르신들 그 안에 하루의 일상을 나누려 한다. 일상 하루하루가 아름다운 하루이길 바라며... #기억학교 #늘푸른기억학교 #금화복지재단 #아름다운구속 #치매 #꿈의복지사 #꿈의복지사브런치스토리 #기억노트 #기억의온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