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에서 스님(중)으로, 그리고 나눔으로”

by 꿈의복지사

“예수님에서 스님(중)으로, 그리고 나눔으로”

2년 가까이 길러온 머리카락을 **‘어머나 운동본부(어린 암 환자를 위한 머리카락 나눔)’**에 기부했다.
미용실에서 자르려 하니 아무에게나 맡길 수가 없었다.
결국 고향에서 미용실을 하는 누나에게 부탁해, 줄자로 길이를 재고, 고무줄로 여러 가닥을 묶으며 하나하나 조심스럽게 커트를 했다.

그동안 기억학교 어르신들은
“우리 원장님, 앞에서는 남자인데 뒤에서 보면 아가씨네~”
하며 웃곤 했다.
그럴 때면 나는 머리카락을 툭 치며,
“왜요? 뒤태가 이뻐요?” 하며 장난을 쳤다.
남자들이 뒤에서 보고 앞에 와서 놀라겠다며 깔깔 웃던,
그 폭염의 여름이 떠오른다.

주변 지인들도 “예술 하는 거야?” 묻곤 했다.
일일이 설명하기도 귀찮았지만, 이제는 다 이해하겠지.

오늘 아침, 짧은 머리로 기억학교에 출근했다.
어르신들의 반응은 두 가지였다.
“진작 그렇게 하지~ 훨씬 멋있어!”
“아이고, 예수님 같더니 오늘은 중(스님)이 돼 왔네~”


조회 시간에 한 직원이 ‘새로 출근한 사람을 소개하겠습니다.’하며

마이크를 나에게 넘겼다. 나는 자연스럽게
“오늘부터 새로 출근하게 된 원장입니다.”
하며 받아치자 모두가 웃음바다가 됐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뒤통수는 시렸지만,
그만큼 마음은 따뜻했다.

길게 기른 머리 때문에 ‘파마 원장님’이라 불리던 시간도 있었지만,
이제 그 시간들이 헛되지 않았다고 느낀다.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고, 나에게는 또 하나의 삶의 흔적으로 남았으니 말이다.

앞으로는 “왜 머리를 그렇게 밀었냐”는 질문을
여러 번 듣게 되겠지만,
그 또한 시간이 다 해결해 줄 것이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인고의 시간만큼 함께 나눔의 기쁨을

누려 보실 분 있으면 함께 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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