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미국 내 리테일러(Retailer 소매상)중 1위는 어디일지? 2023년 기준으로는 월마트가 1위, 2위가 아마존 그리고 3위가 코스트코라고 한다. 당연히 코스트코라고 생각했는데 wholesale로 창고형 매장이라 매장 사이즈는 크나, 매장 수 자체가 많지 않다 보니 월마트에 밀린 듯 하고 온라인 쇼핑이 대세다 보니 아마존에도 밀린듯 하지만, 매장당 매출로는 코스트코가 단연 1위라고 한다. 이 코스트코의 전세계 매장 중, 한국의 양재점이 하루매출 13억원을 찍으면서 전세계 매출 1위를 기록한 적도 있다하니, 전세계 11개 나라에, 880여개 매장을 운영하는 코스트코에는 한국지사와 한국시장의 영향력이 당연히 클 것이라 예상해 본다. (외국기업 다녀보면 알게되는 나라 매출기준 말발 순위!) 이 코스트코는 미국내에서만 600여개 매장을 운영하는데, 전세계 회원수가 2023년 기준(IR자료 참고)으로 1억3000여명, 글로벌 매출 321조원, 직원수가 30만명, 글로벌 멤버쉽 갱신율(Renewal)은 90%라고 하니, 주가는 작년에만 50%가량 올랐고 지금도 오르고 있는 중이다. 소프트웨어 회사 9년 다닌 경험으로 평가해 보자면 renewal이 90% 이상인 것은, 한번 쓰기 시작하면 lock in 되어 다른 소프트웨어로 이동을 못한다는 이쪽 업계에서도 85%가 평균이고 88% 정도면 정말 높은 것이라고 하거늘, 충성고객이 많다는 것으로 밖에 해석을 할수가 없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지속성장과 함께, 퀄러티는 유지하되 기격을 그토록 낮게 유지하면서도 멤버쉽 구독률을 90% 이상 유지하면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것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당연히 코스트코는 가성비 빼면 시체니 가격경쟁력이 가장 큰 공신이라고 생각은 든다. 공개적으로 이야기허고 있는 상품 마진율 15%를 유지하면서 멤버쉽회원들이 싸고 질 좋은 상품을 지속적으로 구매할수 있게 해 왔다. 사실, 소비재 상품 사업을 해 본 사람은 15% 마진율이 얼마나 낮은 것인지 알수 있다. 코스트코 비즈니스 모델로 보면, 원체 멤버쉽 갱신율이 높다보니 멤버쉽 자체로도 비즈니스가 되고, 마진이 낮아도 운영이 가능한 것이다. 보통, (식품포함) 제조가 들어가는 기업분야에서는 최소한 30%는 마진으로 남기고 싶어한다. (적어도 목표는 그렇게 잡는다) 그런데 15%라니 제품을 공급해야 하는 업체들 입장에서 받아들이기도 쉽지 않을 내용인 것 같다. 그럼 뭐 어떻하겠나, 판매자체도 잘되고, 회전율도 높고, 판매량이 자체가 많으니 코스트코에 안 들어 갈수도 없을 것 같다.
그리고 적어도 내 생각에, 또 하나의 하지만 가장 큰 기여는 '커크랜드 시그니처(Kirkland Signature) '라고 하는 자체 브랜드와 그 브랜드 산하 제품들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가장 많이 팔린다는 휴지에서 고급와인까지 550여개 이상의 제품이 있는 없는 것이 없는 커크랜드다. 코스트코에 처음 가서 보물찾기 하듯이 제품을 찾아 서성거리고 있을 때, 이리 저리 보이는 이 아이는 무엇인가 싶었다. 뭐 길래 안 만들고 안 파는 것 없이 다 있는지 신기해 보였다. 과연 이것 저것 다 만들어 대니 퀄러티가 뭐 괜찮겠어라고 의심도 하게 되고, 브랜드 상표도 처음 보았을 때는 사실 뭐 그다지 고급져 보이지도 않아서 해당 상품은 피해서 구매를 했었다. 그러다 우유를 사려고 서치하다 우연치 않게 고른 Kirkland Organic wholemilk를 영접하고 나서, 내심 당황도 했고, 그런 당황이 당연스러움으로 이어져 결국은 지속구매자가 되었다. 참고로 한국에서 파는 코스트코 물중 하나는 풀무원 주식회사가 제공하는 OEM (주문자 생산방식) 제품으로 풀무원의 여타 다른 물 제품과 물의 성분이나 생산 제조 방식이 차이가 없지만 풀무원 브랜드가 아닌 커크랜드로 불리면서 가격도 싸다.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스타벅스나 듀라셀, 킴벌리 등등 유명한 브랜드들의 제품들이 커크랜드 뒤에 숨어 있으니, 퀄러티는 당연히 좋을 것이라고 하는 기대를 하고 걱정도 안하게 되는 것이다.
코스트코는 1995년에 커크랜드 시그니처를 출시했는데, 이는 당시 코스트코 본사가 있던 워싱턴주 커크랜드(Kirkland)에서 이름을 따온 것이라고 한다. 커크랜드 시그니처는 가격경쟁에서 성공하기 위해 중간상인을 거치지 않고 공급업체로부터 직접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자체 브랜드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높은 품질을 유지해 마케팅에 성공하였다고 알려져 있는데, 지금은 이 커크랜드 시그니처 브랜드가 벌어들이는 매출이 코스트코 전체 매출의 1/3이라고 하며, 2023년 기준 브랜드 가치도 코카콜라를 넘어섰다고 한다. 이 말은 이 자체 브랜드를 가지고 독립기업을 세워도 코카콜라만큼의 회사가 된다는 말이기도 하겠다. 한국의 이마트트레이더스가 '노브랜드'라고 하는 자체브랜드를 만들어 햄버거체인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나 쿠팡이 '곰곰'이라고 하는 자제 브랜드를 만들어 제3자 브랜드들과 함께 자체 플랫폼에서 경쟁하고 있는 것들이 그 일환이라고 할 수 있겠다. 커크랜드 시그니처의 자체 인기가 얼마나 높은지, 국내에서는 코스트코 뿐만 아니라 ssg.com 같은 몇몇 제3자의 온라인 쇼핑몰에도 당당히 제품들이 팔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코스트코 매장을 가 보면, 가격 경쟁력과 브랜드충성도 말고도 몇 가지 더 있어 보인다. 친절한 코스트코 직원들의 밝은 미소와 적극적인 참여가 눈에 띈다. 일전에 코스트코에서만 파는 빵을 산 적 있는데, 이 제품은 한동안 계속 안 보이다가 보이길래 반가운 마음에 2개나 구매했더니 계산대에 있는 캐셔직원이 정말 구매 잘 한거라고 thumbs up!을 해 주었다. 해당 제품은 특정한 이벤트가 있을때만 만드는 premium 제품인데 내가 득템한 것이라 했다. 괜한 뿌듯함! (물론 그 다음 주 갔을 때도 그 빵이 있는 것을 보니 모든 것이 진실은 아닐 수도 있겠다 싶었다......) 코스트코 직원의 시간당 페이는 30달러가 넘는다고 했고, 각종 직원 복지 혜택(Benefit)들이 temp나 part time인 사람에게도 적용이 되어 직원들 충성도나 만족도가 높다고도 한다. 물론, 회원권을 가진 사람만 입장하는지 안 하는지 Entrance 입구 문 앞에서 경찰처럼 서 있고, 결제를 다 한 이후에도 혹시나 한번 더 영수증과 구매한 제품들 비교하는 등 귀찮게 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고 이젠, 가족이던지 아니던지 모르겠고 회원권 가진 사람의 카드로만 결제가 된다는 둥 아주 순간 짜증이 나는 경우도 있지만, 본인이 맡은 바 일을 정말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 군소리가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 게다가, 쇼핑이 끝난 후 먹을 수 있는 너무나 싸고도 맛있는 피자, 샌드위치, 샐러드 등은 고객을 더 오래 잡아 놓는 무기이지 싶다. 그리고 집에 갈때는 어떤가. 그냥 못 간다. 긴 줄을 서서라도 기름이라고 넣고 가야 왠지 쇼핑 잘 한 것 같은 이 기분. 한국 돌아가서 코스트코 회원이 될 것은 당연지사, 딱 하나 바램이 있다면 지금 보다 더, 국내 중소기업들이 미국을 포함한 해외 시장으로 나갈수 있는 지속 창구가 되어주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