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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집이 아닌 교육장에 오는 사람들을 보며...

그들의 열정은 어디서 오는가

“19:30 - 22:00”

제가 기획, 운영하는 HR 실무자 대상 교육이 시작되는 시간입니다.


퇴근 후, 집에 가기도 바쁠 이 시간에 집이 아닌 교육장으로 발걸음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야 담당자니 어쩔 수 없다 치지만, 이 늦은 시간까지 교육을 수강하시는 분들을 보고 있자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열심히 사는 분들이 많은데, 난 요즘 잘 살고 있나…?’

(물론 반성은 잠시 뿐, 대부분은 ‘빨리 퇴근이나 하고 싶다’는 생각을 훨씬 많이합니다 ㅎㅎ..)



그럴만도 한 게, 대다수의 교육생은 처음엔 반쯤 혼이 나간 표정으로 교육장에 들어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강의가 시작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미친듯이 노트북을 두드리기 시작합니다(강의 필기 중이라 믿고 있습니다).


심지어 강의가 끝난 22시 이후에도 강의장에 남아 강사님께 질문을 하거나, 다른 회사에서 오신 수강생과 함께 고민을 나누는 분들도 계시죠.


그들을 보며 ‘정말 대단하다’란 생각도 들지만, 담당자로서 뿌듯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래도 내가 누군가에게 필요한 교육을 기획했나보다’란 생각이 들거든요.



사실 저는 약 4년 간, 사내 교육 담당자로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뜬금없이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당시 느꼈던 갈증(?)을 해소하려다보니 지금의 커리어로 이어졌기 때문인데요.


사내 교육 담당자로 근무했던 당시에는 ‘회사에서 시켜서’, ‘승진하려면 수강해야해서’와 같이 반강제로 교육을 수강하는 인원이 참 많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열심히 기획한 교육에 참여한 교육생들의 영혼없는 표정을 보고 있자면 담당자로서 ‘이게 맞나’란 생각을 참 많이 했었죠.


그러다 ‘내가 기획한 교육을 강요가 아닌 필요에 의해 찾도록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교육 스타트업 내 교육사업 담당자로 이직하여 현재까지 커리어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물론, 일반 고객 대상으로 교육 홍보 및 모객하는 과정에서 매번 부담과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기업 교육 담당자일때가 이런 부담도 없고 참 편했는데’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만…


이전보다 잦은 야근을 하면서도 이 직무를 4년 넘게 이어오고 있다는 건, 어쨌든 전보다는 직무 만족도가 크기 때문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의도치 않게 초심을 돌아보게 되네요…ㅎ)


사실 이 글은 제가 담당하고 있는 교육이 진행되고 있는 강의장 맨 뒷자리에서 쓴 글인데요 ㅎㅎㅎ. 부디 수강생 중에는 저처럼 딴짓하는 분이 없기를 바라며 글을 마무리합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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