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조리원 알아보던 중, 집 근처 후기가 좋은 산후조리원이 있어 임신 12주쯤 예약했었다. 아기가 예정일보다 일찍 나았는데 하필 산후조리원에 방이 없었다. 친정이 멀리 있는 터라 집에서 봐줄 사람이 없어 이틀 더 병원에 입원했는데, 이틀 중 하루는 건강보험 적용이 안되어 예상 입원비보다 30만 원 정도 많이 나왔다ㅠㅠ
병원 퇴원 후 바로 조리원으로 이동하니, 입소절차를 밟은 후 아기 몸무게, 황달수치를 재고 옷을 갈아입혔다. 병원에서 입고 온 배냇저고리와 속싸개는 퇴소할 때 다시 입고 가야 하니 잘 접어서 주었다. 원장은 병원비가 많이 나왔다고 하자 미안하다며 손수건, 배냇저고리, 속싸개 등 더 챙겨주었고, 신랑 식사도 무료로 10회 제공해 주었다.
첫날 신랑과 같이 산모교육도 받았는데 이후에도 모유수유 교육을 체계적으로 받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동안 유튜브로 나름 모유수유 동영상을 찾아봤었지만 실제로 해보니 이론과 실전은 많이 달랐다.
조리원의 장점은 식사가 제공되고 밤에 수유를 하지 않아도 되어 산모가 편히 쉴 수 있다는 것이다. 허나 나에게는 조리원이 편하지만은 않았다.
첫째, 쉬고 싶은데 울리는 수유콜이 스트레스였고, 회음부가 아파서 잘 걷지 못하는데도 수유실까지 걸어가서 30분 정도 앉아서 수유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새벽에 젖이 불어 깨는데, 소독한 젖병이 있는 수유실까지 가서 젖병을 가지고 와 유축을 해야 하고, 끝나면 다시 가져다 놓아야 한다. 아기랑 같이 있다면 누워서 젖을 물릴 수 있으니 더 편할 것 같았다. 어차피 젖이 불어 새벽에 깨기는 마찬가지니 조리원에 들어가도 밤중수유를 한 셈이었다.
둘째, 아기를 보고 싶은데 정해진 시간에만 볼 수 있어서 평상시에는 캠으로 봐야 한다.
셋째, 아기실은 24시간 환하게 불이 켜져 있어, 밤에 잠을 자는 수면패턴을 익히는 데 방해가 될 것 같았다.
넷째, 아기가 옆에 있다면 굳이 유축할 필요 없이 바로 수유하면 되는데 조리원에서는 젖이 불어도 수유콜이 없으면 유축해야 한다. 직접 수유하는 것이 유축하는 것보다 모유량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
한편, 유축할 때 잘 안 나오는 사람이 있는데 그게 바로 나였다. 잘 안 나오니 손으로 유선을 압박하며 짜냈었다. 처음에는 모유량이 잘 나오다 나중에는 모유량이 확 줄어들었는데 원인이 유축할 때 유선압박 때문인 것 같다.
유방마사지 할 때도 절대로 유선을 만지면 안 된다고 하는데, 무식하게 유축할 때 세게 누르면서 해버렸다.
조리원에 있는 2주 동안은 엄마로부터 받은 세로토닌에 의해 잠을 잘 잔다고 한다. 또한 이 2주 동안은 신생아들이 잠을 많이 자는 시기이니, 집안일 해 줄 사람만 있으면 밤중 수유로 잠을 많이 못 자더라도 아기 잘 때 같이 자면 되므로 굳이 조리원에 안 들어가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힘든 조리원 생활 후 집에 돌아왔는데, 고생의 연속이었다.
첫째, 모유량이 줄어 혼합슈유를 했고, 모유량 늘리려고 갖은 고생을 했다. 다행히 아기 빠는 힘이 세지는 80일 정도 되자 모유량이 늘어 혼합수유에서 완모를 하게 되었다.
둘째, 아기가 밤낮이 바뀌어 새벽에 눈이 말똥말똥 해지면서 놀아달라고 울어댔다. 100일이 되면 밤낮 구분을 한다고 하는데, 100일이 지나도 밤잠을 새벽에 잤다 ㅠㅠ
그리고 엄청난 잠투정으로 아기를 재우는 것에 멘탈이 나갔었다.
셋째, 모유수유를 하니 모유수유를 끝낸 16개월까지 통잠을 안 자고 2-3시간마다 밤중슈유를 했다>.<
'저녁에 스스로 자기', '통잠 자기' 이 두 가지 수면교육의 난제를 풀기 위해 고생을 고생대로 한 터라 이에 대해 할 말이 한가득이다. 그래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다음 편에서 아기 수면교육을 주제로 다뤄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