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보면 무궁화가 생각나 (1)
버킷리스트로 육아일기를 책으로 만들고 싶었는데 이제야 첫 시도를 해 봅니다.
딸, 아들을 키우며 아이들이 성장한 후 선물로 주려고
육아일기를 쓰기 시작했지요.
자신들의 앞길을 잘 헤쳐나가고 있는 아이들과 소통하고 싶어 브런치 스토리로 시작합니다.
첫째 딸아이 책 제목
'엄마를 보면 무궁화가 생각나'
딸의 초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썼던 일기로 육아일기 추억을 소환해 봅니다.
오십 후반에 헤매면서, 아이들 도움을 받으며, 설렘을 가득 안고 시작합니다.
엄마를 보면 무궁화가 생각나.
졸업을 합니다.
예쁘고, 조그맣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딸이.
어제는 중학교 교복을 마련했습니다.
교복을 입혀 보면서 새삼 쑥쑥 자랐다는 걸 느끼게 되었고, 교복을 입은 단정한 모습을 보며 어릴 적 저의 모습을 떠올리게 되었답니다.
마음도 몸도 참 예쁘게 자라준 딸이 고맙고 기특합니다.
중학교 입학을 하게 되는 딸을 보며 초등학교 입학 후, 저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던 딸의 말이 떠오릅니다.
저의 사이버에서의 닉네임이 ‘무궁화’인데
'무궁화'란 닉네임에 대해 특별한 의미가 있느냐고 궁금해하는 분들이 계신데, 그런 분들의 궁금함을 풀어 줄 수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딸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어느 정도 학교에 익숙해질 무렵 마중을 나갔는데, 좀 늦어서 중간지점 정도에서 만나게 되었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문득,
"엄마, 나는 엄마가 저만치서 걸어오고 있으면, 그런 엄마를 보면, 무궁화가 생각나"
"왜 무궁화가 생각나는데?"
"그냥......."
그 후에도 가끔 물어보면 그냥 엄마를 보면 생각난데요. 그리고 아들도 가장 좋아하는 꽃이 무궁화라고 하네요. 그 후로 저도 그냥 무궁화가 좋아졌답니다.
꽃보다는 무궁화란 단어가 제 마음속에 예쁘게 자리하게 되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그냥'이었던 딸의 대답이 달라졌어요.
무궁화는 우리나라 꽃이고, 엄마는 우리 집의 꽃이니까, 그리고, 엄마를 사랑하고 존경하니까, 엄마를 보면 무궁화가 생각난다"라고.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얼마나 벅차오르던지...
고마움, 사랑, 기쁨, 행복.....
그 어떤 것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이었답니다.
부족함이 많은 엄마를 그렇게까지 생각해 주는 딸을 보며 좀 더 행복하게 생활하도록 도와주려고 노력하게 되었고, 딸의 예쁜 마음을 언제나 간직하고 싶어서 사이버상의 닉네임을 '무궁화'로 하게 되었답니다.
(아들은 이제는 자기만 알고 있는 '상상의 꽃'을 좋아한다고... 비밀이래요.ㅎㅎㅎ)
중학생이 되는 딸에게 축하하는 마음과 아울러 부모로서의 이기적인 욕심을 더 버리려 노력하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하얀 눈이 소리 없이 내려와 쌓이고 흩날리고 있어요.
눈이 오는 운동장에서 내리는 눈을 맞으며 졸업식을 하고 싶다며 잠들었는데...
눈을 뜨면, 눈을 보고, 눈이 동그래져, 눈을 바라보며 기쁨과 행복함에 아마도 깜짝 놀라겠죠!
2003. 02. 13. 오전 7시 26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