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싫지 않은데도 불안해질 때
요즘 나는,
퇴근만 하면 자꾸 다른 삶을 상상하게 된다.
회사에 다니는 게 싫어진 건 아니다.
일이 힘들어서도 아니다.
그런데도 문득문득
이 삶 말고 다른 선택지는 없을까,
그런 질문이 고개를 든다.
아침에 출근하고
저녁에 퇴근하는 하루가
어느새 너무 익숙해졌다.
익숙해진 만큼
생각하지 않게 되는 것들도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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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밖의 나는 어떤 사람일까
회사에서는
역할이 분명하다.
해야 할 일도, 책임도 명확하다.
하지만 회사 밖으로 나오면
나는 어떤 사람일까.
하루를 다 써버리고 나면
남는 게 없는 것 같다는 느낌이
가끔씩 나를 불안하게 만든다.
그래서인지
퇴근 후의 시간이
전보다 더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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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를 시작하기엔 늘 늦은 것 같았다
새로운 걸 해보려고 하면
항상 같은 생각이 먼저 들었다.
지금 시작해서 뭐가 달라질까.
이미 늦은 건 아닐까.
괜히 시작했다가
금방 포기하게 되진 않을까.
그래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쪽을
선택해왔던 것 같다.
하지 않으면 실패할 일도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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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질문 하나는 남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속에 남아 있던 질문이 하나 있다.
이대로 계속 가도 괜찮을까.
이 질문이
정답을 요구하는 건 아니었다.
다만
한 번쯤은 제대로 마주해보고 싶었다.
대단한 변화 말고,
인생을 바꾸는 선택 말고,
그저 나 자신에게
다른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해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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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퇴근 후의 시간을 조금 다르게 본다
아직도 고민은 많다.
여전히 확신은 없다.
다만 예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퇴근 후의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
아주 작은 선택이라도
내가 선택했다는 감각을
하루에 한 번쯤은 느껴보려고 한다.
그것만으로도
하루가 조금은 다르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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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남기는 이유
이 글은
답을 주기 위한 글이 아니다.
다만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이
이 글을 읽고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 건 아니구나”
하고 느꼈으면 좋겠다.
퇴근 후에
자꾸 다른 삶을 떠올리게 되는 이유는
아마 우리가
변화를 원해서라기보다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두고 싶지 않아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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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글에서는
왜 나는 좋아하는 걸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스스로를 제한해왔는지,
그리고
회사 밖의 나를 찾기 위해
요즘 어떤 시도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