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신보다 먼저, 선택을 남기기로 했다
확신은 없었지만, 선택은 하고 싶었다
아직도 확신은 없다.
무언가를 시작했다고 말하기엔
너무 작고, 너무 느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의 나는
가만히 있는 쪽을 선택하지 않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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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의 나는
확신이 생기면 움직이려고 했다.
이게 맞다는 생각이 들 때,
실패하지 않을 것 같을 때,
괜히 시간만 버리는 건 아닐 때.
하지만 그런 순간은
생각보다 오지 않았다.
확신을 기다리는 동안
시간은 계속 흘렀고,
나는 늘 같은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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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기준을 바꿨다.
확신이 생기면 시작하는 게 아니라,
선택을 하면
확신이 따라오지 않을까.
거창한 선택은 아니다.
인생을 바꾸는 결심도 아니다.
퇴근 후의 시간을
조금은 다르게 써보자는 선택,
아무도 보지 않아도
내가 한 선택이라는 걸 남겨보자는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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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결과는 없다.
눈에 띄는 변화도 없다.
하지만 하루가 끝날 때
“오늘은 내가 선택한 게 하나 있다”는 감각이
조금은 다르게 남는다.
그 감각이
생각보다 나를 덜 불안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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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가장 안전한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조금 다르다.
아무 선택도 하지 않는 게
나를 가장 오래 같은 자리에 묶어두는 방법이라는 걸
조금은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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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도
어쩌면 그런 선택 중 하나다.
정답이 있어서 쓰는 글은 아니고,
확신이 있어서 남기는 기록도 아니다.
다만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선택,
나를 계속 생각해보겠다는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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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신은 여전히 없다.
그래도 선택은 남기고 싶다.
지금의 나는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스스로에게 말해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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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글에서는
‘회사 밖의 나’를 떠올릴 때마다
왜 이렇게 막막해졌는지,
그 생각을 조금 더 들여다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