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나 Jul 27. 2024

우이독경이란 무엇인가?

인생은 우이독경. 듣지 않을 것을 알고 말한다.

하이 브런치.

나다.


양귀자 작가의 소설 "모순"의 마지막 자락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삶의 어떤 교훈도 내 속에서 체험된 후가 아니면 절대 마음으로 들을 수 없다. 뜨거운 줄 알면서도 뜨거운 불 앞으로 다가가는 이 모순, 이 모순 때문에 내 삶은 발전할 것이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우이독경, 사람들은 모두 소의 귀를 가졌다.



이 책을 읽은지도 어언 3개월.. 일주일만 지나도 기억이 가물가물한 나에게 정확히 이 책의 내용이 기억나진 않는다. 그저 화자가 두 남자 사이에서 갈팡지팡 했던 모습이 어렴풋이 기억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 와중에 이 후반부 문장이 인상 깊어서 가져와봤다. 그리고 이건 내가 늘 모호하게나마 생각했던 것을 글로 표현한 문장이라고 생각해서 깊이 공감했더랬다.


난 인생에 있어서 남의 조언은 필요치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사람들은 결국 다 본인 고집대로 살아간다.

조언을 구하려 들지만 결국에 선택은 본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해버리기 마련이다. 직접 경험하지 않는 이상 그것을 미리 경험한 누군가의 조언은 한 귀로 들어와 나머지 귀로 흘러버리기 쉽상이다.

청소년기 아이들에게 화장을 안 해도 예쁘다고 백날 말해봤자 들은 척도 안 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나이를 먹고, 그 때의 아이들을 성인의 눈으로 봐야지만 그 예쁜 모습이 보이니 말이다.

결국 위의 문장처럼 사람은 내 속에서 체험한 것이 아니면 진정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뜨거운 줄 알면서도 뜨거운 불 앞으로 다가가 그 뜨거움에 데인 후에야 깨닫는 모습.

그렇기에 나에게 인생은 우이독경이다.


먼저 경험한 사람들은 비슷한 길을 따로오는 이들에게 어떻게든 유익한 말을 해주고 싶어한다. 나 역시 꼰대기질이 강해서 친구의 고민을 듣고 있자면 어떻게 해라, 어떻게 해라 조언과 지적을 해주고 싶은 마음이 강해진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한다. 하지만 여기서 유의할 점은 "상대방이 듣지 않을 것을 예상"하고 말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차피 본인 고집대로 할 것이니 말을 하고 싶다면 말을 하되, 상대가 듣지 않을 것임을 알고 기분 나빠 하면 안 된다. 웃기게도.. 또 기분 나빠하지 않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인생이 우이독경임을 알았으니 어떻게든 인정하고 받아들이려 노력해야지.


동시에 나 조차도 타인의 조언을 안 들을 것을 뻔히 알아서 고민이 있어도 먼저 잘 꺼내진 않는 것 같다. 한탄을 하면 했지 "어떻게 하면 좋을까?"를 꺼냈을 때 어차피 내가 듣지 않을 걸 알아서 그 고민 자체를 꺼내진 않는 것 같다. 가끔은 조언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막상 친구들을 만나면 그것이 입 밖으로 잘 나오지 않는다. 보통 그런 고민들은 시간이 흘러 부딪혀보면 결국 해결되기 마련이긴 하다.


결론적으로 인생은 우이독경.

어차피 사람은 본인 고집대로 살아갈 것이니 그 사람은 그 사람의 방식대로 체득하고 나아가도록 냅두는 것이 상책이다.

떠들고 싶다면 떠들되 안 듣는다고 기분은 나빠하지 말자.


끝.


p.s. 머리가 흐리멍텅한 느낌이라 글이 잘 안 나온다. 하고 싶은 말은 한 가득인데 어떻게 맛깔나게 풀지는 고민을 좀 해보자.



이전 04화 업보란 무엇인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