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그 말, 왜 했어
가끔 가족끼리 모이면,
대화의 온도가 갑자기 확 올라갈 때가 있다.
그 시작은 대부분 별것 아닌 한마디였다.
“뉴스 봤어?”
그 짧은 말이 불씨가 되어,
식탁 위의 공기를 서서히 타들어가게 만든다.
누군가는 분노에 찬 목소리로 세상을 탓하고,
누군가는 조용히 고개를 젓는다.
그리고 나는 그 사이에서,
‘그 말, 왜 했어’ 하는 생각을 삼킨다.
분명 우리 모두는 잘 살고 싶고,
세상이 조금이라도 나아지길 바랄 뿐인데,
이상하게도 그 마음이 방향을 달리할 때면
서로의 얼굴이 낯설어진다.
예전엔 그랬다.
틀리다고 생각하면, 꼭 말해야 직성이 풀렸다.
‘이건 아니잖아’ 하며 끝까지 맞서고 나면
묘한 후련함 대신, 씁쓸한 후회만 남았다.
결국 상처는 상대에게가 아니라, 나에게 더 깊이 남았다.
이제는 조금 다르게 해본다.
다른 생각이 튀어나오면,
그 말의 배경을 상상해본다.
그 사람의 삶, 그가 겪어온 시절,
그 안에서 만들어진 믿음의 결을 떠올려본다.
그러면 이상하게도 화가 줄어든다.
서로 다른 건 당연한 일인데,
그 당연함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건 바로 나였다는 걸 안다.
이념이 달라 다투는 사람들을 보면,
나는 이제 이렇게 생각한다.
“저 사람들도 결국, 자기 마음을 지키려는 중이구나.”
누군가는 불안해서 목소리를 높이고,
누군가는 상처받기 싫어 침묵을 택한다.
우리가 다르다고 싸우는 이유도,
결국은 다들 ‘옳게 살고 싶어서’인 것이다.
그래서 요즘 나는 대화의 끝에서
굳이 설득하려 들지 않는다.
그저 조용히 마음속으로 다짐한다.
“이 사람의 생각이 틀린 게 아니라,
내가 모르는 또 다른 이유가 있을 거야.”
그렇게 한 번만 생각을 돌려도
대화는 싸움이 아니라 이해의 문이 된다.
오늘의 한 줄 사색
“모두가 옳은 이유를 품고 살아간다.
다만, 각자의 방향이 다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