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공개로 반전 노리고 있는 한국 영화
극장 흥행은 ‘참패’
넷플릭스가 지난 3일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을 전 세계에 공개했다. 지난 7월 극장 개봉 당시부터 한류 스타 캐스팅과 참신한 설정으로 화제를 모은 이 작품은 OTT 공개를 계기로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전독시', 원작 웹툰과 독특한 세계관의 만남
‘전지적 독자 시점’은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10년 넘게 연재된 장편 소설이 완결된 날 그 안에서만 존재하던 세계가 현실이 된다는 독특한 가정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영화의 중심에는 소설의 유일한 독자였던 김독자(안효섭)가 있다. 김독자는 본인의 이름처럼 ‘독자’로 불린다.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던 그는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이 읽던 소설 속 세계와 현실이 겹쳐지자, 이 세계의 주인공 유중혁(이민호) 및 동료들과 함께 생존을 위해 움직인다.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메인 포스터 / 롯데엔터테인먼트작품에서 이민호가 연기한 유중혁은 작중작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의 주인공이다. 반복되는 루프, 즉 ‘회귀’ 능력을 사용해 세 번째 삶을 살아가는 인물이다. 원래대로라면 정해진 동료들과 함께 시나리오를 완수해야 하지만, 김독자가 이 흐름에 개입하며 스토리 라인이 크게 바뀐다.
김독자와 유중혁 외에도 채수빈이 유상아 역을 맡아 극의 균형을 이룬다. 유상아는 김독자의 직장 동기로, 계약직 신분이었으나 정규직 전환에 실패하며 그와 인생의 전환점을 함께 겪는다. 신승호는 멸살법(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법)의 등장인물 이현성 역을 연기했다.
원작에서 육군 중위로 등장했던 이현성은 영화에서는 중사로 각색됐다. 소설 내에서는 중혁의 동료로 활약하다 초반에 전사하지만, 영화에서는 독자의 동료로 합류하며 새로운 전개를 보여준다.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출연 배우 이민호 / 롯데엔터테인먼트감독은 ‘더 테러 라이브’, ‘PMC: 더 벙커’ 등으로 강렬한 장르 연출을 선보인 김병우가 맡았다. 주요 배우 외에도 나나, 권은성, 그리고 블랙핑크 지수 등 다양한 출연진이 캐스팅됐다.
개봉 당시 ‘전지적 독자 시점’은 한류 배우들의 만남과 웹툰 원작이라는 이색적 소재로 국내외에서 화제를 모았다. 특히 일본, 싱가포르, 베트남 등 아시아는 물론, 유럽과 북미, 독일까지 113개국에 선판매되며 글로벌 시장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출연 배우 안효섭 / 롯데엔터테인먼트한류 드라마와 영화의 해외 인기가 꾸준히 이어지는 가운데, 이 작품 역시 한국 콘텐츠의 새로운 흥행 주자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흥행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대규모 제작비와 화려한 출연진, 웹소설 원작이라는 강점에도 불구하고, 국내 박스오피스에서는 관객 동원력이 다소 부족했다. 원작 팬들은 영화 각색 과정에서 많은 설정이 변경되거나 생략됐다고 지적하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출연 배우 채수빈 / 롯데엔터테인먼트웹툰의 방대한 세계관을 2시간 남짓한 상영 시간에 압축하면서, 서사의 긴장감과 몰입감이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일반 관객들 사이에서도 “화려한 외양에 비해 재미가 부족하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이처럼 초반 흥행이 주춤했던 ‘전지적 독자 시점’이지만, 넷플릭스 등 OTT 공개를 계기로 새롭게 조명받는 사례는 드물지 않다. 극장 흥행과 별개로, 넷플릭스에서는 다양한 국가와 계층의 시청자들이 플랫폼을 통해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순위 역주행이나 재평가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국내외에서 극장 흥행에 실패했던 한국 영화들이 OTT 공개 후 뒤늦게 인기를 얻은 사례가 여러 차례 있었다.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출연 배우 신승호 / 롯데엔터테인먼트이번 넷플릭스 공개를 통해 ‘전지적 독자 시점’ 역시 OTT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