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1만 명 끌어모으며 영화계 뒤집은 한국 작품

2024년 개봉 영화 ‘파묘’

by 이슈피커

2024년 개봉한 영화 ‘파묘’는 개봉 당시 순제작비 140억 원으로 국내 1191만 관객을 돌파하며 한국 오컬트 영화의 새 역사를 썼다. 해외에서는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돌풍을 일으켰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 각각 역대 한국 영화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고 동남아 시장에서만 약 200만 명에 해당하는 관객이 추가로 영화를 관람했다.


파묘, 무속과 풍수로 빚은 오컬트의 신세계


‘파묘’의 시작은 미국 LA다. 무당 이화림(김고은)과 그의 제자 윤봉길(이도현)은 거액의 의뢰를 받고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기이한 병을 앓는 집안의 장손을 만난다. 이화림은 문제의 원인이 조상의 묫자리에 있음을 간파하고 이장을 제안한다.

1-175.jpg 사진= 쇼박스

여기에 풍수사 김상덕(최민식)과 장의사 고영근(유해진)까지 합류해 파묘 작업에 뛰어든다. “묘 하나 잘못 건드리면 어떻게 되는지 알 거야”라는 경고와 함께 절대 묻혀서는 안 될 곳에 세워진 기이한 묘를 중심으로 사건은 점차 심각해진다.


최민식이 연기한 김상덕은 국내 1%만이 신뢰하는 최고 풍수사로 흙을 손에 집어 맛과 냄새, 습도까지 구분하는 노련함을 보여준다. 회장들도 그 앞에서는 조심스러울 만큼 사회적으로 입지가 높다. 묫자리를 살핀 뒤 불길함을 감지하고 한 차례 파묘를 거절하지만 이화림의 설득에 결국 운명을 함께 하기로 한다.


상덕은 철저한 직업의식과 깊은 연륜으로 사건에 접근하며 오행의 원리를 활용해 마지막 위기에서 해결책을 제시한다. 엔딩에서는 “흙으로 돌아갈 뿐”이라며 담담하게 죽음을 받아들이다가도 가족을 떠올리며 생명줄을 놓지 않고 끝내 딸의 결혼식에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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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고은이 맡은 이화림은 문제의 원인을 빠르게 간파하고 팀을 이끄는 인물이다. 제자 봉길과는 사제지간이지만 실제로는 친남매처럼 가까우며 실리적이면서도 자기주장이 분명하다. 어른들 앞에서도 거침없이 할 말을 하고 위기 상황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는다. 전통 무속의 틀을 깨는 현대적 감각이 두드러진다. 버건디 가죽 코트나 데님 코트 같은 옷차림에 굿판에서도 스니커즈를 신으며 헬스장에서 스피닝으로 체력을 관리하는 등 현대적 라이프스타일을 과감히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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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진이 연기한 고영근은 김상덕과 오랜 세월 함께한 장의사다. 대한민국 명인 인증에 방송 출연 경험까지 있으며 전직 대통령의 염습을 맡은 경력을 자랑스러워한다. 풍수에도 어느 정도 식견이 있는 그는 특이하게 개신교 장로이면서 귀신, 무당, 굿 같은 전통문화에도 열린 태도를 보인다. 사무실에는 성경 구절 액자를 걸고 찬송가를 틀어놓는 등 종교와 민속, 현실과 전통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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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현이 연기한 윤봉길은 이화림의 제자이자 법사로 굿판에서는 북을 치며 경문을 읊고 신주 역할까지 맡는다. 긴 머리에 온몸에 문신을 한 외모로 감독이 원했던 ‘강렬한 첫인상’을 완성했다. 본래 야구선수였다가 신병을 얻어 그만두고 가족에게 외면받았으나 이화림과의 만남을 계기로 무속의 길에 들어선다. 네 명 중 가장 젊지만 굿판에서는 주체적으로 활약하며 신세대 법사의 면모를 보여준다.


예상 뒤엎은 해외 흥행, 한국형 전통 오컬트의 가능성


‘파묘’는 한국 고유의 오컬트 소재 특성상 개봉 초기에는 해외 시장에서의 흥행을 기대하지 않았다. 북미, 중국, 일본 등 대형 시장 진출에는 한계를 보였으나 동남아시아에서는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을 새로 쓰며 한국적 전통 소재의 확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국내에서는 입소문을 타고 1000만 관객을 돌파했고 아시아 전역을 합치면 1200만 명에 달하는 관객이 극장을 찾았다.

5-127.jpg 사진= 쇼박스

파묘는 무속, 풍수, 장례와 같은 한국 고유의 전통을 영화적 재미와 스릴로 풀어내며 오컬트 장르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관객은 이색적 소재와 함께 삶과 죽음, 가족과 전통, 현대와 과거를 돌아보는 여운을 느낄 수 있다. ‘파묘’의 흥행은 한국 영화가 지닌 고유한 소재의 힘을 증명하며 향후 오컬트 장르의 영역을 한층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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