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앞에서 멈춘 영화 ‘검사외전’
2016년 개봉한 영화 ‘검사외전’은 개봉과 동시에 극장가를 뜨겁게 달궜다. 설 연휴 특수를 타고 첫날 50만 명을 모으며 흥행에 불을 붙였고 일주일 만에 수백만 관객을 돌파했다. 개봉 10일 만에 700만을 넘어서면서 900만 관객까지 순식간에 달성했다. 곳곳에서는 1000만 관객 돌파까지 바라보고 있었지만 점차 흥행세가 꺾이면서 970만 명에서 멈췄다. 초반 돌풍과 달리 마지막 순간 1000만 관객의 벽은 끝내 넘지 못했다.
‘검사외전’은 화려한 캐스팅과 속도감 있는 전개로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영화는 살인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수감된 다혈질 검사 변재욱과 꽃미남 사기꾼 한치원이 펼치는 반격 작전을 그린다.
초반 줄거리는 단숨에 몰입도를 끌어올린다. 무자비한 수사 방식으로 악명을 떨치던 검사 변재욱(황정민 분)은 취조 중 사건에 휘말리며 살인 혐의로 체포되고 결국 15년형을 선고받는다. 극단적인 상황에서 그는 모든 것을 잃었지만 감옥 안에서 다시 판을 짠다.
5년 뒤 감옥에서 우연히 만난 사기꾼 한치원(강동원 분)은 영화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 놓는다. 재욱은 자신의 누명을 벗길 수 있는 단서가 치원에게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감옥 밖에서 움직일 선수로 치원을 낙점한다. 진실을 향한 재욱의 집요함과 위조와 언변에 능한 치원의 캐릭터가 만나면서 두 사람의 공조는 유쾌함과 긴장을 넘나든다. 감옥에 갇힌 검사와 세상 밖을 노리는 사기꾼, 서로 다른 목표를 가진 두 인물의 동맹은 끝까지 예측할 수 없는 흐름을 이어간다.
영화 속 변재욱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악을 응징한다는 강한 신념을 지닌 인물이지만 현실에선 주변의 평가가 극명히 엇갈린다. 감옥에 수감된 뒤에는 죄수들과의 관계, 간수들과의 신경전, 제한된 환경 속에서 판을 읽는 능력을 발휘하며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간다. 교도소 안팎의 정보를 엮고 법률 지식을 활용해 동료 수감자들과의 신뢰를 얻으며 점차 영향력을 키워나간다. 직접 움직일 수 없는 환경에서는 타인을 앞세워 계획을 실행하며 언제든 상황을 뒤집을 준비를 마친 인물로 그려진다.
반면 한치원은 태생부터 대비되는 매력을 지닌 인물이다. 뛰어난 말솜씨와 순발력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능력이 돋보인다. 학력, 가정사, 경력에 대한 언급은 늘 앞뒤가 맞지 않고 거짓말이 일상에 녹아든 캐릭터다. 공무원증을 위조하고 죄수들에게 사기 수법을 전수하며 상황에 따라 자신을 약자나 강자로 연기한다. 겉보기에는 비열함이 묻어나지만 실제로는 폭력을 피하고 타인의 고통에 죄책감을 드러내는 이중적인 면모도 있다. 능청스럽고 유머러스한 태도, 예상치 못한 인간적인 면이 캐릭터를 더욱 입체적으로 만든다.
두 인물이 맞붙거나 힘을 합치는 장면들은 영화 내내 긴장과 웃음을 동시에 만들어낸다. 반격 작전을 펼치는 과정에서 펼쳐지는 심리전, 재치 있는 대화, 예측을 빗나가는 상황 연출은 관객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했다.
극장가는 ‘검사외전’ 개봉과 동시에 들썩였다. 사전 예매율 70%를 넘어서며 연휴 효과와 맞물려 초반 흥행에 불을 지폈고 실제 개봉 첫날 50만 명이 넘는 관객이 몰려들었다. 연휴 기간 동안 누적 관객 수는 급증했고 일주일도 되지 않아 수백만 명을 돌파했다. 이 시기 한국 영화 박스오피스 정상은 ‘검사외전’의 차지였다.
흥행의 기세는 계속됐다. 개봉 10일 만에 700만 관객을 넘어서며 800만 명 고지도 무난히 밟았다. 설 연휴 특수를 등에 업고 ‘검사외전’은 기존 흥행작들을 밀어내고 박스오피스 정상을 장악했다. 개봉 2주 차부터는 외화 블록버스터와 대형 신작들의 공세가 이어졌다. 극장가에 새로운 화제작들이 등장하자 일일 관객 수는 빠르게 줄었고 상영관 수도 감소했다.
900만 명을 넘기면서부터는 상승세가 멈춰 섰다. 이 시기에는 박스오피스 상위권에서도 밀려나며 흥행 동력이 점점 약해졌다. 온라인과 IPTV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극장 상영은 사실상 막바지에 접어들었고 추가 관객 유입은 기대만큼 이뤄지지 않았다. 마지막 순간까지 관객 수가 조금씩 늘었지만 결국 ‘검사외전’의 누적 관객 수는 1000만에서 단 30만 명이 모자란 970만 명에서 멈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