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일타스캔들'
2023년 tvN에서 방영된 드라마 ‘일타스캔들’은 첫 회 시청률 4%에서 출발해 회차를 거듭할수록 화제를 모으며 전국 기준 최고 17%라는 기록을 세웠다. tvN 미니시리즈 중 연간 시청률 1위, 넷플릭스 한국 부문 6주 연속 1위, 8주 연속 드라마 화제성 부문 1위 등, 성적과 인기를 모두 사로잡은 작품으로 남았다. 입시 경쟁에 내몰린 대한민국 현실을 정면으로 그리면서도 사랑과 가족, 삶의 무게를 따뜻하게 풀어내 깊은 울림을 남겼다.
극의 중심에는 전도연이 맡은 ‘남행선’이 있다. 남행선은 핸드볼 국가대표 출신으로 가족의 생계를 위해 운동선수의 길을 과감히 내려놓고 반찬가게를 운영하며 살아간다. 어린 딸 ‘남해이’와 몸이 불편한 동생을 돌보며 자신의 시간과 꿈보다는 가족을 먼저 챙겨온 인물이다.
학원가 한복판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아이들과 부모들을 지켜보며 때로는 학원과 사교육 문화에 대해 풍자 섞인 농담을 던지기도 하지만 정작 자신의 딸 해이가 “일타강사 강의 한 번만 들으면 안 될까?”라는 부탁을 조심스럽게 꺼내자 엄마로서 미처 헤아리지 못했던 딸의 속마음을 비로소 이해하게 된다. 이후 본격적인 ‘입시 열혈맘’으로 변신하며 딸의 행복을 위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정경호가 맡은 ‘최치열’은 대한민국 사교육 1번지에서 명성을 떨치는 스타 수학 강사다. 강의 한 번에 수만 명이 몰리고 굿즈와 포토카드까지 판매되는 인기 덕분에 ‘1조원의 남자’라 불릴 정도다. 현실에서도 아이돌 못지않은 팬덤과 부동산 부자라는 소문, 끊임없는 주목을 받으며 살아간다. 겉으로 화려한 모습과 달리 치열은 매일 빡빡한 스케줄에 끼니조차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수업이 끝난 뒤에는 커다란 집에서 홀로 공허함과 싸운다. 정상의 자리를 지키기 위한 압박감, 자신을 향한 수많은 루머와 댓글, 타인과의 거리감 속에 불안과 외로움이 깊어만 간다. 일타강사로서의 완벽한 이미지를 지키려 하지만 내면에는 늘 허기와 공허함이 자리한다.
드라마의 배경인 녹은로 학원가는 ‘사교육 1번지’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대한민국 입시 경쟁의 상징적인 공간이다. 이곳에서 만난 남행선과 최치열은 각기 다른 삶의 무게를 안고 있다. 한쪽은 가족을 위해 모든 걸 내던진 인물이고 다른 한쪽은 세상이 부러워할 만한 인기와 부, 명성을 가졌지만 정작 자기 자신은 챙기지 못하는 인물이다.
‘일타스캔들’은 입시라는 무거운 현실을 바탕으로 하지만 경쟁과 성공만을 그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남행선, 최치열, 해이를 비롯한 학생들은 각자 상처와 고민을 품고 있으면서도, 서로에게 조금씩 마음을 연다. 반찬가게에서 함께 밥을 먹고, 고민을 털어놓으며 각자의 자리에서 성장해가는 과정이 따뜻하게 그려진다. 삶의 고단함 속에서도 자신의 소신을 지키고 때로는 실수하고 반성하며 다시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깊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드라마의 시청률 곡선은 매회 새로운 기록을 써 내려갔다. 4%로 시작해 6회 만에 두 자릿수, 10회에 전국 13.5%, 마지막 16회에는 17%까지 치솟았다. 동시간대 경쟁작이 강세를 보여도 ‘일타스캔들’은 굳건히 1위를 지켰다. 드라마 화제성 부문 8주 연속 1위, TV-OTT 통합 드라마/시리즈 부문 6주 연속 1위, 넷플릭스 한국 6주 연속 1위, 일본 등 아시아 여러 국가 데일리 차트 1위 등 국내외로 인기를 입증했다.
특히 드라마의 따뜻하고 입체적인 캐릭터, 현실적인 이야기, 자연스러운 연기와 몰입도 높은 연출이 입소문을 타며 고정 시청자뿐 아니라 새롭게 유입된 팬층도 많았다. 학생, 학부모, 입시와 가족을 경험한 모두에게 울림을 남겼고 함께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는 가족의 소중함, 경쟁보다 연대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게 했다
‘일타스캔들’은 사교육과 입시 경쟁이라는 대한민국 현실의 민낯을 그리면서도 따뜻함과 유머, 인간적인 연대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전도연, 정경호, 노윤서 등 주연 배우들의 현실감 넘치는 연기가 극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입시라는 현실적 부담과 가족애, 뜻밖의 인연 속에서 피어난 사랑이 시청자들에게 잔잔한 위로와 용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