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처음부터 알았던 것 같다.
오랫동안 당신을 바라보게 될 거라는 걸
당신이 나를 향해 달려오던 그 때
어쩌면 끝까지 지울 수 없을거라는 것도 알았지.
나뭇잎이 소복히 떨어진 작은 길에서
당신을 기다리며 나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하나도 춥지 않았다.
마침내 내게 오던 그 순간
미안해 어쩔줄 모르는 눈으로 꼭 잡아주던 그 손
당신의 따뜻함을 기억해.
지금도 여전히
당신이 나를 바라보던 그 때가 선명하다.
내가 가장 빛나던 순간이었어.
마음의 가장 깊은 곳에 닿아 본 날들이었지.
당신으로 인해 나의 하루가 가득찼다.
너를 꼭 안고 싶지만 니가 놀랄까봐 그럴 수 없다던
그리고 손을 잡고 오랫동안 걸었던 그 밤의 길
나는 일부러 천천히 걸었던 것 같아.
커다란 당신의 옷을 나에게 덮어주고
시덥잖은 농담을 하며 웃었던 당신과 나는
둘 다 마지막이라는 걸 알면서도 언제나처럼 헤어졌다.
곧 다시 만날 것 처럼
어느 날 마음이 툭 떨어진다면
계절이 바뀌는 것이지.
그 계절이 몇 번이나 바뀌고
돌아보니 모두 내 탓이었어.
부족하고 서툴렀던 나를 당신은 기억하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