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 남자는 알아들을 수 없는 이야기

by 숨 쉬는 돌


나는 당신이 나무 같다 했다.

잦은 비바람에도 한결같이 나이테를 늘려가는 흔들림 없는.

해를 향해 끊임없이 잎을 피우며 땅으로는 단단히 뿌리를 내린.


나는 당신에게 바람 같았다.

언제나 곁에 있는 것 같지만 한순간 멀어져 버리는.

매일 너의 잔가지를 흔들며 간혹 가지를 상하게도 하는.


그렇게 다른 당신과 나였다.


나무와 바람은 둘 중 어느 것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달랐다.

가끔은 이해할 수 없었고

멀어졌으며

되돌아 머물기도 하였다.


지금은 너에게 가고 싶지 않다.

할 수만 있다면 시커먼 구름을 끌고 와 너를 괴롭히고 싶다.

나의 부재로 너의 가지를 썩게 만들겠노라고

나는 너에게 이럴 수도 있는 존재라고 외치고 싶다.

앙칼진 끝으로 너에게 상처를 남기고 싶다.


당신이 크고 단단한 나무가 되는 동안

바람은 형체도 없이 당신 곁에 머물며 꽃과 열매를 피워냈어.

몇 번의 봄과 몇 번의 겨울이 지나고

바람은 어디로 가야 할지 길을 잃었다.




함께 사는 남자가 "너의 말을 못 알아듣겠어"라고
할 때마다 놀리는, 지극히 애정 어린 농담이니
공대 남자분들, 부디 제목에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