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아프면 약을 찾고, 지치면 음식을 찾는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 둘은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옛사람들이 말한 약식동원, 약과 음식은 근원이 같다는 지혜는
오래된 듯하면서도 지금 우리의 삶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나는 여기에 하나를 더 보태고 싶다.
약언동원, 약과 말도 근원이 같다는 생각이다.
좋은 음식은 몸을 살리고, 잘못된 음식은 병을 만든다.
음식이 약이 되느냐, 독이 되느냐는
결국 어떤 재료를 고르고 어떻게 조리하느냐에 달려 있다.
같은 밥상 위 음식이 누군가에게는 영양이 되고,
또 다른 이에게는 탈이 되는 것을 우리는 자주 본다.
무심히 먹은 한 끼가 결국 내 몸의 일부가 되어,
건강이나 질병이라는 이름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말도 다르지 않다.
따뜻한 한마디는 오래 묵은 상처를 치유하는 약이 된다.
그러나 무심한 말 한마디는 평생 지워지지 않는 흉터를 남긴다.
같은 문장이라도 어떤 이에게는 위로로 다가오고,
다른 이에게는 비수처럼 꽂힌다.
말 역시 음식과 마찬가지로 ‘투여의 방식’이 중요하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톤으로, 얼마나 전하느냐에 따라 약과 독은 갈린다.
우리가 매번 완벽하게 좋은 말만 고를 수는 없다.
그러나 완벽할 수 없다고 해서 포기할 필요는 없다.
불완전하더라도 성심껏 건네는 말이 약이 된다.
누군가에게 필요한 것은 거창한 조언이 아니라
“오늘 힘들지?” 같은 소박한 물음일 때가 많다.
밥 한 공기가 성대한 보양식보다 더 큰 힘이 되듯,
작은 진심이 가장 강력한 언어의 약재가 되기도 한다.
몸을 살리는 태도는 잘 먹는 것이고,
마음을 살리는 태도는 잘 말하는 것이다.
내가 먹는 것이 곧 내 몸이 되고,
내가 말하는 것이 곧 내 관계가 된다.
오늘 누군가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약은 값비싼 약도,
화려한 음식도 아닐지 모른다.
오히려 정성스러운 밥상 한 끼와 따뜻한 말 한마디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