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에는 체온이 있다

by 야옹이


같은 말인데
어떤 사람의 말은 따뜻하고,
어떤 사람의 말은 서늘하다.
말은 ‘무엇을 말했는가’보다
‘어떻게 말했는가’가 더 오래 남는다.

말에는 체온이 있다.
그건 목소리의 높낮이나 말투 때문만이 아니다.
그 말이 머물러 있던 마음의 온도가
그대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급하게 말하면
조급함이 전해지고,
차갑게 말하면
거리감이 남는다.
조용히, 천천히, 정돈해서 말하면
그 말은 듣는 이의 마음에
조금 더 오래 머무르게 된다.

“괜찮아.”라는 말도
마음이 닫힌 상태에서 하면
위로가 아니라 압박이 되고,
정말 함께하고 싶은 마음에서 나왔다면
그 한마디로도 눈물이 날 만큼 따뜻해질 수 있다.

우리는 자주
내용에만 집중한다.
그러나 관계에서
말의 내용은 기억되지 않아도,
그 말이 주었던 체온은 오래 기억된다.

가장 뜨겁게 기억되는 말은
항상 정확한 정보가 아니라,
따뜻한 태도가 담긴 말이다.

말의 체온은
조율이 가능하다.
숨을 고르고,
말을 천천히 고르고,
무엇보다 상대의 마음을 상상하며 말하면
그 말은 체온을 지닌 언어가 된다.

관계를 유지하는 말은
논리가 아니라
체온이다.

그래서 우리는
말을 하기 전에
스스로에게 조용히 묻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 말은 지금,
어떤 온도로 건너가고 있을까?”

말이 머무는 자리엔
늘 사람이 있고,
사람이 머무는 곳에는
체온이 필요한 법이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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