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소비1
레이먼드 윌리엄스는 "문화란 특정 그룹의 삶의 방식"이라고 정의했다. 즉, 사회의 구성원들이 가지는 가치관, 규범, 행위 등은 그 사회의 문화를 통해서 형성되며 이러한 문화는 사람들의 삶을 구성하는 주요한 요소이다. 그래서 이러한 문화는 한 사회의 소비 행위를 형성하는 주요 핵심 동력이기도 하다.
사회의 구성원들이 가지는 소비 트렌드, 라이프 스타일 등은 그 시대에 사회를 관통하는 가치관, 욕망 등을 통해서 구성된다. 즉, 문화는 한 시대의 소비재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하며 소비자들은 소비 행위를 통해서 문화적 의미를 표현하고 전달한다. 특정한 소비재는 특정 시기에 특정 세대의 가치관이나 욕망으로 인해 그 시대의 트렌드가 되기도 한다.
자극적인 음식의 유행은 그 하나의 예이다.
어린 초등학생부터 불닭볶음면, 마라탕, 탕후루 등과 같은 매우 자극적인 음식들을 선호한다. 혹자는 과거의 떡볶이, 튀김류 등의 음식을 대체했다고 할 수 있으나 그 자극적인 정도는 요즘 유행하는 음식을 넘어 서기 힘들다.
어린 학생들 사이에서 이런 자극적인 음식이 유행하는 것은 그들의 문화와 생활 방식이 바뀐것에 기인한다고 본다. 과거에 어린 아이들은 친구들과 골목길을 뛰어 돌아다니고 탐색을 하며 일상의 모험을 즐겼다고 할 수 있다. 과거의 아이들은 골목길 탐색을 통해 그 나이대에 어울리는 스릴과 즐거움을 느끼고 친구들과 몸과 대화로 소통을 하며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놀이 문화를 체험했다고 할 수 있다. 그들에게 음식은 놀이하는 사이에 잠깐의 시간을 통해 목을 축이거나 허기를 달래는 정도의 것이었다. 저녁을 먹는 것도 잊은 채 친구들과 일상의 모험과 놀이를 즐기는 것이 그 시대 아이들에게 있어 방과 후의 주요한 일상이었다. 저녁을 먹고 누운 채 잠들기 전 그 아이들의 머리속에는 내일 친구들과 어떤 놀이를 할지 또 어떤 모험이 기다리고 있을지하는 설레임으로 가득했을 것이다.
그러나 요즘의 아이들은 과거의 아이들과 달리 일상의 모험과 즐거움을 누릴 공간도 시간도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 주변의 도시 공간은 과거와 같이 서로 다른 곳에 사는 아이들이 뛰어놀만한 공간을 제공하지 않는다. 아파트라는 공간을 나오면 큰 도로가 있는 것이 보통이고 천편일률적인 그 공간은 아이들에게 많은 상상력을 제공하지 않으며 또한 외부인의 출입을 쉽게 허용하지 않는다.
요즘의 아이들은 방과 후 바삐 학원차나 부모의 차에 실려 학원으로 향한다. 방과 후 그들의 주요한 일정은 여러 학원을 방문하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보통이다. 이런 아이들은 일상의 모험이나 놀이를 즐길만한 시간이 없다. 학습 기계로 살아가는 삶을 어린 시절부터 시작한다. 학습 기계로 살아가게되는 아이들은 눈 앞에 닥친 숙제들을 해나가는 것이 급선무다. 어떠한 놀이나 모험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것을 상상할 수 없다. 그리고 그러한 활동을 통해 친구들과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것도 생각 할 수 없다. 아마 요즘의 아이들은 잠자리에 들때 과거의 아이들과는 달리 수 많은 걱정과 근심거리만이 가득할지도 모른다. 이런 아이들이 처한 현실 속에서 유일한 일상의 모험 거리는 자극적인 음식일 것이다. 과거 아이들이 골목길을 뛰어 놀며 느꼈던 모험과 스릴을 요즘의 아이들은 혀를 통해서 감각한다고 할 수있다. 어린 아이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일상의 모험과 스릴을 편의점 안의 공간에 앉아 자극적인 음식을 먹으며 단지 혀로만 느낀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아이들의 문화는 이 시대의 어른들의 욕망이 만들어 놓은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