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먼 훗날? 비교해보자!

[원작 비교] <만약에 우리>와 <먼 훗날 우리>

by 스토리광공

지난 겨울 개봉한 <만약에 우리>

2018년 중국 원작 <먼 훗날 우리>

두 작품 모두 꽤나 인기를 얻었는데!


저는 <만약에 우리>를 극장에서 본 뒤에 원작이 궁금해져서 <먼 훗날 우리>를 찾아보았는데요.

영화를 다 보자마자 든 생각은 이것이었습니다.


전반적인 스토리라이 동일한데도 이토록 다른 영화처럼 느껴진다니...!


그 이유가 뭘까?!

한번 찾아내 보기 위해 큰 차이점 위주로 분석해보겠습니다.





1. 연출 톤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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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메이크인 <만약에 우리>


리메이크인 만약에 우리!

전반적인 화면이 보기 좋고 깔끔하다. 색감도 밝다.

화면이 예뻐서 감상하기 편안하나, 가끔 이런 생각들도 든다.

아니, 남주 집 넓고 좋아 보이는데?! 가난한 거 맞아?

여주의 저 깔끔한 사무실, 너무 세트장 같지 않아?

경제적 성공을 거두고 만난 두 사람의 모습은 너무 비현실적이리만치 깔끔하고 멋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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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먼 훗날 우리>


먼 훗날 우리의 경우 색감이 좀 더 강하고, 미술은 산만하다.

그러나 그만큼 더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스타일.

연기톤과 편집 스타일 역시 마찬가지로 현실성을 추구한 듯하다.

중국 춘절의 분위기를 아주 잘 살렸다.

남주와 여주의 밑바닥 생활 역시 매우 가감 없이 보여준다! (남주가 길바닥에서 포르노를 판다던가. 수십명과 함께 사는 열악한 아파트의 모습 등)


-> 만약에 우리에 비해 훨씬 못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보여지고, 현실 청춘들의 어려움을 필터링 없이 담게 되었다.



2. 전개 속도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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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우리>에서는 한국 드라마 스타일의 유머와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전개 방식 역시 세부적인 상황과 감정변화를 짚고 넘어가 주는 친절한 방식.

하나하나 인물들과 함께 따라갈 수 있지만, 도파민 중독자라면... 중반부에는 살짝 지루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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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훗날 우리> 역시 유쾌발랄한 분위기를 공유한다.

그러나 리메이크에 비해 전개가 훨씬 빠른 느낌이며, 간편히 생략된 장면도 많다.

리메이크에서 풀어낸 것을 속도감 있도록 쳐낸 느낌.

약간 산만할 수도 있겠지만 훨씬 흥미진진한 느낌이 든다!


+ 뒤에서 다루게 될 추가 내용들이 들어갈 자리가 남아있게 된 것이다 !



3. 여주인공의 캐릭터

*스포일러 주의!


리메이크판의 여주 정원은 보육원 출신.

집이라고 부를 곳이 없기 때문에 직접 집을 만들고자 하는 건축가의 꿈을 갖는다.

가족이 없다시피 한 외로운 인물이라는 설정은 원작과 동일하지만, 꿈/목표로 하는 것이 대놓고 달라졌다.


KakaoTalk_Photo_2026-03-06-22-03-39.jpeg 최고의 중국 여배우 주동우 !!!

원작의 여주인공, 팡샤오샤오는 어려운 현실을 벗어나고파 돈 많은 남자들을 골라 만난다.

남자 보는 눈이 없기도 하지만, 결혼과 안정된 가정을 동경하기 때문인데.

그러나 남주를 만난 뒤로 어려운 상황도 군말 없이 견딘다.

보기에 따라 속물적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인간적이고 자연스러운 인물로 느껴진다.


인물을 이렇게 수정한 이유를 유추해보건대, 여주인공을 주체적이고 독립적으로 바꾸기 위함이 아니었나.

그런 변화를 준 결과, 리메이크판에서는 남주, 여주가 동등하게 각자의 꿈을 쫓는 모습이 되었다.


물론 이런 관계성도 재미있지만, 확실히 현실적으로 느껴지며 서사적으로 흥미로운 편은 서로 입장이 다른 관계성이다.


(+ 여주인공이 사귀는 다른 남자에 대한 서사가 리메이크에서는 불필요한 서사로 보이게 되어 아쉬웠다...)



4. 원작에만 있는 장면들


리메이크판에서는 삭제된 후반부 장면들이 꽤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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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밖으로 나와서 얘기 나누는 것... 까지는 동일했으나.


<먼 훗날 우리>에서는 두 주인공이 충동적으로 손을 잡고 서로와 도망치려고 하다가, 남주의 지인에게 들켜 내연녀 취급을 받게 되는데. 남주인공이 여주인공을 차에 태워 집까지 데려다주기로 하면서 두 사람이 차 안에서 나누는 가장 깊은 대화가 원작의 백미였다고 할 수 있겠다.


그 장면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 이유는, 아마 최고로 주제가 드러나는 클라이맥스 부분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차 안에서 눈물을 흘리며 대화하는 두 주인공의 삶은 여전히 쓸쓸해 보이도록 쓰여졌다. 원하는 경제적 여유와 가정도 얻었지만 행복하지 않은 모습이 실패한 사랑의 아이러니를 부각하는 것이다.


남주의 경우에는 결혼도 했고, 경제적으로 여유롭지만 진정한 행복과 사랑을 느끼며 사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여주는 결혼하지도 않은 것 같고, 그리 많은 정보를 보여주지 않아 더욱 미지로 남는다.

리메이크판에서는 여주가 만나는 사람이 없다는 점이 크게 부각되지 않으며, 서로 똑같이 꿈을 찾은 듯 보이기에 두 사람 모두 크게 아쉬울 게 없어 보이는 상황으로 보인다. 때문에 전체적으로 딱 떨어지고 깔끔한 이야기의 인상을 갖게 되었다.


-> 리메이크에서는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깔끔한 엔딩. 원작은 쓸쓸함이 많이 보이지만 여운이 긴 엔딩부.



결론: 원작의 주제가 확장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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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설명한 다양한 요소가 정교하게 맞아들어가, 어려운 청춘들의 감성과 현실적인 이유로 깨어진 사랑이라는 주제가 효과적으로 발휘된 <먼 훗날 우리>.


사실 리메이크작에서는 주제를 약화시킬 의도가 아니라, 단지

1) 전체적인 스타일을 예쁘고 깔끔히 하자!

2) 여주인공을 더 주체적으로 만들어 주자!

3) 찝찝한 후반부 내용을 빼고, 후반부를 다듬자!

와 같이 미묘하고 사소한 변화만 주었을 뿐인데,


원체 이야기라는 것이 워낙 정교하고 복잡하게 짜여있다 보니, 주제가 원작만큼 잘 살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원래 스토리텔링이라는 것이 그렇다... 얼마나 사소한 것까지 들여다 봐야 하고, 모든 게 딱 떨어지도록 머리를 짜내야 하는 걸까.


-> 기존 스토리라인을 따르지만, 사소한 설정'만' 바꿨기에 생기는 개연성 문제와 주제의 축소... 조금 아쉽다.




무작정 원작이 좋다! 원작이 최고다! 우기기보다, 인물, 전개, 장면들 모두 하나의 주제로 향하고 있는지 들여다보지 않으면 안 된다는 교훈을 얻어가는 분석 시간이었네요.


두 작품 모두 굉장한 수작이지만, 개인적으로 딱 하나만 본다면 <먼 훗날 우리>를 추천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