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양심의 무게(1)

1. 부자가 된 천수, 펜트하우스

by 이문웅

천수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부자가 되어 새로운 삶을 살고 있었다. 그는 도시에서 가장 높은 빌딩 꼭대기에 있는 초호화 펜트하우스에서 화려한 성공의 정점을 누리고 있었다. 도시의 불빛들은 그의 과거와 완전히 달라진 현재를 상징하며, 새로운 위치를 나타내고 있었다.

천수의 펜트하우스는 단순한 생활공간이 아닌,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현대적인 집이었다. 모든 것이 자동화된 이 공간은 그가 누리고 있는 부와 권력의 상징으로, 침실에서 리빙룸, 주방까지 모든 것이 완벽하게 갖추어져 있었다. 그러나 그가 누리는 물질적인 성취와 화려함 속에서도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이 그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는 모든 것을 가졌지만, 정작 진정으로 원하는 것들은 손에 넣지 못한 기분이었다.

특히 다희의 실종은 천수의 마음속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는 상처였다. 그의 모든 성공에도 불구하고, 다희에 대한 불안과 그리움은 떠나지 않았다. 펜트하우스의 삶은 겉으로는 완벽해 보였지만, 천수는 그 성공 뒤에 더 큰 무게를 느끼고 있었다.

어느 날 새벽, 평소보다 일찍 일어난 천수는 창밖을 보며 루왁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그의 모습은 스물한 살의 청춘답지 않게 피로해 보였다. 하늘색 가운을 입고 창밖을 바라보는 그의 뒤로, 지혜가 조용히 다가와 그를 살며시 껴안았다. 지혜는 삼광그룹의 셋째 딸로, 천수와 한동안 관계를 이어오고 있었다.

"뭐 해?" 지혜가 물었을 때, 천수는 잠시 망설였지만 이내 다희에 대한 생각을 지우려 노력하며 그녀를 품에 안았다. 두 사람은 뜨거운 새벽을 함께 맞이했다.

천수는 단기간에 불법적인 주식 거래와 사기 행각으로 막대한 재산을 축적하며 부자가 되었다. 주식 시장의 변동을 이용한 '펌프 앤 덤프' 방식으로, 그는 가짜 정보를 흘려 주가를 인위적으로 띄운 후 대규모로 주식을 팔아치우며 이익을 챙겼다. 그가 참여한 회사들은 대부분 실질적인 가치를 지니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천수는 이를 통해 짧은 시간 안에 자산을 10배 이상 불렸다.

천수의 펜트하우스는 이러한 속임수로 얻은 부를 상징하는 공간이었다. 겉보기엔 초호화롭고 미래지향적인 집이었지만, 그 밑바탕은 부정직한 수법으로 쌓아 올린 재산이었다. 천수는 이런 빠른 성공에도 불구하고 마음속 깊은 곳에서 진정한 성취감보다는 불안과 공허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다희에 대한 그리움과 실종에 대한 미해결 된 감정은 여전히 그의 마음을 무겁게 짓눌렀다.

"계속할 수 있을까?" 그는 혼잣말을 하며, 지난 1년 동안 이룬 부와 권력을 돌아보았다. 그러나 그 성공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걸 스스로도 알고 있었다. 10배로 늘린 자산이 그의 삶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고, 그 위태로운 성공이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그를 사로잡고 있었다.

지혜는 그런 천수의 곁에서 지켜보며 그를 위로했지만, 그녀조차도 천수의 내면에 깊이 자리한 불안감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었다.

천수의 삶은 이미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그가 이룬 물질적인 성공에도 불구하고, 그의 마음속 깊은 곳에는 여전히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자리 잡고 있었다.

하지만 천수는 자신의 다른 미래를 위해 준비를 시작했다. 틈틈이 새로운 코딩 체계를 공부했고, 특히 블록체인과 인공지능 기술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 해 겨울은 유난히 바람이 많이 부는 계절이었다. 펜트하우스 바깥은 마지막 눈일지 모를 흰 눈이 펑펑 내리는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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