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지자들에게

이념이 아니라 국가의 생존을 말해야 할 때

by 이문웅

나는 한때 민주당원이었다.

그리고 나는 여전히 자유와 정의를 믿는 사람이다.

그 믿음 때문에 나는 2022년 5월 6일 민주당을 탈당했다.

탈당 이후, 민주당만이 대한민국의 유일한 대안인 것처럼 믿는 사람들과의 관계도 자연스럽게 끊어졌다. 정치적 견해의 차이 때문이 아니라, 질문을 허용하지 않는 태도, 의심을 배신으로 규정하는 사고방식 때문이었다.

나는 오래전부터 대한민국의 역사 인식과 국가 정체성에 강한 의문을 품어왔다. 그 의문을 풀기 위해 감정이 아니라 자료로, 신념이 아니라 구조로 공부해 왔다. 그 과정에서 우리 역사가 언제, 어떻게, 왜 왜곡되었는지에 대해 나름의 결론에 도달했고, 그 문제의식을 글로 남기기 위해 책을 쓰고 칼럼을 쓰기 시작했다.

지금 대한민국의 가장 큰 문제는 경제도, 외교도, 안보도 아니다.

국가의 이익이라는 공통 기준이 사라진 채, 사회 전체가 이념과 감정으로 양분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분열을 구조적으로 키운 세력은 민주당 내부의 민족주의 노선이다.

이들은 ‘민족’이라는 감성적 개념을 ‘국가’와 동일시했고, 그 결과 국가는 책임의 주체가 아니라 감정의 대상이 되었다. 그 과정에서 주적 개념은 흐려졌고, 안보 인식은 도덕 논쟁으로 대체되었다.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국가 고위 공직자조차 자신이 속한 국가의 정체성과 주적을 명확히 말하지 않는다.

이를 지적하면 ‘양심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프레임이 씌워지고, 방송과 언론은 사실과 의견의 경계를 흐리며 진실을 상대화한다. 이것은 자유의 확대가 아니라, 국가 인식의 붕괴다.

더 심각한 문제는 공산주의 그 자체가 아니라, 공산적 사고방식을 도구로 삼아 권력을 획득하려는 세력이 오랜 시간 대한민국의 제도와 여론, 교육과 언론 속으로 스며들어 왔다는 점이다.

이 흐름은 더 이상 국내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글로벌 네트워크와 결합된 채, 국가의 제도적 기반을 흔드는 단계까지 와 있다.

부정선거 논란이 사실이든 아니든, 중요한 것은 이 사회가 더 이상 선거 결과에 대해 ‘공통의 신뢰’를 갖지 못하게 되었다는 현실이다. 이것은 단순한 정치 갈등이 아니라, 체제 신뢰의 위기다.

역사를 돌아보면 한반도의 가장 큰 비극은 언제나 부정부패였다.

조선 말기, 대한제국, 그리고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체제는 바뀌었지만, 권력이 국가를 사유화하는 구조는 반복되어 왔다. 개혁을 외치던 선조들의 피는 외세와 결탁한 권력자들의 손에서 번번이 소모되었고, 국가는 늘 개인과 집단의 권력 놀이터가 되었다.

지금 우리는 그 역사를 다시 살고 있다.

자주적 국가는 고립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외교적 우방과 외세 의존은 구분되어야 한다.

미국이 대한민국의 핵심 우방이라는 사실은 이념이 아니라 전쟁의 역사로 증명되었다. 반면 민주당이 이상화해 온 북방 국가들, 특히 중국과 북한은 우리 역사에서 반복적으로 고통을 안겨준 세력이었다.

일본은 분명한 가해국이지만, 미국의 전략적 관리 아래에서 우리는 일본의 기술과 자본을 활용해 산업화의 토대를 마련해온 것도 사실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핵심 위기는 분명하다.

중국의 체계적인 국가 장악 시도,

그리고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 채 남아 있는 북한 인식의 혼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민주당의 반대편에 있다고 해서 국민의힘을 무조건 옹호할 생각은 없다.

나는 지금 국민의힘 당원이다. 당비가 밀려 있기는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 정당이 과연 국가를 책임질 준비가 되어 있는가에 대한 회의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탈당을 고민하고 있다.

무능한 정당을 관성처럼 지지하는 것은 충성이 아니라 방기다.

정당이 대안이 되지 못한다면,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인식이 나에게는 더 강하다.

국민의힘 당원들은 스스로를 다시 정의해야 한다.

우리는 단순한 선거 조직이 아니라, 이 나라를 떠받치는 기둥이라는 책임을 지는 집단이어야 한다. ‘본래의 대한민국으로 돌아가자’는 말은 구호가 아니라 실천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의 혼란을 정리해야 한다.

검증되지 않은 인물에 모든 희망을 투사하는 정치, 분노와 피해의식에 기대는 동원 방식, 특정 인물을 투사로 소비하는 정치는 이제 끝내야 한다.

잘못된 농사는 갈아엎어야 한다.

청년들의 분노를 자극하며 반복되는 ‘윤 어게인’ 구호와 인물 중심의 정치 역시 여기서 멈춰야 한다. 이것은 정의의 회복이 아니라, 혼란의 연장일 뿐이며 경제와 국가 신뢰를 동시에 무너뜨릴 위험이 크다.

이제 보수는 다시 국가를 이야기해야 한다.

제2의 새마을운동처럼, 위에서 지시하는 운동이 아니라 국민이 다시 주체가 되는 재건의 흐름이 필요하다.

지금 대한민국의 내수 경제는 심각하게 메말라 있다.

돈은 위에서 맴돌 뿐 아래로 흐르지 않고, 낙수 효과는 사라진 지 오래다. 통화량만 늘어난 채 물가는 오르고 환율은 불안해졌다. 실물 경제는 버티지 못하고 있다.

정당은 더 이상 선거 기술자가 아니라 국가 운영의 설계자여야 한다.

그 역할을 하지 못하는 정당은 스스로 지지받을 자격을 증명해야 한다.

나는 특정 정당의 생존을 말하지 않는다.

나는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존속할 수 있는가를 묻고 있다.

이념이 아니라 국가,

감정이 아니라 구조,

구호가 아니라 책임.

지금 우리가 다시 선택해야 할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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