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인간을 가장 단순하게 정의하면, 그것은 동물 생명체다. 이 정의는 불쾌할 수 있지만 부정하기는 어렵다. 동물은 배고프면 먹이를 찾는다. 먹이가 부족하면 경쟁한다. 경쟁에서 밀리면 굶고, 이기면 살아남는다. 거기에는 평등이 없다. 오직 차이와 우열, 힘과 속도의 격차만 있을 뿐이다.
인간도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욕망이 있고, 생존 본능이 있으며, 인정받고자 하는 충동과 지배하려는 성향이 있다. 다만 인간은 문명을 만들었다. 법을 만들고, 제도를 만들고, 도덕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위에 ‘평등’이라는 이상을 얹었다. 그러나 토머스 홉스가 말했듯, 자연 상태는 여전히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다. 국가와 계약은 그 투쟁을 멈추기 위한 얇은 막일 뿐, 인간 본성을 제거한 것이 아니다.
문명은 투쟁을 완화할 뿐, 제거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평등을 믿으라고 강요받는다. 여기서부터 거대한 기만이 시작된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기가 있다. 하나는 나쁜 사기다. 당신의 돈을 빼앗고 달아난다. 당신은 안다. 분노한다. 신고한다. 다른 하나는 완벽한 사기다. 당신이 사기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끝내 모르게 만든다. 평등은 후자다.
생각해보라. 당신은 평등이라는 말을 처음 어디서 들었는가. 학교였을 것이다. 교과서였을 것이다. 선생님이었을 것이다.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 당신은 고개를 끄덕였다. 의심하지 않았다. 그것은 진리처럼 들렸다. 아니, 진리여야 했다.
그리고 학교 밖으로 나왔다. 아버지의 직업에 따라 배치된 자리가 달랐다. 집의 평수에 따라 앉는 학원이 달랐다. 성적에 따라 가는 대학이 달랐다. 대학에 따라 불리는 대우가 달랐다. 당신은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느꼈다. 맞다. 잘못된 것이 있다. 그런데 잘못된 것은 불평등이 아니다. 잘못된 것은, '평등이 가능하다'고 배운 그 사실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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