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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소혜 Oct 30. 2022

엄지 공주가 꿈꾸는 세상

- 눈물 닦아!


엄마는 6개월마다 정기 검진을 십 년 가까이하는

데도 의사 선생님이 잘 크고 있다는 데도 진료실을 나설 때 꼭 운다. 의사는 예언자도 아닌데 그냥 검사 수치를 근거로 예측만 할 뿐인데도 내가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야만 한다는 간절함이 엄마에게 있다. 그런 엄마를 향해 그만 슬퍼하라고 쏘아붙인다. 그리고 손을 꽉 잡아준다.

 

울 때도 노래를 부르는 나는, 노래 짓기를 좋아하는 엄마를 닮아 있다. 마의 노래는 주로 나와 관련되어 있다. 아마 내가 태어나서 지금껏 살아오면서 엄마에게 숙제를 많이 던져줬는지 해답을 찾지 못할 때마다 답답함에 곡조에 지친 마음을 맡기신 것 같다. 잠들었을 때는 쓰다듬어 주며 기도를 들어주실 분께 원망도 늘어놓고 소망도 약속받아내며 버티었다.


아직도 교실 들어갈 때까지 뒷모습을 지켜보며 학교에서 오는 전화에 긴장부터 하는 울 엄마다. 교실 안은 친구들과 선님은 수업 흐름을 타지만 나는 오선지의 선율처럼 내 안의 장단에 맞춰진다. 뜬금없이 웃고 싶어 키득키득 내는 소리에 유민이는 한마디 한다.


- 조용히 해!


얄밉게 말하는 것 같아도 나의 세계를 현실로

돌이키는데 유민이의 냉랭한 말투는 제격이다.

친구들의 시선이 내게 모여질 때는 나도 부담이 되어 행동을 바로 고치거나 끝이 웃음을 짧게 끝낸다.


유일하게 친구들보다 그나마 잘하는 것은 난타를 배우는 음악시간이다. 나게 두드리며 퍼포먼스까지 할 때 무대의 주인공이 되어 박수를 한 몸에 받는 상상을 한다. 학습의 대부분은 뒤쳐지듯 따라가야 하는 모양새인데 음악만큼은 자신만의 목소리로 노래할 수 있으니 힘이 난다.


키가 작은 만큼 그 몸을 채우는 목소리도 작을 것 같지만 아플 때 갈고닦은 울음의 통로가 생겼는지 친구들보다 목소리가 크다. 하지만 내뿜는 기력은 약해 숨은 소리까지 뽑아내지는 못한다. 하지만 상관없다. 세상이 어둠에 물들어도 저마다 빛을 내는 밤 풍경처럼 나 역시 빛을 낼 것이 분명하다.


- 나만의 속도로 천천히 꿈을 향해 걸어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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