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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호 Jun 03. 2022

미국 대륙 횡단 여행8(유타)

몰몬의 고장, 유타

<Salt Lake city>
어떤 테러리스트가 뉴욕발 LA행 747 점보 여객기에 압력 감응식 폭발물을 몰래 장착했다. 폭발물은 해발 1000미터의 고도를 아래서 위로 지나면 반응하기 시작해 1000미터 이하로 다시 내려가면 폭발하게 설계되었다.
점보가 이륙하고 1시간쯤 테러리스트는 전화를 걸어 이 사실을 알리고 돈을 요구했다.

당신이 전화를 받은 대테러 조직의 리더라면 어떤 결정을 내릴까?

답은 여러가지 있을 수 있겠지만 그 중에 하나 점보기를 Salt Lake City 공항에 착륙 시키는 것이다. 그 곳은 해발 1200미터 고지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물론 테러리스트의 폭발물 설계가 믿을 만 하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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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에서 네바다 그리고 유타로 향한다.

LA를 떠나 모하비 사막을 가로 질러 라스베가스에 도착한다.

 

그곳에는 음식이 훌륭한 한식당들이 많아 어디에 들려 점심을 해결할 것인가 고민을 할 정도였다. 미시간과 어찌 비교를 하랴....

점심후 I-15를 따라 몇시간이나 네바다의 황무지를 달렸을까 어느덧 사위는 어두워 오고 차에서 내려 쉬고 싶을 즈음 유타의 초입 St. George라는 조그만 도시가 나타난다.

유타에 들어 서는 순간 고속도로는 홀연히 돌로된 산맥으로 빨려 들어간다.


네바다에서 유타로 넘어 가는 I-15
이 곳부타 록키산맥의 냄새가 물씬 나는 것 같다.

이 도시는 온갖 야외활동의 중심지라고 하는데 근처에 브라이스 캐년, 자이언 캐년을 비롯 여러 하이킹 코스가 그야말로 널려 있어 사막 여행의 베이스 캠프로 삼기에 손색이 없는데 내가 가장 관심이 가는 것은 황무지를 가로 지르는 MTB Trail이었다. 그러나 갈길 바쁜 나그네 어찌하랴? 하루밤 같은 호텔에 묵은 관광객들을 동료(?)로 삼아 그들의 들뜬 표정을 바라보며 대리만족 하는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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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t Lake city(로컬들은 솔렉이라고 부른다)를 주도로 삼고 있는 유타주는 몰몬교의 중심지로 인구의 절반이 교도들이라 한다.

몰몬교의 특징은 예수를 하나의 선지자로 여기며 사도신경(기본적으로 325년 니케아 종교회의에서 정해진 교리 즉, 삼위일체라든가 동정녀 마리아, 예수의 부활등을 믿는다는 일종의 단체적 신조)을 부정하며 Polygamy 즉 일부다처제를 인정한다 (이제는 과거형으로 쓰여져야 할 것 같지만).

몰몬교의 원조 브링검 영이 1800년대 몰몬교도의 마차행렬을 이끌고 험준한 로키산맥을 넘고 넘어 어느 높은 고개에 도달한 순간 아득히 내려다 보이는 저 아래, 저녁 햇빛을 강렬히 반사하는 바다처럼 넓은 호수를 발견하곤 "저기가 우리의 터전이다!" (That's the place!) 라고 엄숙히 선언했다.

그는 마침내 태평양을 발견한 줄 착각하였지만 사실 그가 발견한 것은 바로 Salt lake였던 것이다.

더우기 바다보다 염도가 높은 그 호수물을 찍어 맛을 본 그 추종자들은 그 곳이 태평양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으리라.

어쨌든 유타는 그런식으로 몰몬교의 중심지가 되어 오늘에 이른다. Salt Lake시내에는 그들의 커다란 성전이 있고 조금 떨어진 외곽에는 그들이 초기에 정착해서 살던 파이오니어 빌리지 같은 것이 잘 보전되어 있으며 그 곳엔 또 몰몬교 지도자들의 동상이 커더랗게 세워져 있다.


왜 그런지 모르지만 그들은 전통적으로 공화당편이고 지난 프라이머리에선 트럼프와 대립각을 세운 인사를 지지했는데 보수 기독교인인 그가 몰몬교도들이 지원을 받았디는 점이 흥미롭다.

미정계의 거물중에 하나 미트 롬니가 바로 몰몬교도 이다(그는 미시간에서 태어났다). 그런데 문제는 그가 NRA(미 총기 협회?)로부터 가장 많은 정치 후원금을 받은 상원의원이라는 것이다. 지언장!

바다보다 더 짠 내륙의 호수 - Salt Lake


오랜 가뭄에 아마도 소금농도는 날로 높아 가지 않을까?


몰몬 교도들이 호수에 둘러 싸인 섬에다 가져다 놓았다는 바이슨
그래도 캐핑족들이 있다. 사진을 찍겠다니 손을 흔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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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향친 S는 이 곳에서 20년간 불휘를 깊게 내리고 살고 있다.

아래 사진은 친구네 집에서 대접받은 진수성찬

사족하나 -  옛날 흥안령 고개에서 한반도를 내려다 보며 "우리가 살 곳은 저 곳이다" 라고 외쳤던 우리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그 할아버지의 한참 할아버지처럼 한 민족 500만명쯤 텅텅 비어 있는 미국 중부 어느 한 주로 이끌고 가서
"우리가 살 곳은 저 곳에도 있다" 라고 한 번 외쳐 봤으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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