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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호 Jun 07. 2022

미국 대륙 횡단 여행 9(옐로우 스톤)

옐로우 스톤 국립공원

Yellow stone park는 보석 상자이다. 그 안에는 여러 종류의 지질학적, 생태계적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이 담겨있다.
열기를 내뿜는 Geyser, 간헐천
햇빛에 반짝이는 호수와 평화롭게 흐르는 수많은 지천,
깨끗하고 건강해 보이는 침엽수, 그 주위에 은은히 흐르는 송진 냄새...
가끔씩 들려오는 새소리, 깊은 계곡을 지나는 놉새 바람을 타고 유유히 활공하는 흰머리 독수리
어디선가 아기 곰과 장난을 차는 그리즐리 베어와 인간의 접근을 경계하는 늑대.
그 사이를 오가는 관광객들의 분주한 행렬...


그리고 세계최초로 국립공원이라는 개념과 정책을 탄생시킨 미국인들의 본받고 싶은 가치관....

공원 한 귀퉁이에 있는 동판은 옐로우스톤 공원의 간략한 역사를 설명하고 있다. 1872년 그랜트 대통령 (남북전쟁때 링컨 대통령 밑에서 리장군이 이끄는 남부군을 격파한 바로 그 그랜트 장군은 전쟁후 링컨의 뒤를 이어 대통령이 되었다)은 이토록 멋진 지역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는 안에 서명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그보다 2년전 학자, 군인, 엔지니어, 정치인들로 구성된 일단의 뜻있는 사람들 (Washburn - Langford - Doane Party)은 그 지역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토록 멋지고 값어치 있는 지역은 "어떤 개인의 소유가 될 것이 아니라 만민들의 공유하고 즐기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을 공표했고 그러한 생각에 그랜트 대통령이 동의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런 공익의 개념은 세계 최초의 것이고 그 후 이러한 생각에 동의한 90개가 넘는 국가에서 1200개가 넘는 국립공원을 지정하게 되었다고 사진의 동판에 적혀있다. 대략 144년간 1200개의 국립공원이 지정된 셈이다. 즉 평균 1년에 8~9개의 국립공원이 생겨난 것이다....  한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우선 그곳은 해발 1500 미터에서 3000미터에 이르는 고원지대이다. 그러나 다른 로키의 꼭대기와 달리 그곳은 활화산 지대이다. 공원의 상당 부분이 둘레가 160마일에 달하는 화산의 분화구 즉 칼데라에 위치한다

따라서 곳곳에서 아직도 뜨거운 열기와 유황냄새를 내뿜고 있는 온천, 간헐천이 있다.

위 사진은 높은 고도 = 낮은 대기압 때문에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 과자봉지.


간헐천의 분출은 장관을 이룬다. 그러나 분출은 말 그대로 간헐적이어서 주기도 일정치 않고 분출 기간도 다르다. 따라서 분출을 보기 위해선 기다려야 한다.

그중 젤루 예측 가능하다는 old faithful. 한 시간 이상 기다렸다. 앞자리를 떼거지로 점령한 듕국 관광객들은 게다가 양산까지 받아 들었다. 지언쟝!


비록 하늘에 닿을 듯 높은 지역이지만 지하의 용암까지의 거리 또한 가까워 그 열기로 지하수가 끓어 넘치는 현상(보일 - 샤를의 법칙)이 바로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분출인 것이다.

이곳은 따라서 하늘과 지하가 서로 만나는 광대한 평야인 것이다. 경이롭지 않은가?

온천수의 온도는 섭씨 77도에서 93도에 이르고 산성도가 무려 3에 이르는 강산성이다. 공원 Ranger에 의하면 짐승들도 온천에 빠져 죽는 일이 있다고 한다. 실제 나는 온천에 잠겨 있는 다람쥐를 보았다.

온천의 색은 하늘보다 더 하늘색이다.

미술가의 빠레트를 보는 듯하다.


높은 온도와 강산성 온천수가 넘쳐나는 지역은 위 사진처럼 황폐해진다.

개는 출입금지.... 주인은 개고생....

유황냄새 = 계란 노른자가 고약하게 익는 냄새
온천에서 발생하는 증기로 사방은 깊은 안개로 덮여있다..... 온천 귀신 나올라....



화산 얘기 말고도 야생동물이 있다. 차에서 내려 하이킹 코스로 들어갔더니 경고문이 우릴 겁준다.

곰 출몰지역 -- 떼 지어서 다니고 일단 떠들어라 그러면 곰이 먼저 도망갈 수도 있다.  - 듕국 살람들 둏겠네...
곰을 만나면 겸손해져라. 정숙히, 뛰지 말고...
곰이 달려들면 스프레이를 뿌리고 스프레이가 없으면... 이때부터 복잡해진다.
Case 1 흑곰의 경우 - 싸워라 죽은 척해봐야 너만 손해다. Case 2 회색곰이나 불곰 - 조용조용 얘기해라... 야 나도 알고 보면 곰이야! 그래도 안되면 땅에 엎드려 두 손으로 깍지를 틀어 뒷목을 감은 뒤 죽은 척해라. 그럼 부상을 최소화하거나 혹시 누가 아냐 곰이 용서해 줄지...

나는 와이프와 언쟁 섞인 토론 후 이곳을 황급히 빠져나왔다... 지언 지앙!


Elk야 네가 부럽다. 나중엔 얘네들은 너무 흔해 관심 밖이었다.


와 진짜 미제 Bison! Bison과 Buffalo는 다르다던데 나한텐 고놈이 고놈이다

온천과 야생동물로 아파진 골치를 풀어 주는 맑은 호수가의 백조. 배고픈 넘들은 우아하기커녕 가끔씩 똥꼬를 하늘로 올리고 머리를 물속에 처박아 고기를 잡아먹는 것 같았다. 고기 수준도 참...

나뭇가지에 걸려 있는 동물 털... 혹시 곰... 선생?


곰 대신 참새 (?) 한 마리.




녹색, 푸른색 글고 하얀색의 조화! 저기서 견지낚시로 고기 잡아 매운탕 끓여먹고 소주 한잔... 소주잔엔 둥근달, 하늘에도 강에도... 밤하늘엔 은하수... 에휴 생각만 해도


내 마음은 호수요.
그대 노 저어오...












우리 친구덜 다 델꼬 저런 데서 1년 동안 캠핑이나 실컫해 봤으면 좋겠다....

인증사진 찍으러 자는 푸들 깨웠더니 퉁퉁 부었다

대륙 분기선... 가상의 선으로 빗방울이 이 쪽에 떨어지면 대서양으로 흐르고 저 쪽에 떨어지면 태평양으로 흐른다.

영화 "Walk in the wood"에서 로버트 레드포드와 닉 놀테는 퇴물이 돼가는 자신들의 처지를 거부하고 도전에 나선다.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아팔래치 산맥의 정상을 따라 하이킹을 시작한 것이다.
Continent divide를 따라 캐나다에서 멕시코까지 걷는 사람들도 많다고 하던데... 나도 언젠가...


몬태나 쪽 입구에 형성된 조그만 마을. 거기 있는 중국집 절대 가지 마라. 차라리 컵라면이 낫다.

나도 기러고 싶다. 정말로 기러고 싶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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