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계획 - 앞당겨진 시계 4

삶의 관점의 변화

by 안지안

새로운 팀에서 일을 시작한 지 3개월이 지났고, 이제 새로운 은퇴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은퇴라기보다는 지금 직장에서의 퇴직 후 계획이라는 말이 맞겠다.


현재 직장을 그만둔 후 나의 목표는 변하지 않았는데

하루에 3시간 일하고 저녁 6시 저녁 식사를 위해 음식을 천천히 준비하고 평화롭게 하루를 마무리하는 삶이다.

그리 어려운 목표가 아니지만 개인의 삶도 직장, 가족, 부모님 그리고 돈과 얽혀 쉽게 얻을 수 있는 삶도 아니다.


발리에서 여행자로 살면 삶이 느려지고 시드니에서 여행자의 하루는 여유롭다.

오늘이라도 회사를 그만둔다면 나는 여행자처럼 천천히 살 수 있을까?


글쎄. 아직은 회사형 인간이라 그런지 걷는 속도를 줄이고 걱정도 좀 덜하고 삶의 속도를 늦춰야겠다.

여전히 일요일 오후에 내일 출근을 생각하고 회사에서는 아직 업무에 대한 속도가 예전과 다르지 않네.

지금의 직장에서 더 이상 바라는 게 없는데 지난 26년의 습관이 이리도 내 몸에 달라붙어 있다.


그러나 올해 3개월이 지나가면서 또렷해지는 것들이 있다.


퇴직 일정 수정


작년까지 퇴직 목표는 2031년이었는데 2030.10.1일로 1년 앞당겨야겠다.

2029년이 되면 지금 회사에서 30년 근속이고 상징과 같은 금메달을 받는다면

회사, 선후배에게 고맙게 그리고 스스로에게도 충분할 것 같다.

그리고 나머지 1년의 시간은 업무적으로 개인적으로 정리를 해야겠다.


직장이 아니라 직업이 되었다


회사에서 승진 또는 개인적인 상승에 대한 꿈 꾸지 않고 일을 하는 첫 해이다.

조직관리도 필요 없고 나에게 주어진 일을 하고 큰 과오만 없다면 월급이 나온다.


팀장에서 내려온 후 다른 팀에 배치받아 3개월이 지나니

직장인이 아니라 쓰임이 있는 곳에서 일을 하는 직업인이 되었다.

그래도 큰 회사에서 30년 일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니 나는 운이 좋다.



퇴직을 앞둔 직장인에게 재정계획은 선택지를 넓혀준다.


회사 선후배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10명 중의 9명은 연금, 투자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다.

회사 내에서 연금, 투자 관련 대화를 잘하지 않는 문화인데 최근 주식, 투자이야기를 해보면

나이와 관계없이 대부분이 기본적인 지식이 없음을 알고 깜짝 놀랐다.


국내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제도 도입이 늦었고 건전한 주식투자가 정착되지 않는 국가적 문제이기도 하지만,

30, 40대 친구들은 아이들 교육비와 부동산을 가장 큰 2개 이유로 준비하지 못한다고 대답한다.

그렇게 50대가 되면 의심할 여지없이 개인의 선택지가 좁아지는 게 명약관화한데 대부분 준비하지 않고 있다.



나에게 지난 10년인 넘게 해오고 있는 연금 투자의 성과가 퇴직 계획의 펀더멘탈이긴 하다.

미국 401K나 싱가포르 CPF처럼 회사나 국가가 사회 초년생일 때 자산 형성에 도움을 주었더라면 좋았겠지만

그나마 해외 근무를 오래 하면서 퇴직연금으로 은퇴한 미국, 싱가포르 인들을 알게되어 그 중요성을

알았던 것도 행운이다.

남은 4년의 재정 계획과 투자 성과가 퇴직 이후의 선택에 많은 영향을 끼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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