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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우주 Jan 01. 2024

2024년 새해의 약속은 이렇게

새해가 되었다고 세상이 떠들썩합니다. 어제와 다를 것 없는 해가 떠올랐습니다. 동쪽을 향해 선 사람들이 환호하며 사진을 찍어댑니다. 그렇게 날마다 떠오르는 해에게도 오늘만큼은 사람들이 특별 대우를 합니다. 저는 겨울 들어 두 번째 감기를 앓고 있어서 가는 2023년오는 2024년에게 아는 체를 못했습니다. 그리고, 저녁이 되어서야 이해인 수녀님의 시 한 편을 옮겨 쓰며 겨우 새해를 시작합니다.


[ 제주 원당오름에서 바라본 새해 일출 ]



새 해의 약속은 이렇게 / 이해인


또 한 해를 맞이하는 희망으로

새해의 약속은

이렇게 시작될 것입니다.


"먼저 웃고

먼저 사랑하고

먼저 감사하자"


안팎으로 힘든 일이 많아

웃기 힘든 날들이지만

내가 먼저 웃을 수 있도록

웃는 연습부터

해야겠어요.


우울하고 시무룩한 표정을 한 이들에게도

환한 웃음꽃을 피울 수 있도록

아침부터 밝은 마음 지니도록

애쓰겠습니다.


때때로 성격과 견해 차이로

쉽게 친해지지 않는 이들에게

사소한 오해로 사이가 서먹해진 벗에게

내가 먼저 다가가 인사하렵니다.


사랑은 움직이는 것

우두커니 앉아서

기다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다가가는 노력의

열매가 사랑이니까요.


상대가 나에게 해주기를 바라는 것을

내가 먼저 다가서서 해주는 겸손과 용기가 사랑임을 믿으니까요.


차 한잔으로, 좋은 책으로

대화로 내가 먼저 마음 문을 연다면

나를 피했던 이들 조차 벗이 될 것입니다.


습관적인 불평의 말이 나오려 할 땐

의식적으로 고마운 일부터 챙겨보는

성실함을 잃지 않겠습니다.


평범한 삶에서 우러나오는

감사의 마음이야말로

삶을 아름답고 풍요롭게 가꾸어주는

소중한 밑거름이니까요.


감사는 나를 살게 하는 힘

감사를 많이 할수록

행복도 커진다는 걸 모르지 않으면서

그 동안 감사를 소홀히 했습니다.


해 아래 사는 이의 기쁨으로

다시 새해를 맞으며 새롭게

다짐합니다.


먼저 웃고

먼저 사랑하고

먼저 감사하자.


그리하면 나의 삶은

평범하지만 진주처럼 영롱한

한 편의 詩가 될 것입니다.


[ 제주 원당오름에서 바라본 새해 일출 ]

[전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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