왔다감 1(이스탄불)

by 김선생

12월 29일 밤에 가나 아크라에서 출발해서 1월 16일 저녁에 부산에 도착했으니까 한 18일동안 놀다가 왔다. 이스탄불에서 한국에서 출발한 친구 이선생을 만나서 이스탄불 몇일, 그리스 몇일, 조지아 몇일 이렇게 놀다가 카타르를 경유해서 한국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코토카 국제 공항>

가나 공항. 체크인 하려고 했는데, 터키항공 승무원이 엄청 질문을 많이 한다. 전엔 안 이랬는데. "뭐지 보안이 빡세졌나? 아 내 짐 무거운데." 이런 생각하면서, 혹시 못 떠날까 싶어 최대한 친절하게 상황을 설명했다. 갑자기 그 승무원이 한국인이냐고 묻는다. 한국인이라고 했다. 그러니까 예수를 믿느냐고 묻는다. 믿는다고 했다. 그러니까 알유 파트 오브 신천지 이럼. 호호호. 그래서 아니라고 하고, 아하 그래서 아이러브 지저스 사원증을 차고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니까 좋아한다. 자기네 리더가 한국인이라고 한다. 그래서 나도 그양반 안 다고 했다. 아쉽다. 야고보지파라고 해볼걸. 아쉽다.

아니 그런데 보안검색직원이 또 잡는다. 진짜 아무것도 없었다. 여튼 열어보라 해서 열었다. 검색대 직원이 초콜릿을 발견했다. 아씨 이 직원이 내 초콜릿 뺐어갈 것 같았다. 마침 뒷사람이 뭘 이상한 걸 들고 있었는지 삐삐 거려서 직원의 주위가 분산됐다. 바로 가방 닫고 도망갔다.

탑승구 앞, 목이 말랐다. 손에 8세디가 있었다. 5세디는 지폐고 나머지는 카카오가 그려진 가나 동전임. 8세디면 1000원 정도인가. 보통 마트에서는 비싼 물이 1.5세디니까 살 수 있겠지 싶었다. 카페에 갔다. 공항에서는 물 500ml 10세디였다. 여튼 종업원에게 "아 미안하다. 8밖에 없다."하니 옆에 커피 마시고 계시던 현지인 선생님이 그 물 내가 계산하겠다는 거다. 와 감사합니다. 근데 나 이제 가나 영영 떠나서 8세디가 필요없다. 이거라도 받아달라 이렇게 말했다. 그러니까 "크리스마스잖아. 8세디는 종업원한테 줘. 메리크리스마스" 이러는 것이다. 그래서 카카오가 그려진 예쁜 가나 동전 5개는 기념으로 챙기고, 하나는 여행중에 분수에 던지려고 챙기고. 그래서 동전 6개 빼고 종업원한테 줬다.

<가나->터키 비행기, 밴드오브브라더스 개재밌음>

여튼 그래서 29일 밤에 비행기에 탔다. 터키항공 탔다. 터키항공은 좌석 시트가 미끌미끌해서 불편한데, 좋은 거는 HBO 맥스가 나온 다는 거임. HBO 맥스에는 밴드 오브 브라더스가 나온다. 내가 원래 재래전 배경 영화를 좋아함. 그래서 터키항공 탈 때마다 한 두 편씩 본다. 이번에는 4부, 5부, 6부? 봤던 것 같은데?? 벌지전투, 포이마을 전투, 야간 패트롤 작전 이렇게 그린 회차였을 거다. 벌지~포이 전투는 유진이라는 의무병을 중심으로 벨기에 전선에서 계속 홀드업 하며 전선 유지중인 e중대 모습을 보여준다. 시간 배경은 겨울이다. 추위에 무너진 병사들은 제대로 연출해서, 겨울 야지매복 하던 시절이 떠올라 눈물 없이 드라마를 볼 수 없었다. 거기다가 의무병 유진이가 부상병을 너무 살리고 싶은데, 할 수 있는 조치가 별로 없어서 힘들어 하는 모습, 나가면 무조건 죽는데 자꾸 메딕메딕 거리는 애들때문에 정신 나갈 것 같은 모습, 그렇지만 또 나가서 응급처치 하는 모습. 나도 콤뱃메딕이었는데, 진짜 개멋있고, 모든 메딕들의 자랑이다. 4부는 진짜 꼭 봐야한다. 제목이 브르타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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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

어쨌든 그래서 눈물을 흘리며 공항에 도착했다. 해가 뜨기 전에 도착했다. 짐을 찾았는데 큰 캐리어 바퀴 하나가 나갔다. 개망한 것이다. 어쨌든 일찍 도착했는데 이선생은 오후에 도착한다고 아부다비로부터 연락이 와 있었다. 그래서 그냥 기다렸다. 목이 말랐다. 그래서 터키의 유명 프랜차이즈 시미트 사라이에 갔다. 모든 음료가 비샀다. 그래서 냉수를 먹으려고 했는데 냉수도 비쌌다. 그리고 1년동안 남쪽 나라에 살다 와서, 오랜만에 만나는 겨울이라 온수가 먹고 싶었다. 그래서 온수를 달라고 하니까 냉수는 돈 받는데 온수는 돈 안 받는다고 한다. 공짜로 물 얻어먹는 방법을 하나 더 배웠다. 그래서 온수 한 컵으로 한 8시간 정도 이선생을 기다린 것 같다. 이선생은 짐이 안 나와서 랜딩 하고도 2시간 있다가 나왔다.

이선생을 만나서 심카드를 사고 이선생은 터키 리라까지 엄청 많이 인출하고 호텔로 출발했다. 나는 환전이나 현금 인출은 안 한다. 현금으로 뭘 사기를 강조하는 곳 치고는 좋은 물건을 팔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터키가 얼마나 선진국인데 카드로 다 해결될 것이었다.

근데 막 바깥 공기가 엄청 차가울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딱 부산 겨울 날씨 정도. 바람이 많이 부는 동네 같다. 그렇게 호텔에 지하철을 타고 아주 빠르게 도착했다. 호텔은 사실 잠 잘 수 있고, 따뜻하면 만족한다. 근데 사실 매우 수준 미달의 호텔이었다. 직원은 영어를 못했다. 근데 터키어도 못했다. 아라비아인이었다. 사장만 터키어를 할 줄 알았다. 그리고 예약한 사람 체크인 하는 방법도 몰랐다. 그래서 아주 긴 시간동안 로비에서 홀드업을 했다. 그러고 방으로 들어갔다. 방은 약속대로 투 배드를 줘서 좋았다. 샤워 시설은 냉수와 온수를 동시에 틀어 물 온도를 조절하는 식이고, 변기 공간과 샤워 공간 사이에 가림막이 없어서 샤워 후에 젖은 변기에 앉으면 물기가 기화하면서 엉덩이가 시실 수 있는 구조였다. 그러니까 아주 수준 미달의 호텔인 것이다.

어쨌든 호텔에 도착하고, 갈라타 다리로 가는 길에 한국인 사이에서 아주 유명한 맛집이 있다 하여 찾아가기로 한다. 우리는 40분 이내면 걷는다. 그렇다고 돈을 아예 적게 쓰기로 약속한 것은 아니고 그냥 쓸 때 확 쓰자는 스타일이다. 이선생은 어떤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이선생은 가는 길에 책갈피를 샀다. 책갈피를 사니 사장님이 터키어 스타일 흘림체로 이선생의 이름을 책갈피 뒷면에 적어줬다. 개멋있다. 어쨌든 이름도 모르는 밥집에 찾아갔는데. 내가 외국에서 배운게. 이렇게 북적이는 밥집에서 밥을 얻어먹고 싶을 때는 그냥 들어가서 일행 수를 외치는 것이다. 아니면 말고.. 어쨌든 가위 손가락을 딱 하고 저벅저벅 들어갔더니, 빨리 위로 올라가라는 것이다. 호떡집처럼 바쁜 식당이다. 다락 방 같은 층에 올라가서 앉았다. 우리 뒤로 우리가 입장하는 모습을 봤는지. 한국인 둘이 들어왔다. 음식을 시킨 적도 없는데 2인분량의 케밥이 나왔다. 그래도 메뉴를 줘보라고 하니 이것들은 사이드가 표시돼 있다고 한다. 그래도 터키에 왔으니까 아이란 하나 시키고, 렌틸콩 수프 시키고, 사이드 그냥 다 시킬까? 해서 다 시켰다. 맛있게 폭식함. 바로 옆에 앉은 한국인 커플이 원래 사이드 안 시켰는데, 우리가 너무 맛있게 먹어서일까. 에이 뭐 그럴까 우리 보다 많이 아실텐데. 어쨌든 사이드를 중반부터 시키시더라고. 사이드는 뭐 그냥 야채, 터키식 토마토소스 같은 거임.

그리고 간 곳은 갈라타 다리 아래 보스포러스 유람선 선착장 같은 곳임. 그 터키항공 투어 이스탄불 저녁시간 투어 신청하면 오는 곳. 거기서 이 선생이 그렇게 먹고싶어 하던 고등어 캐밥을 하나 먹었다. 철판에 태운 양파에서나는 자연스러운 쓴맛과 단맛이 인상적이었다. 여행중 맛있는 것을 많이 먹었는데도 아직 기억에 남는 것을 보면 이번 여행 중 먹은 음식 탑 5 안에 들어가는 듯. 이것 봐라 길거리에서 파는 케밥 조차도 맛있는 집, 잘하는 집에서는 카드 결제가 가능하다. 그래서 내가 현금인출을 잘 안 하려고 하는 것이다. 가계부 쓰기도 카드 결제가 좋고..

고등어 케밥을 살 때 비가 예쁘게 내리기 시작했다. 밤에 갈라타를 보면서 사뿐사뿐 내리는 비를 맞으면서 케밥을 먹고 있다니, 정말 운치있는 걸. 이러고 있는데 비가 꽤 내리기 시작했다. 호텔로 돌아가야 했다. 호텔로 가기 전에 이선생이 나이키에 가야 한다고 했다. 나이키에 가면 터키 축구 국가대표 유니폼을 살 수 있을 거라고 했다. 나도 궁금해서 가자고 했다. 나이키를 거쳐서 호텔로 가도 도보 40분쯤 걸리는 것으로 기억한다. 우리는 도보 40분 이내면 걷는다. 그래서 걷기로 했다. 나이키로 가면서 신기한 걸 많이 봤다. 식당인데, 사람들이 바닥에 앉아서 케밥 같은 거를 먹고 있다. 그 케밥은 수녀님들이 만든 것이다. 수녀님들이 아니다. 수녀님처럼 머리에 뭘 쓰고 있는 쉐프님이다. 근데 할머니다. 수녀님들도 앉아서 케밥을 만들고 있는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케밥이 돌돌 돌아가는 고기라면 수녀님들이 만들고 있는 건 케밥이 아니다. 뭘까. 뭐 아무튼 계속 걸었다. 10분 쯤 걸으니 비가 개 많이 오기 시작했다. 이때는 우리가 톱카프 궁전, 아기아소피아, 블루모스크, 무슨 사라이 있는 그 비탈길 그 쯤을 걷고 있었다. 구글맵이 거기 나이키가 있다고 했다. 없었다. 비가 개 많이 오고 있었다. 신발이 30% 젖었다. 나는 그 비탈길에서 왼쪽신발이 웅덩이에 빠져 피해량이 60%로 늘었다. 신발은 50%가 비에 젖으면 불구가 돼서, 빨아서 정식으로 말리거나 세탁소에 맡겨야 한다. 나는 여행중이므로 그 신발을 버리기로 했다. 이선생은 웅덩이를 안 밟았기 때문에 아직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고 있었다.

여튼 나이키를 포기하고 호텔로 돌아가는데 무슨 여름에 소나기 오는 듯이 개 굵은 빗줄이가 빡세게 내리고 있었다. 그냥 거리에 고인물 수위가 신발 밑창을 그냥 넘길 정도로 고이고 있었다. 터키는 남녀노소 담배를 즐기고 걸어다니면서도 담배를 피는 나라이기 때문에 거리가 개더럽다. 그래서 고인물이 더럽다. 이선생은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것 같았다. 발이 다 젖어 너무 발이 시려웠다. 발도 젖고 패딩도 젖고 다 젖었다. 그래서 그냥 중학생처럼 첨벙첨벙 물장구를 치면서 뛰면서 호텔로 들어왔다. 피해 상황을 확인했는데, 몸에 두르고 있던 모는 장구가 전멸했다. 나는 처음에 신발을 말려 보려고 하루 동안 냉장고에 넣어봤는데 쓸데가 없어서 가지고 있던 불편한 신발로 여행을 계속하기로 했다.

이선생 이 친구는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는지, 과자, 물이 필요 할 것 같다며 우산을 달라고 한다. 그리고 전멸한 의복을 건조가 잘 될 것 같은 곳에 걸어두고 다른 옷을 입고 나갔다. 오는 길에 맥주도 한 잔 하고 온다고 했다. 열쇄를 하나 밖에 안 받아서 그냥 내가 문 열어놓고 잤는데, 다음날 아침에 보니 이선생이 와 있었다. 내가 그날 이야기를 들어보니 잠깐 우산 쓰고 나갔다 왔는데도 새 옷 피해량이 40% 정도 된다고 했다.

<이스탄불2>

둘째날은 한국인들 사이에서 아주 유명한 아침 밥집을 갔다가 갈라타탑을 갔다가 돌마바흐체를 갔다가 돌마바흐체 쪽에서 카디쿄이를 갔다가 거기서 밥을 먹고 돌아오는 거였다. 내가 보니까 이 이선생이라는 친구가 기념품 사고, 또 어떤 장소 찍는 거 그거를 정확히 뭐라하는지는 모르겠는데 여튼 그런 걸 좋아한다. 그리고 이 친구가 종교에 대해 탐구를 하는 그런 친구인데, 이번에 비잔틴 신학 이런 책을 읽고, 들고 오기까지 했더라고. 그래서 카디쿄이도 가는 거다. 거기가 칼케돈이니까. 사실 나도 여러가지로 공부를 하고 갔다. 나는 터키사랑, 플루타르코스의 영웅전을 읽고 갔다. 근데 나는 그냥 일반인이고, 이선생은 씹덕이다. 그래서 그런가 애정과 깊와 지식의 양이 다르더라.

어쨌든 일찍 일어나서 아침밥집에 갔다. 또 어제는 저녁에만 돌아다녀서 잘 못느꼈든데, 이스탄불이 원래 세계 고양이 수도다. 고양이가 사람을 정말 좋아했다. 한국에서는 나도 나한테 다가오는 고양이랑 사진 찍고 싶은데 그런 고양이가 별로 없지 않나. 근데 여기는 내가 다가가도 도망도 안 가고 막 먼저 다가와서 부비부비 한다. 다음에 갈 때는 고양이 간식이라도 사가야 겠다 생각했다. 그리고 한국에는 거의 코숏밖에 없잖아? 근데 여기는 잘 모르긴 하는데 롱헤어도 많고, 먼치킨처럼 다리 짧은 아이도 많고, 연령대도 다양해서 취향대로 즐길 수 있더라고.

여튼 아침 밥집에 도착하니까 불은 켜져 있는데 문이 닫혀 있었다. 사실 이건 이쪽 세계에서는 흔한 일 아님. 그래서 당연이 문고리를 잡고 철컥철컥 했는데 안 열렸다. 옆에 아저씨가 보더니 그집이 이집이라고 오라고 했다. 그집이 이집 맞음. 믿어야지 뭐. 믿는게 아니고 진짜 맞음. 간판을 같이 씀. 그래서 먹었는데. 누가 이 근방을 다닐때는 감자요리를 먹으라고 했다. 그래서 그냥 기본 2인 아침 세트에 감자 들어간 달걀 후라이 추가 했다. 음식이 나왔는데, 원물이 좋은 스타일. 특별히 조리를 많이 하지 않고 원물의 선도와 맛으로 승부를 하는 스타일이었다. 그리고 차가 맛있었다. 무슨 차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카이막이 그렇게 맛있다면서 하고 먹었는데, 특별히 기억나는 맛은 아니었다. 감자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이번 여행 탑 5 안에 들지 못한다. 우리가 나갈때 또 다른 한국인 커플을 만났다. 그 한국인 커플도 막상 아침집 앞에 와보니까 구글맵이 알려준 가게는 문이 안 열리겠지. 그러니까 당황하는 거야. 근데 그 사람들은 우리가 그 옆집에서 나오는 걸 분명히 봤다. 그런데도 그 옆집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아마도 우리가 맛집을 포기하고 잘못 들어갔다고 생각하는 것이겠지. 근데 마침 이선생이 담배한대 피겠다고 했다. 그래서 그 커플 옆에서 그 옆집이 내나 그 집인 걸 몇 분만에 알아차리나 지켜봤다. 이선생이 담배를 다 피고 갈라타 탑으로 출발을 할 때까지 그 옆집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알려주고 싶었지만 사실 그건 실례이다. 그래서 그냥 큰 소리로 "아. 괜찮네" 이러고 그냥 갔다.

갈라타 탑은 진짜 개 비싸고 그냥 탑이다. 사실 부처님의 사리나 말씀이 들어있지 않기 때문에 탑도 아니다. 근데 전망이 좋잖아. 인스타 스토리에 올리고 터키여행 하이라이트 표지 사진으로 쓰기 좋은 사진을 구할 수 있을지도 몰른다. 특별이 마음에 들었던 점은. 탑 뒤편으로 대로가 있는데 그 대로 양옆으로 예쁜 상점들이 줄지어 있는 점. 근데 무슨 탑 올라가는게 20유로나 하냐? 싶다. 유럽 연합도 아닌 것들이. 20유로인지 아닌지 정확하지 않다. 아님 말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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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을 올라갔다가 내려올때까지도 아직 아침이었다. 그래서 뭔가 지금 돌마바흐체 궁전을 가면 줄을 안 서도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마침 근처에 트램도 있고 해서 돌마바흐체로 갔다. 트램에서 내려서 궁전으로 가는 중, 궁전 바로 옆에 유에파 챔피언스리그에서 종종 모습을 드러내는 베식타스의 홈 구장이 있었다. 베식타스의 유니폼은 여기서 구하면 될 듯하다. 돌마바흐체 궁전도 입장료가 무식하게 비쌌던 것 같다. 아니 근데, 오스만 제국이 아주 오랫동안 최강대국, 한때는 패권국 소리까지 듣는 나라였다며. 근데 "궁전이 이게 뭐임? 너무 소박한데?" 정도였다. 라이벌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궁전에 가도 천장화가 장난이 아닌데? 물론 다른 서유럽 왕국들 궁전보다 늦게 지어져서 실용성을 강조했다 쳐도 너무 다른 왕국들 궁전에 비해 덜 화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여기가 또 아타튀르크랑 그 마지막 술탄이랑 악수하고 쫓겨날때 그 유명한 마지막 거수경래 사진이 찍힌 곳 아니냐? 아님 말고.. 그러니 의미가 있는 곳은 맞다. 아타튀르크는 다르다넬스의 이순신 이런 급이니까. 아님 말고.. 하렘. 하렘이 아타튀르크의 집무실이었다. 근데 하렘에 거울이 그렇게 많더라. 뭔가 의도가 있어 보이던데, 그 의도는 chatgpt한테 물어볼거다. 아 근데 궁전 복도에 그림을 붙여 놨는데 월클 급 화가의 작품은 없어서 매우 아쉬웠다.

그런데 돌마바흐체 궁전은 이스탄불 어린이들의 견학 장소였던 것 같다. 아이들하고 인솔자들이 많이 보였다. 근데 아이들이 아시아 사람을 보면 무조건 "안녕하세요"이렇고 자기들끼리 웃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우리가 또 예절교육을 제대로 해줘야 하니까 꾸벅 하면서 "안녕하십니까"라고 대꾸해주었다. 아이들이 막 "안녕하세요" 이러면서 엄청 좋아했다. 근데 인솔자들 표정이 썩어갔다. 그래서 미안해서 자리를 빨리 피해주려고 노력했다. 근데 마침 아이들이랑 우리랑 화장실 타임이 겹쳐서 "안녕하세요"이러면서 소리지르고 뛰어다녀도 어디 숨지도 못하고, 인솔자들은 표정 썩어나가고. 곤란했다.

그리고 이제서야 오후가 된 거야. 조금 걸으니 카디쿄이로 가는 연락선이 있었다. 아주 모범적인 한강버스 같은 것. 그래서 그걸 타고 가면서, 또 이선생이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니까, 한강버스의 잘 못된 점들을 이야기를 했다. 그러다 보니 벌써 카디쿄이에 와있었다. 카디쿄이가 진짜 젊은이들의 거리. 예쁜 거리, 예쁜 가계. 그리고 거기 뭐가 있었냐면. 페네르바체 축구장이 있었다. 페네르바체는 축농배 잘하는 스포츠 클럽이 아닌가. 아님 말고. 김연경이 페네르바체였지. 근데 일단 가기 전에, 유명한 밥집을 먼저 들렸다가 가기로 했다.

그 밥집에는 아다나 케밥이 있었다. 아다나 케밥은 대충 간 고기로 만든 케밥을 말하는 것 같다. 진짜 아다나 지역에서 유래한 케밥인가? 그리고 아다나는 좀 맵게 먹는다. 그냥 소고기 일반 케밥보다는 내 취향에 맞았다. 이 집은 또 친절하게도 보통 현지인들이 꼬챙이에 꽂힌 케밥을 어떻게 빼서 먹는지까지 내 케밥으로 시범을 보여 주셨다. 조금 불쾌했다. 그래도 뭐 그동안 먹어오던 바이브, 그리고 쉐프니까, 확실히 맛있긴 했다. 이 집의 킥은 빵에 싸먹을 때 넣어 먹는 겉을 태운 고추, 겉을 태운 토마토이다. 탄 부분에서, 나는 쌉싸름한 맛이 안 나고 고소하고 진한 야채의 향 났다.

밥을 먹고 페네르바체 축구 경기장으로 갔다. 카디쿄이 지구는 거리가 굳. 축구장 1층에 매장이 있었다. 축농배 아이템 모두 팔지만, 축구가 메인이었다. 규모는 사직야구장 롯데 매장 3배 정도, 올해로 102주년을 맞은 한신갑자원야구장 알프스 굿즈샵 정도 규모의 거대한 매장이었다. 아이템 질 "상"이다. 적어도 3년전 유니폼까지 팔고, 거기다 반응이 좋았던 과거 유니폼은 빈티지 시리즈로 남겨두는 듯. 난 야구만 보고, 야구 매장만 들어가서 축구는 잘 몰라서 아닐 수도 있다. 이선생은 페네르바체에 온 김에 홈 유니폼에 김민재 선수 마킹을 박고 싶어 했다. 근데, 이선생은 과연 직원들이 오래전 잠깐 머물렀던 한국 선수 마킹까지 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니까 100% 된다 이렇게 생각하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근데, 내가 25년 8월에 교황청 앞에 as로마 스토어에 간 적이 있거든. 로마 시민들 보니까 다 자기 이름 박아넣고 가는 거다. 그리고 나도 사촌 동생이 프란체스코 토-티 의뢰해서 한참 옛날 선수 박고 갔단 말이지. 그래서 난 유럽에서는 무조건 된다고 했다. 근데 이선생 이친구가 하는 말이, 카디쿄이는 아시아래... 어쨌든 김민재 박고 좋다고 사진 많이 찍고 다시 유럽으로 건너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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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건너 오는 시간이 선셋이어서 그 좋다는 금각 선셋을 보며 카디쿄이에서 뭐 정확히 이름은 생각 안나는데 이스탄불 시의 유럽 파트로 넘어왔다. 선셋은 "특 상"이다. 전에 어디다가 말한 적이 있는데, 그 시간을 세상에서 나만 차지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황제가 된 느낌 그런 거. 본의 아니게 건너오는 타이밍이 너무 잘 맞아서, 터키항공에서 제공했던 투어이스탄불 크루즈 때 보다 더 좋은 선셋을 장면을 봤다.

그 배를 내린 곳은 마침 탁심 광장과 가까운 선착장이었다. 그러니 어디 다니기 좋아하는 이선생이 탁심 광장을 안 갈 수가 있겠어? 근데 저녁 시간에 갔더니 사람이 개많은 거다?? 왜냐면 12월 31일이었으니까. 여튼 거기가 이제 세계의 중심 중에서도 중심이니까 나이키 아디다스 매장이 얼마나 크겠냐. 아디다스를 갔다. 다 있다. 베식타스? 이건 나이키였나? 페네르바체, 갈라타 사라이? 이게 나이키였나 터키 챔스 3인방은 다 있고, 커스텀에, 한정판에, 신제품에 다 있어. 와 진짜 그때 신발을 샀으면 여행이 좀 더 편했으려나. 그 때 신을 샀어야 했다. 그게 맞았던 것 같다. 그럼 이선생 이양반은 거기서 무엇을 샀을까? 나이키에 가서 찐퉁 터키 축구 국가대표 유니폼을 샀다. 그러니까 이제 페네르마체 김민재 마킹이랑 찐퉁 터키 축구 국대 유니폼이 생긴 것이지. 그리고 마킹은 10번 찰라놀루. 내가 찰라놀루 하라고 했음. 원래 이양반이 s급 찐퉁을 살지, a급 복제품을 살지 고민을 했었는데, 내가 찐퉁 사라고 했다. 그리고 우리끼리 귈러가 어쩌구, 찰라놀루가 어쩌구 했는데, 그 마킹 담당 종업원이 어찌 알아 듯는지 찰라놀루 번호 찾다가 귈러 들리면? 뭐? 귈러로 박아줄까? 이랬다. 탁심광장 나이키 서비스 "상".

그리고 이건 딴 이야기인데 찰라놀루 할 때 높낮이가 있었던 것 같다. 터키 선수 발음을 정확히 하려면 높낮이를 익혀야 할 듯 하다. 저번에 as로마 스토어 갔을 때, 토티도 토티가 아니었다. 토오티인데 "토"가 저음에 장음이고 "티"에서 높아짐. 이 이야기를 하니까 as로마 스토어에서 종업원과 했던 대화가 기억난다. 내가 토티를 박아 달라고 하니까, 신나서 자기 손흥민 안다, 너 로마 좋아하냐? 뭐 이랬겠지. 근데 나는 축구 보는 거 별로 안 좋아하고 게임을 ac밀라노로 하고 있어서. 아아 근데 나는 ac밀라노 좋아한다 라고 할뻔. 진짜 거기서 그랬으면 어떻게 됐을까. 주먹질 당했을까? "나는 좋아한다" 까지 말하고 뭔가 ac 밀란 말하면 안 될 것 같아서 "야구를" 이렇게 "나는 좋아한다 야구를" 이러니까 "아아아아. 나도 안다. 아시아에 힘쎈애." 그래서 내가 "아. 오오타니!" 이러니까 "아 그래. 오타니"이러는 거다. 그러니까, 여기서 하고 싶은 말은, 지는 "토오티" 이렇게 장음 진득하게 빼놓고 "大谷"에서 "大"는 단음으로 했다는 거다. 그때 내가 느꼈다. 이탈리아 애들은 이탈리아 사람 이름 발음을 잘 해주고, 우리 한국 일본인 발음을 잘 못해주니까, 이제 우리끼리라도 우리네 사람 이름을 잘 불러주자! 이런 걸.. 그러니까 앞으로 다들 오타니는 오오타니임. 그리고 오사카는 오오사카임. 이러면 엄청 있어보일것이다.

그렇게 아주 늦은 밤에 호텔로 돌아왔다. 아니 근데 호텔 사장 무스타파가 우리가 예약을 1박만 했다는 것이다. 트립닷컴에 3박으로 나와있는데.. 그래서 내가 결제한 거 다 보여주면서 3박이라고 하니까 영어를 못 알아들으셨다. 근데 알아듣고 말고 할 것 없이 1박만 돼있다는데 어쩔건데. 내가 뭘 어떻게 할 수 있는데. 그래도 무스파타 아저씨가 착하셔가지고 일단 돈문제는 나중에 해결하기로 하고 일단은 너네 자야 되니까 방으로 가보라고 하셨다. 그래 나도 나중에 다 하고 싶다. 나중에 어떻게든 되겠지. 근데 막 손 놓고 있을 순 없으니까 트립닷컴에 전화를 해보려고 했는데. 전화를 어떻게 하나 외국인데. 근데 보니까 채팅이 있더라. 근데 12월 31일 밤에 채팅을 바로바로 확인할까? 바로 확인을 하더라. 그래서 채팅 보고 인터넷 전화도 하고 막 호텔측이랑 이야기도 했는데. 트립닷컴 측에서 하는 말이 무스타파 아저씨가 영어를 너무 못해서 그냥 다시 예약해주시고 차액이 발생하면 그걸 트립닷컴에 요청해 달라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뭐 그러겠다고 했지.

그리고 좀 쉬다가 신정을 밖에서 맞이하기 위해서 그 터키 할아버지 카페? 무스타파 1881인가 뭔가 그 금각내에 엄청 많이 보이는 그 집, 바로 거기서 터키쉬 딜라이트를 먹으러 갔다. 밤쯤 되니까 얼어 죽을 것 같았다. 그래도 터키쉬 딜라이트를 파는 집 중에서 가장 안전빵일 것 같아 그 집에 간 거다. 그 간판에 할아버지 얼굴이 엄청 자주보이니까. 여튼 난 우유랑 그 엿같은 터키쉬 딜라이트 추천 5개, 이선생은 커피랑 내 거랑 똑같은 딜라이드 5개를 시킴. 난 터키쉬 딜라이트가 생각보다 비싸서 좋았다. 비싼 건 보통 맛있기 때문이다. 이선생은 나니아 연대기를 좋아했는데, 거기 마녀한테 찾아간 애가 마녀가 소원 들어준다니까 터키쉬 딜라이트를 엄청 먹고 싶다 그랬다면서 터키쉬 딜라이트를 한번 먹어보고 싶다고 했다. 여튼 그래서 음식이 나와 먹어보았다. 맛. 교회에서 성탄절 전야재 할 때 간식으로 주는 과일제리 아는지? 그거의 엿버전임. 딱딱한 과일제리. 나는 "중하"를 주겠다. 이선생은 5개를 다 먹지 못했다. 4개를 먹었다.

<이스탄불3>

이선생은 엿같은 터키쉬 딜라이트를 4개나 먹고 컨디션 난조가 찾아왔다. 터키쉬 딜라이트 때문인지 기말 치자마자 아부다비에서 경유하느라 노숙을 한 탓인지, 아부다비에서 달달한 걸 너무 무리해서 먹은 탓인지는 몰라도 어쨌든 정상이 아니었다. 나는 젖은 운동화를 버리고 불편한 등산화로 갈아신고 나서부터 아킬레스건이 끊어질 듯이 아파 잘 것지 못했다. 어쨌든 그날이 나한테는 중요했다. 왜냐면 내가 제일 가고 싶었던 테오도시오스의 방벽을 가는 날었기 때문에.

일단 일어나서 예약부터 다시 하려고 무스타파를 찾아갔다. 없다. 그냥 나갔다. 빌빌거리며 무슨 수로교인데, 무슨 로마 황제의 이름을 딴 수로교인데 그 황제가 하드리아누스였던가 어쨌든 거기를 갔다. 거기는 숙소와 가까웠다. 숙소와 수로교 사이에는 시청이 있는데 마침 거기서 프리팔레스타인 시위가 있어서 프리팔레스타인 구호가 적인 머플러랑 팔레스타인기를 든 아라비아 인들, 터키인들 보면서 지나왔다. 고양이도 많았고.

테오도시오스 방벽은 엄청 멀리 있었다. 버스 타고 한참 갔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테오도시오스, 테오도시오스 하는 거 아니겠냐? 아닌가 비잔틴 비잔틴 이러나? 금각을 완전히 보호할 만큼 큰데 그게 3중이니까. 근데 진짜 해자도 방벽 길이만큼 다 팠을라나 싶었다. 여튼 갔든데 버스로 가니까 무슨 엄청 거대한 교차로에서 내려주는데, 고가도로 같기도 하고, 어쨌든 횡단보도가 없었던 것 같았다. 그래서 한참 걸었다. 터키 경찰 공동묘지 있는 곳 까지 걸었다가. 아니다 싶어서 다시 반대로 걸어서 지하차도로 성벽 쪽으로 건너간 것 같다. 아침이라 해가 방벽 안쪽으로부터 뜨는데 우리는 방벽 밖에서 방벽을 보면서 방벽을 따라 걷고 있어서 눈이 부셔서 방벽이 바로 앞에 있는데도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그냥 검은 벽만 봤다. 해가 중천에 뜨니까 비잔틴 사람들의 장인정신과 유머러스한 디자인을 볼 수 있었다. 중간중간에 오랜지색 벽돌을 섞어서 아주 예쁘게 네모 반듯한 방벽을 만들었다.

20260101_115104.jpg 이거는 작은 조각

방벽에서 트램을 타고 무슨 이슬람 사원 내에 있는 박물관에 들어가려고 했다. 그래서 사원에 갔는데, 일단 입장료가 개비싼 것은 둘째로 하고, 오늘이 신정이기 때문에 기도가 있으니 기도 끝나고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근데 이선생 이친구가 엿같은 터키쉬 딜라이트 4개를 먹고 앓고 있다고 하지 않았나. 그 친구는 스스로 목욕탕에 가야 한다고 처방했다. 그래서 숙소 근처 터키식 목욕탕을 한 네 시간 뒤로 예약을 먼저 해놔서 기도 끝날 때까지 기다릴 수 없었다. 그래서 그냥 금각 내 알록달록 거리라는 관광지구를 지나 숙소로 복귀하기로 했다. 아쉽지 않았다. 나도 아킬레스건 끊어질 것 같아서 이선생 이 친구 가자는데 다 못 가줄 것 같아 미안했는데, 뭐 이렇게 되면 친구 맞춰주는 척 하면서, 아쉬운척 하면서 마음편히 호텔에서 쉬면서 쉬엄쉬엄 다닐 수 있을 것아 오히려 좋았다.

알록달록 거리는 "상"을 받을 만하다. 이선생은 엿같은 터키쉬 딜라이트를 먹고 정신이 나가 있어서 예쁜지 몰랐을 것이다. 겨울 쓸쓸한 거리에 사람들이 들어와서 그 쓸쓸함을 즐기는 것 같았다. 봄에 오면 집의 발코니에 식물, 꽃이 자라서 밝은 분위기의 거리가 될 것처럼 보이긴 했다. 이스탄불의 좁고 가파른 비탈길에 높은 건물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마을이었다. 정면 오르막길을 제외하면 완전 서라운드 된 느낌인데 오르막길 끝에 정교회식 건물이랑 산동네가 보였다. 뭔가 미야자키 하야오 할배의 어떤 작품에 나올 것 같은 구조였음. 미야자키 하야오 작품을 보진 않았지만 뭐 대충 사람들이 말하는 걸로 그게 무슨 느낌인지 추측해 보자면 그렇다는 거임. 여튼 그럼. 아님 말고.. 그 동네에서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다 쓰러져 가는 건물 2층에 사는 아저씨가 차를 타고 어디를 가려고 하는데 차기를 집에 두고 와서 2층에 딸한테 차키 던저 달라고 하는 장면. 한국인이 그 비탈길에 차 끌고 왔다가 길 없어져서 당황하는 모습. 그리고 진짜 벽이 다 날아간 건물ㄷㄷ.. 그 마을 꼭대기에는 좀 더 큰 마을이 있었는데 언덕의 꼭대기인지, 내가 지하에서 지상으로 올라온 것인지?? 여튼 거기에 버스 정류장이 있었다. 여기쯤 오니까 눈이 북한에서 내리는 것처럼 내리고 있었다. 북한에서 눈이 어떻게 내리는지 니가 어떻게 아냐?? 다 알 수 있음. 여튼 그만큼 오고 있는데 이선생 이친구는 완전 맛이 갔다. 어쨌든 버스 타고, 숙소 근처 시청에서 내린 다음에 숙소로 한 15분 정도 걸어야 하는데. 아니 사진 좋아하는 친구가 이 예쁘게 눈이 오고 멀리 이슬람 사원이 보이는 장면을 거르는 거임. 한번 멈추면 다시 걸을 수 없을 것 같다는 거임. 어쨌든 무사히 돌아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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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왔으니 예약 문제 때문에 또 무스타파를 찾아야지. 무스타파를 만났다. 무스타파가 드디어 원래 예약이 3박인 걸 확인하고 영수증도 발견했다고 했다. 에이 시시해.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이제 터키식 목욕을 갈 때가 됐는데, 나는 이선생 이양반이 절대 못 일어 날 줄 알았다. 근데 일어나더니 정신이 나가가지고 목욕을 가겠다는 거임. 사실 이양반이 나한테도 가자 그랬는데 내가 비싸서 발 아파서 못 간다고 한 거임. 어쨌든 그래서 목욕을 갔음. 갔다 오니가 갑자기 부활해가지고, 나는 흑백요리사2 보면서 신나게 몸 녹이고 있는데, 한 두 시간 뒤에 오더니 갑자기 쇼핑몰을 가자는 거임. 아 진짜 아킬레스건 잘릴 것 같아서 이 양반 계속 앓았으면 했는데 갑자기 부활해가지고.. 망했다 싶었다. 여튼 아픈 왼쪽 발을 질질 끌면서 히스토리아라는 쇼핑몰로 갔다. 거기서 이제 아주 저렴한 되네르 케밥을 먹었음. 되네르 케밥이라는게 독일이 먼저냐 터키가 먼저냐 하는 그건데. 아님 말고.. 어쨌든 뭐가 독일스럽단 건지는 아직도 모르겠음. 빵이 다르다 이건가? 닭고기가 들어가면 되네른가? 어쨌든 너무 저렴해서 무슨 맛인지도 몰랐음. 아무것도 안 사고 그냥 쇼핑몰에서 나왔음. 이선생은 왜 나에게 쇼핑몰에 가자고 했을까? 여튼 패스트푸드점에서 먹은 되네르가 너무 실망스러워서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되네르를 충동구매했음. 근데 패스트푸드점보다 더 싸잖아. 근데 살 당시에는 그게 되네르인지 몰랐음. 왜냐면 내가 주문할 때 저양반이 먹는거랑 똑같은 거 주세요. 이랬거든. 그게 되네르인걸 알게 된 것은 그 다음날임. 쇼핑몰에 영화관이 있었는데 그게 CGV였다.

<이스탄불4>

이제 남은 곳은 그랜드 바자르, 톱카프 궁전, 아기야 소피아. 못 먹은 음식은 시미트. 이것을 차례차례 격파하고 저녁에 그리스로 넘어가는 버스를 타야 한다.

일단 그랜드 바자르부터 시작. 이선생은 그랜드 바자르에서 고양이가 그려진 마그네틱을 샀다. 그리고 이선생은 작은 양탄자도 샀다. 그랜드 바자르에서 술탄스 스파이스라는 향신료 가게를 봤다. 뭔가 한국 밴드 두개를 합친 것 같은 이름 아닌가. 아킬레스건이 잘릴 것 같았지만, 그랜드 바자르 골목골목을 다 돌아다녔다. 어떤 골목은 엄청 음침했다. 어쌔신 크리드 알타이르가 암살을 하고다닐 것 같은?, isis대원 모집책이 아시아인 포섭할 것 같은 그런 음침함이 있었다. 더 있다가는 불법을 저지를 자와 마주칠 것 같아 서둘러 나왔다. 또 갈라타 다리 밑으로 오게 되었다. 마침 큰길로 나온 김에 공항에서 온수를 얻어먹었던 시미트 사라이로 가자고 제안했다. 왜냐면 이름이 시미트 사라이니까 뭔가 시미트가 있을 것 같았다.

시미트 사라이까지 도보로 7분이 걸렸어야 했다. 근데 도착하고 보니 또 그 나이키 때처럼 시미트 사라이가 없었다. 아니 이 나라는 왜 없는데 구글맵에 나오는 것일까. 왜 리뷰도 있는 것일까? 다시 거기서 7분을 더 걸어 다른 지점에 이르렀다. 시미트 사라이에서 시미트를 하나 시키니 종업원이 이상한 사람 보듯이 봤다. 하지만 나는 그딴 건 신경쓰지 않는다. 전에 육식맨인지 백종원인지. 누가 시미트에 카이막을 찍어먹는 걸 봤다. 그래서 내가 시미트랑 같이 먹는 크림같은 거 없냐고 소심하게 물어보니까 못알아 들었다. 근데 옆에 같이 줄서던 사람이 알아들었다. 내 손 밑에 셀프로 잼이나 꿀 가저가는 선반이 있었다. 여튼 거기서 꿀 챙기고 물까지 주문에서 2층 테이블로 갔다. 시미트 쫀득하니 맛있었다. "중" 주겠다. 근데 터키는 카페에서 자리를 뜰 때 자리를 치우지 않는 모양이다. 사람들이 자리를 더럽히고, 음식과 쓰레기를 남겨두고 그냥 자리를 떴다. 그러면 종업원들이 치웠다. 근데 늦게 치웠다. 그래서 그냥 공간이 지저분했다. 배가 아팠다. 아침부터 아팠다. 카페 화장실은 깨끗할까? 들어갔다. 나왔다.. 우리는 나중에 유서깊은 국립고고박물관에 갈 계획이었다. 거기서 화장실을 사용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천천히 아기야 소피아로 걸었다. 처음 온 날 폭우를 맞으며 걸었던 길을 또 걸었다. 아기야 소피아에 도착했더니 돌마바흐체나 갈라타탑이랑 다르게 줄이 개길었다. 그래 이곳이 진정한 로마의 주교좌성당이지. 당연히 바티칸보다 더 기다리는게 맞아 이랬다. 이선생이 그냥 사람 빠질 때까지 톱카프 궁전 정원이나 둘러보다가 박물관 먼저 가자 제안하여 톱카프 궁전 정원으로 갔다. 거기에 아주 예쁘게 생긴 검은 고양이 한마리가 얌전히 있었다. 이선생이 고양이를 엄청 좋아해서 머리를 쓰다듬으려고 다가갔다. 얌전했다. 손을 머리에 댔다. 발톱을 세우고 패딩을 긁었다. 패딩이 찢겼다. 이 고양이는 사악하다. 이 고양이는 인간이 다가올때까지 기다린 다음 방심한 틈에 인간을 공격한다. "하".

톱카프 궁전 정원에는 아타튀르크 동상이 있었다. 동으로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선생 이양반이 아타튀르크를 좋아하여 사진을 찍자고 했다. 튀르크계가 아닌 유럽인에게 사진을 부탁했는데 "저 아시아 인들은 외국인 앞에서 왜 사진을 찍지" 이런 느낌이었다. 왜냐니, 아타튀르크 선생이 친미 노선을 선택하셨고, 미국과 동맹을 원하셨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터키와 그리스가 625전쟁에 참여할 수 있었던 거다. 라고 하고 우리는 속으로 생각했다. 근데 그양반들도 나중에 사진 찍더라. 그리고 바로 옆에 있는 국립고고박물관인가 거기로 속 들어갔다.

국립고고박물관은 어이없는 곳. 대단한 유물들도 있었다. 시리아, 요르단 쪽에서 나온 왕족의 석관들. 그런데 유명한 전투 장면이 조각으로 세겨진. 그런 대단한 유물들이 분명히 있었다. 그리고 트로이 유적들도 대단한 유적들이지. 그리고 이아손의 원정을 표현한 오래된 그림. 예술작품들도 있었고. 드라크마, 세겔, 달란트 뭐 그런 동전들도 있었고. 그런데 도자기에 그림 있는 유물들 있잖아. 역사책에 맨날 사진으로 나오는거.. 아킬레우스랑 오뒷세우스랑 장기두면서 놀고 있는 장면 그려진 뭐 그런 거. 그런 게 조금 상태 이상한게 위에 있고, 밑에 딱 완전 모범적인 토기 사진 붙여놓고 그 밑에 작은 글씨로, "이거는 바티칸 박물관에 있음" 이럼. 그것 말고도 "이거는 루브르 박물관에 있음", "이거는 우피치에 있음"이런 거 많음. "중 상"이었다. 우리 이선생은 트로이 씹덕인지 엄청 좋아하시더라고. 박물관 화장실은 복원소 같은 거 옆에 있었는데 사람 많은 것 치고는 깨끗하더라고, 냄새도 덜 나고. 근데 겨울이라 엉덩이가 시려웠다.

여튼 다 마무리 하고 황제가 아기야 소피아로 입장할 때 썼다는 그 길을 따라서 아까와는 반대 방향으로 아기야 소피아에 들어왔다. 근데도 사람이 많았다. 그리고 입장료도 비샀다. 아기야 소피아 안에 중세 예수 얼굴에 모델과도 같은 그런 게 있다고는 알고 있는데 그거 하나 보러 들어가기는 내 아킬레스건이 너무 아팠다. 그리고 그때 아기야 소피아 쪽에서 보는 바다가 예뻤다. 안 들어가고 싶었다. 건물은 밖에서 보면 된 거 아님. 그래서 이선생한테 멋있게, 난 바다를 볼래. 라고 했는데 이양반이 짜증 내면서 이거 보러 터키 온거 아니냐. 같이 안 다닐 거면서 난 왜불렀냐 이러는 거임. 아씨 그래서 아킬레스건 잘릴 것 같은데 그냥 줄섰다 들어가 줬음. 그래 줄 빨리 빠지더라. 근데 사람들이 현금도 많이 쓰고, 매표소 직원이 지하 박물관 표가 있다는 거를 매표소에서 설명하는 구조라서 좀 지체되는 건 있음. 그게 아니었으면 더 빨리 입장할 수 있었을 것이다. 여튼 들어갔는데 뭐가 없다. 뭐가 없어. 진짜 무슨 아랍어로 크게 뭐 쓴 거 말고 뭐가 없어. 계속. 정교회 성당 구조를 처음 봐서 신기하긴 해. 근데 뭐가 없어. 그러다가 벽에 그려진 그 예수 그림을 봤다. 그때 마침 해가 예수가 그려진 벽 옆의 창 쪽으로 떨어지기 시작하는 타이밍이었는데 해가 예수를 비치는 모습이 좋더라. 엄청 무게감 있으면서도 따뜻한 느낌을 주는 그런 그림이었다. 아주 오래 전에 치마부에 선생이 콘스탄티노플까지 와서 미술을 배우고 토스카나로 돌아가셨다는데, 여기서 이 예수 그림을 봤겠지. 그렇지 않으면 아시시 샌프란시스코 대성당 벽에 그런 감동적인 벽화를 그리지 못했을 거야. 그리고 더 안쪽에는 관광객들한테만 보여주기위해 면으로 무슬림 공간에서 안 보이도록 가려놓은 성모 그림이 있다고 하는데 나는 예수 그림을 더 오래 보고 싶어서 안 갔다. 나머지 그림, 뭐 콘스탄티누스 대제, 콤네누스 황제 뭐 들고있는 거 그런 거는 멋있었는데 잊었다. 그렇게 나와서 이선생은 박물관 표까지 사서 박물관으로 갔고, 이선생이 박물관까지는 안가도 된다고 허락해 줘서 나는 바다가 잘 보이는 밥집을 찾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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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집을 찾다가 어느 건물 옥상에 갈메기가 큰 무리를 이루고 있는 것을 보고 무슨 상황인지 궁금하여 구글맵을 찾아보았다. 뭐 무슨무슨 카페인데, 평점이 좋았다. 그냥 갔다. 들어가니가 뭔가 엄청 부티크한 느낌이었다. 딱 직원이 밖에서부터 대기하고 있었다. 엄청 비싸겠구나 싶었다. 들어가니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엘리베이터를 타라고 했다. 그래서 탔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니 통유리로 탁 트인 바다 전망이 들어오는 아주 부티크한 관광객용 레스토랑이 있었다. 이선생이 오늘 지출을 많이 했는데 이거 이런데 왔다고 혼나겠구나 싶었다. 커피만 먹고 나가자 싶었다. 근데 멋있긴 했다. 이선생이 왔다. 이선생은 엿같은 터키쉬 딜라이트를 먹고 며칠 앓고부터는 우리 동방의 음식을 찾고 있다. 이선생은 그때 박물관에 가려고 했으나 길을 물어물어 도착한 곳에는 엄청 긴 줄이 있어 그냥 왔다고 전해주었다. 이선생 기분이 안 좋아 보였다. 그래도 참 다행인 것은 이집에 니기리나 후토마끼 메뉴가 있었다. 개비쌌지만 그래도 동방의 메뉴다. 아니나 다를까 이선생은 니기리를 시켰다. 나는 연어 스테이크랑 라이스 푸딩이 궁금해 라이스 푸딩을 시켰다. 라이스 푸딩을 디저트로 달라고 했는데 가장 먼저 나왔다. 이 푸딩은 내가 먹어본 푸딩 중에 한 5등 정도 밖에 못 된다. 가장 맛있는 푸딩은 타이완 마오콩산 카페 푸딩이고, 두번째로 맛있는 푸딩은 타이완 편의점 푸딩이다. 그래도 맛있음. 홀딱 먹어버렸지. 동방의 음식을 고집하던 이선생도 몇 숟가락 먹었다. 이선생 니기리가 나왔는데. 니기리는 정말 "최 하"라고 했다. 내 연어 스테이크는 "중"이었다. 뭐 딴 데서 먹어보질 안아서 평가를 할 수가 없다. 솔직히 연어 좋아하는 사람 이해가 안 된다. 서비스 역시 괜찮았다고 할 수 없다. "중 하"를 준다. 식사 중 스푼을 떨어뜨려서 종업원에게 스푼을 달라고 했었다. 바로 앞에 수저가 들어간 드로워가 있었는데 계속 나중에 준다 나중에 준다 하면서 스푼을 주지 않았다. 그러더니 갑자기 쌀푸딩을 주는 거다. 쌀푸딩의 터키어 발음이 스푼이랑 비슷했던 것 같다. 이건 당연히 종업원의 잘못. 계산을 카드로 하는데, 카드 단말기를 들고 와서 팁을 얼마 줄거냐고 했다. 카드 단말기 까지 들고와서 팁 얼마 줄거냐고 물어보는건 좀 양심이 터진것 같다는 생각이다. 터키가 원래 팁을 받는 나라도 아니고.. 보통 이 경우처럼 얼굴 들이밀고 물어보지 않고 카운터에서 점잖게 "팁을 선택해 주세요"이러면 바로 "노 팁" 누르는데, 이렇게 얼굴 들이밀고 물어보니까 10%를 안 줄 수 있나. 속상하다. 식사를 마치니 꼭 루프탑으로 올라가보라고 한다. 루프탑은 식당에서 먹다 남은 빵을 놔도 관광객들이 갈매기한테 먹일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장소였다. 새우깡 이런 거다. 사람들이 갈매기랑 장난을 치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루프탑은 전망이 좋았다. 아기야 소피아와 블루 모스크를 아무 장애물 없이 촬영할 수 있는 스팟이었다. 나는 부사니언이라 갈매기 잘 알인데, 이스탄불의 갈매기는 개크다. 내 생각에는 고양이와 갈매기가 먹이경쟁을 하며 서로 개체수 조절을 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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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02_165725.jpg 아 기억났다 세븐힐스 레스토랑앤카페

그 다음 스텝은, 숙소로 돌아가서 맡겨놓은 짐을 찾아 버스터미널로 이동해서 그리스 테살로니키로 가는 버스를 타는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