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테살로니키>
한쪽 바퀴가 나간 캐리어와 그냥 캐리어와 배낭을 매고, 이선생은 그냥 캐리어 하나만 들고, 버스 터미널로 가는 지하철을 타러 갔다. 나는 지도 안 봤다. 대신 이선생이 봤는데 내가 왜 보나. 대신 이선생이 이상한 길로 나를 인도해서 빠꾸를 해야 할 때도 그냥 그렇거니 하면 된다. 아킬레스건은 잘릴 것 같았지만.. 이선생 이양반이 지하철 입구로 가야 하는데 지하상가로 나를 이끌었다. 트렁크를 내렸다 올렸다 했다. 어이가 없네. 어쨌는 결국 지하철 역 입구를 찾고, 지하철을 타고, 고생 많이 해서 버스터미널과 가장 가까운 지하철 역에서 내렸다. 아마 거기가 종점이었던 것 같다. 내리니까 다른 지하철역과 다르게 지상에 역사가 있었고, 역사에 음식점, 수퍼가 많이 있었다. 긴 이동 전 챙길 거 다 챙기고 가는 사람이 많은 모양이다. 역사 바깥으로 가니까 공항 주차장 처럼 넓은 주차장이 있고 주차장 가장자리 주위로 버스 회사들이 줄지어 있었다. 짐을 끌고 우리 회사를 찾아 가는데, 버스회사에 고용된 사람인지, 그냥 돈 받으려고 하는 사람인지, 우리보고 어디로 가느냐고 묻는다. 테살로니키로 간다고 하니, 짐을 다 뺐아들고 자기네 회사 버스는 여기서 알아본다고 자기네 회사 앞까지 짐을 옮겨주는 거다. 우리는 다른 회사에 이미 표가 있다고 하니 그 회사는 바로 저기 있다고 또 친절하게 알려준다. 뭐하는 사람인지 모르겠다. 그런 행동은 외국인을 불안하게 만든다.
우리 회사 건물에서 짐표를 붙이고, 표를 받았다. 테살로니키까지는 10시간 정도 걸린다. 중간에 3번인가 휴게소에서 정차하고 하차 장소는 5곳인 것 같았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때보다도 화장실 컨트롤을 잘 해야 했다. 근데 그래도 밤에는 자동 컨트롤이 되도록 인체가 설계가 되어있기 때문에 밤에 긴 거리 이동은 그나마 낫다고 생각한다. 2층에 대합실이 있었다. 대합실에는 역시 이슬람 신자들 기도방, 화장실, 정수기, 고양이가 있다. "터키는 이정도는 기대할 수 있는 나라군"이런 생각. 고양이가 혹시 우리가 먹을 걸 줄가 싶어서 부비부비를 했다. 그러고 보니 나도 배가 고픈 것 같아, 터키에서 떠나기전 마지막으로 케밥을 한번 먹어보자 싶어서 다시 그 지하철 역사에 케밥집으로 갔다. 염통, 감튀, 제육 비스무리하게 생긴 어떤 것, 다 맛있게 생겼지만 갑자기 비싼 돈 주고 먹기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직전 식사에서 무리하게 쌀푸딩이랑 연어스테이크를 먹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냥 "음음. 싼 거." 이러니까 주인장이 그럼 "이 하얀 케밥이 치킨으로 만든건데 이게 되네르다. 이게 제일 싸다." 이랬다. 그때 되네르 케밥이 닭인 거 처음 알았다. 아닐 수도 있는데, 아니면 말고다. 여튼 그걸 사서 들고 대합실로 간다. 되네르를 3번째 먹기 때문에 머리에 맛을 잘 저장해 놓을 수 있었다. "중". 그리고 케밥을 조금 때서 고양이한테 줘야지. 그리고 출발하기 전까지 고양이랑 계속 놀아야지. 고양이한테 닭고기를 조금 줬다. 이제 나는 고양이랑 완전 친해져서 고양이가 내 옆에만 있겠지. 아니었다. 고양이는 나랑 좀 놀아주다가 인간이 없는 곳으로 가서 열심히 그루밍을 했다. 터미널에서 출발 시간을 1시간 30분 정도 기다렸던 것 같은데, 대기를 하면서 알게된 것이 있다. 터키를 출발해서 세르비아, 알바, 로마니아, 불가, 헝가리 이정도만 있을 줄 알았는데, 이스탄불-베를린 노선도 있었다.
여튼 출발 시간이 되어 버스를 탔다. 자리는 남았다. 항상 남는 것 같다. 근데 왜 다 자기자리에 안 앉는 것일까? 그 아줌마는 왜 남의 자리에 앉아놓고 오히려 왜 시비냐고 뭐라했던 것일까. 뭐 상관없다. 나도 좋다. 버스는 벤츠였고, 난방을 잘 해줬는데도 공기는 건조하지 않은 아주 좋은 에어컨디션을 가진 버스였다. 서스팬션도 좋아서 허리나 엉덩이에 충격이 몸에 닫기 전에 어딘가로 부드럽게 흡수되는 것을 느꼈다. 버스에서 로마니아 사람을 만났다. 이양반이 휴게소였는지 출입국사무소 면세점이었는지 거기서 미국 담배를 엄청 사가지고 나랑 이선생한테 출입국심사중 좀 가지고 있어 달라고 부탁했다. 우리가 해주겠다고 하니 좋아서 감사의 표시로 과자를 나눠줬는데 개맛없었다. 출발한지 한 3시간 만에 출입국 사무소에 도착한 것 같았다. 도대체 나라가 얼마나 큰 것이냐. 지도로 볼때 콘스탄티니예는 작은 귀퉁었는데 그거 하나 벗어나는데 3시간이나 걸렸단 거? 먼저 출국부터 해야 했다. 통과. 그다음에 차를 좀 더 타고 들어가서 입국을 해야 했다. 통과. 여권에 자동차 표시가 세겨진 출입국 도장을 받았다. 내 여권에는 배로 출국, 배로 입국, 차로 출국, 차로 입국, 비행기 다 있다. 또 뭐 다른 방법이 있을라나. 걷기? 수영? 1번 국도에 있는 출입국사무소에 가니 추억의 남북출입국 사무소가 생각이 난다. 거기서 비무장지대 야간 작전을 나갈 때, 04K라는 야간감시장비의 초점을 맞출때 노무현 대통령의 "평화를 다지는 길, 번영으로 가는 길"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비석 글자를 보면서 맞췄었다. 이나라에는 유럽연합 별이랑, 영어로 쓴 "헬라스"가 보였던 것 같다.
<테살로니키>
여튼 입국을 마무리 하고 여권도 버스 기사한테 돌려 받고 완전히 합법적으로 그리스로 넘어오는데 성공했다. 터키도 그렇고 그리스도 그렇고 국기를 곳곳에 많이 걸어 놨던 것 같다. 우리나라는 태극기를 걸어놓으면 극우로 오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국기다는 날만 국기를 달아야 할 수 밖에 없는 건가. 터키는 레드의 묵직한 맛이 있고. 그리스는 그 완전 하늘색 하고 똑같은 그 색 자체가 시원하면서 고급스러운 느낌을 다 가지고 있다. 디자인 자체도 너무 복잡하지 않으면서 개성있다. 안정감있는 성 게오르기오스 십자가에다가 "자유가아니면죽음을"의 9글자를 딴 9줄 스트라이프 디자인. 가장 국기가 예쁜 나라는 나한테는 그리스임. 나중에 아크로 폴리스 올라가서 하늘에서 바람에 날리는 국기를 봤는데 그 파랑색이 아티키, 펠로폰네소스 지역 하늘색과 정확히 같았다. 갑자기 국기 이야기를 왜 하냐면 한창 그리스에서는 농민들이 트랙터 시위를 하고 있었다. 아님 말고.. 어쨌든 그래서 많은 트랙터들이 출입국 사무소 앞에 국기를 달고 출동했다. 아마 주요도로 중 하나여서 교통 흐름을 방해하는 식으로 시위를 하려는 것 같았다.
그러고도 7시간을 더 달려서 성지 테살로니키의 어느 공터에 도착했다. 시간은 새벽 5시 정도? 일단 가만히 있다가 얼어죽을 것 같으니까 호텔로 갔다. 그리스 숙박은 엄청 저렴했다. 그래서 호텔의 자질에 대한 의심. 걱정을 많이 했다. 그리스 첫 호텔 도착. 너무 나이스한 호텔 당첨이었다. 종업원이 매우 친절하게 짐을 정리해 주셨고, 와이파이와 체크인 시간을 알려주셨다. 이제 뭘 해야 할까. 아니 뭘 한다는 게 말이 안 되는 거 아닌가. 10시간을 잠도 제대로 못자고 새벽에 도착했는데 이 겨울에, 그냥 체크인 시켜줄 때가지 호텔에 죽치고 있으면 안 되겠나? 뭔가 이렇게 말하면 이선생이 버럭 할 것 같았다. 이선생은 엿같은 터키쉬 딜라이트를 4개나 먹었는데도 건강을 너무 빨리 회복해 버렸다. 그럼 일단 아침 먹고 생각해보자고 했다. 그래서 호텔 앞에 사람이 북적북적한 식당을 갔다. 아니 6시인데 이렇게 북적북적한 것은 사람들이 아침 먹는 걸 좋아하는 걸까. 전날 밤부터 계속 먹고있었던 걸까. 종업원과 사장이 너무 바빠서 아시아인 두 명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그럴수록 반드시 무조건 이 집에서 아침을 먹고 말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30분을 투명 유리문 앞에서 꼼짝없이 기다리다가, 들어오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그냥 들어가서 "이제 앉을래"라고 했다. 그러니까 자리를 줬다. 바로 종업원이 뭐 시킬 꺼냐고 물었다. 원래 30분 동안 기다리면서 생각해 둔 메뉴는 있었지만 바로 옆으로 뭔가 볼로네제 스파게티같은 무언가가 서빙되고 있어서 저거랑 같은 거 달라고 했다. 한 15초 뒤에 나왔다. 나는 이게 진짜 좋았다. 이게 맞다. 거기다가 맛있었다. 음식 나오는데 15초 걸린다고 맛 없는 게 아님. 진한 그리스 올리브유 향이 입에 오래 남는 그런 스파게티였다. 여행에서 지금까지 먹었던 것 중 가장 맛있었다. 이선생이 거기서 뭘 시켰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선생은 아직도 배가 차지 않아 뭔가 국밥이나, 설렁탕 같은 걸 먹어줘야 쓰겠다고 했다. 그때 마침 옆으로 뽀얀 국물에 고기가 둥둥떠있는 음식이 다른 테이블로 서빙 되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바로 저거랑 똑같은 거 달라고 했다. 설렁탕은 아니고 뭔가 이상한 음식이었는데, 고기인 줄 알았던 건 도가니 같기도 하고 뭐 그렇다. 새콤한 맛이 나는 밍밍한 고깃국이었다. 위에 올리브유가 둥둥떠다니는. 이선생은 좀 역겨워 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근데 나는 그것도 나름대로 괜찮던데.
여튼 밥 먹으면서 이선생과 합의를 봤다. 해 뜨기 전에 테살로니키 성, 아크로폴리스에 올라가서 일출을 보자. 그리고 로톤다 쪽으로 내려와서 알렉산더 기마상을 보고, 환자인 나는 아리스토텔레스 광장을 거쳐서 호텔로 가고, 이선생은 전쟁박물관, 비잔틴문화박물관, 또 무슨 이상한 고고박물관이었는데 박물관 세 개를 찍고 호텔로 온다고 했다. 그리고 나중에 호텔 방에서 만나서 빌린 차를 찾으러 공항으로 가자고 했다. 그렇게 테살로니키 성으로 가는 등산을 시작했다. 우리가 마침 성에 도착했을 때 조명이 꺼졌다. 딱 좋을 때 도착했다. 아크로폴리스에서 바다가 내려다 보이고 바다 뒤에 올림포스산까지 보였다. 그리고 예쁜 고양이 무리도 있었다. 여기도 고양이가 사람을 좋아한다. 바다 반대쪽으로는 마을이 있었는데 거기 뭔가 멋있는 정교 회당이 있었다. 갔다. 예뻐서 간 것도 있고, 비가 왔는데 이스탄불에서의 사고를 당하고 싶지 않아서 갔다. 들어갈려고 했는데 이선생이 문 안열린다고 가자는 거다. 그래서 내가 문이란 문은 다 열었는데 2층이 본당이었고 본당 문은 열려 있었다. 안에 청소하시는 신자가 청소를 하고 계셨다. 중세 스타일 오소독스 성화가 그려져 있는데 이스탄불에서 봤던 예수그리스도만큼이나 무거운 느낌의 성화다. 서유럽보다 교회 자체가 어둡고, 장면보다는 얼굴 위주로 한 사람 한 사람을 크게 그려서 그런 느낌을 받는 것 같다. 치마부에가 이콘을 여기서 배웠다고 하는데 정교회 성인 성화에서 이콘은 잘 보이지 않았다. 성 아타나시오스, 성 니콜라스, 성 안토니오스 같은 매우 널리 알려진 오소독스 성인도 다른 성인과 무엇으로 그림상 구분이 되는지 있는지 알수가 없다. 제일 큰 천장 동그라미에는 예수의 성화가 그려져 있었다. 강렬한 인상. 불은 청소하시는 신자 앞 촛불밖에 없었다. 여튼 거기서 기도를 한번 하고 나왔다.
이제 버스를 타야 하는데, 이선생이 버스표를 키오스크에서 사거나 상점에서 사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물어물어 키오스크가 있는 곳으로 갔는데. 알려준 곳에는 키오스크가 없었다. 아마 사실 버스 안에 키오스크가 다 있었을 거다. 그냥 한번 타 볼걸 그랬다. 아님 말고.. 그래서 그냥 로톤다까지도 걸어 가기로 했다. 하산을 했다. 내려가는데 또 이선생 이양반이 그냥 로톤다로 가면 될 것을 또 여기 어디에 아타튀르크의 생가가 있다고 그건 보고 가자고 한다. 아니 아타튀르크는 이스탄불에서 볼만큼 본거 아닌가 싶어도 가줬다. 그냥 당시 중산층 집 아니겠어. 근데 재밌는 건 맞지. 뭐랄까. 아베 신조의 집이 부산에 있는 느낌인가. 아님 말고.. 이건 진짜 이선생이 나한테 한 말 같아서 그럼.. 그리고 로톤다로 갔지. 로톤다도 그 돔에 들어가 보는 걸로 20유로인가 15유로인가를 받더라. 내가 영축산 통도사에 들어갈 때 얼마를 냈더라. 진짜 양심 터진 거 아니냐고. 어쨌는 로톤다 정 가운데 무슨 원이 있길래 발을 굴렀다. 사격장에서 총을 쏠때 느끼는 그런 에코를 느꼈다. 신기해서 여러 소리를 내보고 영상도 찍고 나왔다. 근데 아무리 고유적이라도 이게 무슨 15유로씩 하나 싶다.
로톤다에서 무슨 개선문인데 누구더라. 로마 황제인데 마케도니아 노예출신 뭐 그런 사연이 있는 그런 황제였는데 누구더라 아무튼 그쪽으로 수변에 고가초소로 만들어놓은 탑. 드디어 거기에 이르렀다. 한 10시쯤 됐을라나. 아니 근데 이선생이 또 그 탑을 올라가봐야 한다는 거다. 그 탑 올라가는 데도 한 2만원 정도 들어간 것 같다. 올라갔다. 다시 내려왔다. 그땐 좀 빡치더라.
얼마나 빡쳤냐면, 내가 그때 아킬레스가 진짜 똑하고 부러질라 했거든, 근데 빡쳐가지고 알렉산드로스 기마상이 한 600m정도 떨어져 있었는데, 그 탑 내려오자마자 전력질주해서 갔다. 빨리 방 들어가서 누워서 잘라고. 그래도 마케도니아 수도였으니까 거기서 사진한번 찍어주고. 드디어 이선생과 헤어졌다. 나는 아리스토텔레스 광장으로 갔다. 이선생은 박물관으로 갔다. 솔직히 진품은 전부 아테네 국립고고학박물관에 있을텐데 왜 저라나 싶었다.
기마상에서 아리스토텔레스 광장으로 가는 길은 수변이었다. 해수욕장은 아니고 민락같은 거. 근데 음식점 줄지어 있는 건 광안리 같았다. 사람이 많았다. 내가 그리스에서 꼭 피자를 먹어보고 싶었는데, 그리고 얼큰한 해산물 들어간 파스타를 하나 먹고 싶었는데 그런 걸 해줄만한 음식점들은 자리가 없었다. 그래, 누가 이 동내 오면 감자를 먹으라 그랬다. 그래서 그냥 광장까지 다 가서, 널널한 집 들어가서 셀러드 하나, 감튀하나를 시켰다. 내가 차마 그릭 셀러드는 시키지 못했다. 너무 관광객처럼 보이면 좀 그러니까. 누가봐도 관광객이지만.. 그리스 사람들은 내가 오랫동안 가져왔던 그리스인에 대한 편견이랑 그렇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먹는거랑 자는데 진심인 것 같다. 그리고 담배에도 진심인 것 같다. 담배는 극동유럽 모든 나라 사람에게 진심인 것 같긴 하지만.. 그냥 진짜 그리스인 조르바 같다. 아님 말고.. 음식을 시키고 값을 치르면, 그것보다 더 많은 양의 음식을 주는 느낌이 있다. 이 집도 아무리 노력해도 다 먹지 못할 만큼 많은 양의 샐러드와 감튀를 주었다. 맛은 요리 실력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편차가 크지만 양은 휴머니즘의 영역이기 때문에 그리스에 있다면 언제나 많은 음식을 제공받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신 담배에도 진심이라서 야외에서 먹을 거라면 간접흡연에도 익숙해 져야 했다. 근데 잠에도 진심이라 그런지 식당이 오픈해 있는 시간이 너무 짧은 것 같다.
맛은 그렇게 훌륭하지 않았지만 행복한 점심 식사를 마치고 식당 바로 앞에 아리스토텔레스 동상 앞에 섰다. 아무도 아리토텔레스 동상 따위는 거들떠 보지 않았다. 구석에 있었고. 뭘 보는지도 몰랐다. 왜 아리스토텔레스 동상은 그렇게 어정쩡한 곳에 있을까? 바다를 보는 것도 아니고, 광장정중앙을 보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만든 의도는 무엇입니까?
호텔로 가야 했다. 아직 심카드가 없어서 이선생의 핫스팟에 기생을 하고 있었다. 이제 이선생이 없으니 심카드를 구해야 한다. 돌아가는 길에 보다폰에 들어갔다. 제일 싼 심카드 요금이 3개월, 1개월에 15기가씩 50유로라고 한다. 아니 이건 개에바아님. 듣고는 차라리 공항이 더 쌀 것 같기도 하고, 다른 보다폰 지점에 가면 더 싸게 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지금 당장은 너무 피곤하고 날씨도 추우니 숙소 가서 잠깐 자면서 생각해 보기로 했다. 그리고 숙소를 인터넷 없이 찾아갔다. 숙소에서 쉬면서 아무리 생각해도 오늘 저녁에 빌린 차를 받으면 그 때부터 내 플레이리스트를 들으면서 달려야 하는데 그러려면 비싼 돈 주더라도 그냥 보다폰에서 빨리 해결하는 게 나을 것 같아서 50유로 줘버리자고 생각했다. 그래서 구글맵에 혹시 다른 보다폰 매장이 있나 찾아봤다. 근데 보니까 주위 모든 통신사 매장이 영업종료로 뜨는 것이다. 오후 4시밖에 안 됐는데. 진짜 할말은 많지만 해봐야 뭐하겠나. 자기들이 그렇게 살겠다는데. 그래도 레딧에 찾아보니, 공항 보다폰이 24시간 영업이라고 한다. 차라리 잘 됐다. 차 가지러 갈때 공항에서 심카드도 사야지 싶었다.
이선생이 돌아왔다. 전쟁박물관이 재밌었다고 한다. 전쟁박물관에서 신기한 걸 봤다고 했는데 그게 뭐였는지 기억이 안 난다. 625당시 뭔가를 봤다고 했는데 기억이 안 난다. 이제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가는 것이다. 차를 찾기 위해서. 근데 이선생이 빨래를 해야 해서 동전 세탁소 같은 곳에 가느라 시간이 지체되었다. 공항까지는 버스로 1시간이 걸리는데, 20시에 차를 찾기로 했는데 19시에 버스에 타게 됐다. 근데 뭐 "별일 있겠냐. 별일 있어도 죽기야 하겠냐는 식으로 내가 계속 여유를 부리니까 자기가 빨래하느라 늦은 건데, 자기가 성을 내려는 것 같았다. 어이가 없네. 마침 또, 버스정류장에서 도로가 한 10분 정도 통제 돼서 버스를 또 늦게 타게 되었는데 그것 때문에 더 신경이 예민해졌던 것 같다.
근데 뭐랬냐. 진짜 별일 없다니까. 차가 아주 수월하게 잘 빌려 졌지. 근데 푸조 208을 얻고 싶었는데, 도요타 야리스를 얻었다. 근데 좋은데? 난 일본차도 한번 운전해 보고 싶었어. 일단 보증금까지 다 줘 놓고. 이제 진짜 내가 엄선한 한국 일본 400곡 플레이리스트를 들으려면 심카드를 구해야 하는데, 아니 보다폰에 불은 들어와 있는데 직원이 없다. 공항 직원한테 물어보니, 디파쳐 터미널에 가보라고 한다. 갔는데 없다. 다시 와서 물어보니 그 직원이 모른다고 한다. 아니 처음부터 모른다고 했으면 딴 사람한테 물어봤을 거 아니냐. 이렇게 되니 또 이선생이 불안해 한다. 왜냐면 픽업차량을 타고 차고지로 이동해서 차를 인수해야 하는데 자꾸 그게 지체되고 있으니까. 그래서 마지막으로 렌터카 업체 종업원한테 혹시 보다폰 직원 어디갔냐고 물어보니까. 그 사람 지금 공항 떳다고 한다. 일단 첫번째 물어봤던 공항직원 때문에 레이지 엄청 올라가고, 플레이리스트 이선생꺼 들을 생각에 레이지 폭발할 것 같았다. 아 차라리 그냥 50유로에 팔 때 그냥 살껄껄껄 이런다. 쩔 수 없다. 일단 살고 봐야 한다. 일단 차를 인수해야 한다. 다른 도시에 도착할 때까지, 거기서 심카드를 구할 때 까지, 개빡치는 남의 플레이리스트를 들어야 했다. 아 생각해보니 이날은 토요일이었다. 다음날이 주일이라 어느 도시에서도 심카드를 구할 수 없는 상황. 레이지 가득.
이선생의 아이폰을 차와 연결한다. 애플 카플레이. 개빡치는게 이선생 아이폰 배터리가 20% 이하이다. 애플 카플레이시 배터리가 일찍 고갈된다. 그럼 집에 어떻게 가냐. 그냥 이선생 아이폰을 연결 안 하고 그냥 이선생 손에 올려 놓고 그거 보면서 간다. 또 개빡치는게 이선생 그냥 경로 안내 시작 누르면 그 여자가 다 알아서 알려주는데 그냥 경로만 눌러놓고 자기가 길 알려주겠다고 한다. 개빡친다. 여튼 여러가지 레이지 가득 올라가는 일은 많았지만 호텔 근처 주차장까지 아이폰 배터리 다 안 죽이고 도착했다. 원래 신이 나야 하는데, 내일 풀충전된 이선생 아이폰 차에 연결해서, 내가 운전하는데 이선생 플레이리스트 들을 생각하니까 레이지가 가라 앉지를 않았다. 이날 야식으로 까르보나라 피자를 먹었다. 페페론치노와 트러플 오일을 추가하여. 조각피자였는데, 먹어본 피자중에 세 손가락 안에 들었다.
<리토호로>
테살로니키 호텔에서 조식을 먹었다. 그리스인들은 진짜 먹는데 진심이다. 호텔에서 가장 좋은 공간을 먹는 곳으로 사용한다. 아무리 호텔의 성급이 달려도, 조식만큼은 신선하고 다양한 음식을 제공한다.
이선생의 아이폰을 차와 연결하여 리토호로로 간다. 이 날의 최종 목적지는 메테오라가 있는 칼라마타의 전망좋은 숙소 주차장이었다. 이선생 이양반 플레이리스트 뭔지 앎. 롯데 자이언츠 응원가이다. 아니 나도 야잘알이지만 이건 에바잖아. 음악성이 떨어지잖아 이양반아. 어쩔 수 없다. 난 저 폰이 고장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당장 고장났다면 바로 불구자들이 됐겠지만... 아아 물론 나중에는 탑 100 틀어줘서 힘이 났다. 내가 아이돌 노래를 좋아하니까. 그리고 한로로라는 가수 노래 처음 듣는데, 이 친구도 호소파라서 내 스타일이었다. 이런 가수의 존재를 알려준 것은 감사했다. 당시 제일 힘이 나게 해주는 노래는 아이브의 레벨하트였다. 내가 아이브 가을선배랑 레이를 짱좋아 한다. 리토호로는 올림포스산으로 들어가는 작은 마을이다. 유럽의 아마추어 산악인들과 신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찾는 인기 관광지이다. 그리고, 학생들 수학여행도 많이 오는 것 같다. 기념품점에서 콘돔, 성기모양 과자, 성인용 보드게임 등을 파는걸 봤을때.. 나도 도착하기 전에 이 마을이 그렇게 인기가 있는지 몰랐지만... 그냥 테살로니키에서 올림포스 산이 보이는 쪽으로 쭉 가면 나온다. 근데 눈덮인 올림포스산 포스가 보통이 아니다. 이선생은 감탄하면서 차 안에서 사진을 여러장 찍었다. 이선생이 차를 빌리는 것에 있어서, 나의 운전 능력을 믿지 않았기 때문에 불안감이 있었는데, 이 틈에 유럽에서 차로 다니면 이런 저런게 좋다 하고 이야기를 하니까 대충 동의하는 것 같았다. 근데 뭔가 이친구 나중에 유럽에서 차 빌려 다니다가 사고낼 것 같다. 그땐 그런 생각이 들었다.
여튼 리토호로에 도착했다. 그리스 여행은 유행이 지났는지, 겨울이 비수기인 것인지. 무료 주차장 자리가 널널했다. 그냥 동네 한바퀴 싹 걸었는데. 이선생이 욕심이 생긴 것인지, 눈덮인 웅장한 올림포스의 모습에 홀린 것인지, 산길로 한바퀴 돌자고 했다. 한국의 나무는 검은색인데 그리스의 나무는 초록색이었다. 한국의 물은 녹색인데 그리스의 물은 파란색이었다. 한국의 조약돌은 검은색인데 그리스의 조약돌은 흰색이었다. 올리브 농장이 예뻤다.
리토호로부터는 고양이 뿐만 아니라 개가 보이기 시작했다. 큰 양치기개. 어떻게 개가 고양이보다 사람에게 무심할까. 개들이 고양이보다 훨씬 능지가 높은 건 알았지만, 여기서는 감정도 고양이보다 매말라 있는 것 같았다. 개의 눈빛을 읽을 수가 없다. 코숏 같다.
리토호로에서는 음.. 따지자면 비스트로 급의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여기서 차치키, 레몬 티가니아, 그리스식 홈메이드 소세지를 맛보았다. 이선생이 그리스식 홈메이드 소세지를 주문해서 나눠줬는데, 이선생 이 메뉴 참 잘 골랐다 싶었다. 쫄깃하고 안에서 돼지고기 입자가 씹히는 소세지 참 맜있었다. 티가니아는 돼지에 기름 없는 부위를 아무 가루도 묻히지 않고 기름에 튀긴 것이다. 그거를 레몬과 같이 상큼하게 넘기는 거다. 지방 없는 건 내스타일이긴 한데, 나도 너무 살코기만 먹으니까 나중엔 씹기 힘들더라. 그냥 돼지고기 구이에 다양한 향이 올라간 그런 느낌. 걷바속퍽퍽. 차치키는 신맛과 짠맛이 딱 좋은 비율로 느껴지는 소스인데 시고 짜면 자극만 있고 깊이는 없는 것이 대부분인데 매우 깊은 맛이 나는 여운이 많이 남는 그런 소스였다. 소스인지 그냥 스타터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랬다. 이선생은 뭐 고향의 맛을 엄청 그리워 하고 있던 때라 자기가 먹는 음식이 객관적으로 맛있는 것인지 평범한지 못 느꼈을 것이다.
<메테오라>
리토호로 일정을 마치고 메테로라가 있는 칼라마타로 간다. 이선생의 플리를 여전히 듣고 있다. 이번 플레이리스트 이름은 운동이다. 운동할때 sm노래를 많이 듣는 것 같다. 나는 sm 쪽 인간이 아니다. 특히 요즘 sm쪽 인간이 아니다. 나는 레드벨벳이면 인정이다. 근데 에스파는 아니다. 아니 근데 아무리 sm노래를 많이들어도 나랑 나이가 같은에 왜 플리에 트와이스가 없냐. 나는 트와이스를 좋아한단 말이다. 에스파 노래 나오면 레이지가 쌓인다. 나는 노래 따라 부르는 걸 좋아하는데, 따라 부를 수가 없다. 군대에서 에스파 많이 들었는데도 따라 부를 수가 없다. 대충 아는 가사 몇개 튀어나올때 같이 부를 수 있는 정도이다. "나비스 콜링", "와치미 와일 아이 워크잇 아웃" 뭐 이런 거. 세비지는 좀 잘부르는데. 뭐 어쨌든. 아 근데 이양반이 스테이씨는 또 듣더라고, 인정이다. 스테이씨를 듣는 사연이 있던데, 알빠노. 아아. 근데 이친구가 이 플레이 리스트 만들때 한창 오마이걸이 논스탑, 던던댄스 내던 때라서 오마이걸도 좀 있었다. 인정.
길이 정말 예뻤다. 거기가 바로 켄타우로스의 땅 테살리아의 평원이었으니까. 엄청 거대한 언덕들은 많이 지나갔다. 이선생이 사진을 많이 찍었다. 아 그리고 테살리아가 켄타우로스의 땅이라고 한 건 이선생이다. 난 모른다. 팔랑크스를 이용한 망치와 모루 전술을 쓰기 좋은 곳이라는 생각을 했다. 재밌는 건 이런 차분한 평원이 한참 이어지다가 칼라마타에 가까이 가니까 메테오라의 그 요상한 바위들이 갑자기 튀어나왔다는 거임.
숙소에 도착했다. 그나마 완만한 바위산 한 부분이 숙소 주차장 바로 옆에 있어 혹시 오르는 게 가능할까 싶어 가까이 다가가 손과 발을 디뎠다. 이끼와 수분이 가득해 미끄러운데, 바위 자체는 작고 날카로운 돌기들로 이뤄져 있어 미끄러지면 피부가 갈릴 것 같았다. 이건 안 되는 것이었다. 그렇게 아쉬워 하고 있는데, 바로 내가 올라가려고 했던 곳으로 mtb 두대가 신나게 내려왔다. 비수기라 그런가 모든 것이 여유롭고 널널하다. 숙소 종업원이 지금은 마운틴 뷰인데, 10만원 더 주면 파노라마 뷰로 업그레이드 해주겠다고 하여 업그레이드 했다. 방에 가서 창을 열어보니 마테오라가 한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베란다에 의자와 테이블까지 있어 멋내기 딱 좋았다. 이 숙소는 앤틱하면서 부티크하면서 필요한 최신 설비는 다 갖추고 있었다. 그래서 "상"이다. 욕조도 있었다. 여기서 목욕을 해버린다면 아킬레스건이 말끔이 나을 것 같았다. 근데 욕조 구멍 닫는 마개가 없었다.
메테오라라는 명승지가 아주 마음에 들었다. 호텔에서 누려도 그만, 직접 차로 뷰포인트를 도는 것도 가능. 각 뷰포인트 주차장은 다 무료다. 수도원으로 가는 길 앞 주차장도 무료고. 호텔에 짐을 다 푼 시간이 또 마침 선센 시간이라 선셋 뷰포인트로 가기로 했다. 이선생이 자꾸 가자고 하는 것도 있는데 나도 저 이상한 바위 위에 뭐가 있을지 궁금하다. 아마 이선생도 운전을 하고 싶었을 것이다. 이선생도 이 여행 때문에 국제운전면허증을 발급받았으니까. 이선생에게 운전을 해보라고 했다. 아니 이양반이 근데 차선을 밟다못해... 아니 이양반이 아무리 구불구불한 길이어도 그렇지 전혀 이 얼마나 돌려야 차가 얼마나 돌아가는지 모르고 있는 거였다. 그래도 가만히 있어야지 뭐. 뭐 난 좋은 거 많이 누렸고 이제 죽어도 된다고 생각했었다. 본인도 엄청 불안해 하더라고 그래서 뭐 가만히 있었다. 그리고 그 때부터 플리를 무슨 이상한 옛날 남자 보컬 지리한 노래. 진짜 이별의 아픔으로 죽을 것 같은 고통을 노래하는 그런 노래가 나오는데 와 그건 진짜 못참겠더라. 레이지가 막 하늘을 찌르는데 별 수 있나 그때는 이선생이 운전하는 시간이었는데. 그래도 다음날이 월요일이라 보다폰에서 심카드를 구할 수 있었다. 그때부터는 내 플리를 틀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여튼 바위산 위에서 보는 선셋. 설산. 굳굳
산에서 내려와 저녁을 먹었는데 난 뭘 먹었는지 모르겠고. 이선생은 그리스 알파 맥주인가 그거랑, 소야복 같은 걸 먹었다. 뭐먹었더라. 기억이 안 나니까 "중 하". 아 누가 이 지역에 오면 감자를 먹으라고 했다. 그게 아니었다. 이 지역에 오면 감자를 먹을 수 밖에 없는 것이었다. 뭘 시켜도 음식 옆에 감튀가 있다.
이선생은 한 번 운전을 하시더니 완전 운전에 재미를 붙여 버렸다. 이러면 자기가 운전을 다 하고 싶어져 버린다. 이선생은 맥주를 마셨지만 걍 자기가 운전하고 싶다고 숙소까지 차를 몰았다. 숙소에 들어가서 흑백요리사2를 보려고 전화기를 찾는데. 없다. 식당에 다시 가야 했다. 이제 해가 완전히 졌는데. 헤드라이트도 어떻게 키는지 모르는 양반이 또 운전을 하겠단다. 난 이때 좀 레이지가 쌓인게, 계획 단계에서 이양반이 밤에 운전하는 거 불안하고 위험하다고 이동 시간을 다 일몰 전으로 잡아버려가지고, 안 멈춰도 되는 곳까지 멈춰서 1박을 하도록 계획을 세웠고, 낮에 뭘 여유롭게 둘러보기도 전에 이동을 해야 하도록 계획을 세웠다. 그래놓고는 재밌다고 지가 밤에 계속 운전을 하려는 것이다. 그것도 맥주까지 한 병 하시고. 뭐 그래도 친구와 여행은 즐겁다. 내가 이 친구의 세상을 넓혀 준 것 같아 좋았다. 웃으며 식당으로 향했다. 그리고 오히려 고맙지. 내가 전화기를 잃어버렸는데 같이 찾으러 간 것이니까. 아시아인이 두명 또 들어가니까 바로 종업원이 웃으며 기다렸다는 듯이 전화기를 줬다. 전화기 안에는 종업원팀 셀카가 찍혀 있었다. 굳굳.
다음날, 조식을 먹었다. 역시 그리스인은 먹는 게 제일 중요한 민족이란 말인가. 조식이 진짜 모든 호텔 다 개성있고 너무 마음에 든다. 그렇게 비싼 돈 주고 예약한 것도 아닌데.. 조식이 이렇게 좋다고. 여기 벌꿀 진짜 깊다. 그리고 숭늉같은 국물요리 소금살짝, 후추 살짝 해서 먹으면 전복죽 같고 좋았는데 그게 뭔지 기억이 안 나네. 계란도 서니사이드업, 스크램블드, 보일드 다 있다. 치즈는 당연히 페타치즈의 나라인데 얼마나 맛있겠냐. 난 이 집 부르스케타가 좋더라. 또 뭐 있었지. 오랜지주스. 오오. 오랜지주스.
잘 먹고, 제일 큰 수도원 하나 보고 가기로 했다. 아침 일찍 갔는데 여기는 사람이 좀 있었다. 갓길에 주차했다. 이선생이 자꾸 나보고는 밤에 운전해야 한다면서 자구 운전대를 뺏아가는데 괜찮았다. 나는 낮에 유심 무조건 살 계획이었다. 그 때 유심 사서 내가 좋아하는 일본노래 마구마구 인정사정없이 틀생각에 나는 낮부터 운전하고 싶었다. 사실 나는 노래들으러 왔다. 사실 이게 진짜 여행 온 목적이다. 어쨌든 차를 대고 돌산과 돌산 사이 계곡을 내려갔다가 다시 수도원이 있는 돌산 위로 올라갔다. 돌산에 터널을 뚤어서 계단을 만들어 놨다. 그 피라미드 짤: 5000년전 사람들 "예, 뭘 지으라고요?".그거 인가?
수도원에 많은 성인들이 그려져 있었지만 오소독스는 처음이라 누가 누군지 잘 알 수가 없었다. 카톨릭은 대충 다 알아보게 그려놓거든. 그리스 알파벳 수학 시간에 많이 써서 읽을 수 있을 것 같나? 절대 못 읽는다. 성화 옆에 누구라고 써놔도 못 읽는다. 대충 힌트가 있어야 안다. 어떤 벽면에 성인 아닌 것 같은 사람들이 그려져 있다. 피타고라스, 솔론, 아리스토텔레스 등 현인들이 그려져 있다. ai한테 왜 그려져 있냐고 물어보니까. 오소독스에서는 예수를 알기 전 살았던 사람 중에 인류의 행복을 위해 힘썼던 사람들은 모두 하나님의 자녀로 인정한다고 설명해줬다. 아님 말고.. 그리고 그 사람들 위에 선지자들, 이사야, 스가랴, 예레미야, 야곱 이런 사람들 그림.. 정도만 알파베타로 알아보고 누가 사도인지, 누가 게오르기오스인지, 누가 아타나시오스인지, 누가 안토니오스인지 정말 못 알아보겠다. 초대 교회가 그리스에 몇개 있는데 바오로가 그렇게 존경을 받지 못하는지 따로 표시가 된 게 없다. 바오로가 오소독스에서 성인은 맞을까? 아. 산타 루치아는 알겠던데. 그 잔들고 있으면 루치아 아닌가. 이런 상식으로 접근하면 안 되나. 오소독스에서는... 이때즘 이선생은 오소독스에 완전 빠져들고 있었다. 근데 수도원에서 왜 포도주를 만들까. 쑤도pseudo 수도사들인가. 우리끼리 하는 고급 유머.
수도원을 나와서 점심으로 gyros를 먹었다. 발음은 이-로스, 이이로스. 나중에 아테네에 가서 알았는데, 이로스는 케밥처럼 뺑뺑이 방식으로 익힌 거고, 수불라키는 그냥 그릴에 익힌 거란다. 아님 말고.. 케밥과 다른점은. 터키 무슬림들아 우린 돼지고기 먹어.. 맞다 돼지고기가 더 맛있다. 그리고 감싸는 빵으로 피타 브레드를 사용한다. 누군가 이 지역에 오면 감자를 먹으라고 했다. 피타브레드 안에 감튀 넣어준다. 개많이. 차치키도 넣어 먹으면 최고로 맛있다. 차치키가 피타 브레드 안에서 맛이 조화를 이루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선생이 이로스를 주문하는 동안 나는 옆에 보다폰에 가서 심카드를 샀다. 아니나 다를까 테살로니키 보다폰 지점이 이상한 거였음. 25기가 15유로에 샀다. 우리는 이이로스를 꿀떡하고 테르모필레로 향했다. 테르모필레에는 슬픈 전설이 있다. 레오니다스왕과 300용사가 페르시아군과 싸웠던 전설. 근데 그게 중요한게 아니고 델포이의 아폴론 신전에 가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