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믿음은 아직도 배우는 중이다
루터의 95개조 반박문을 펼쳤다.
종이에 적힌 오래된 문장들이
내 안의 잠든 믿음을 흔든다.
나는 지금, 글을 읽는 것이 아니라
그의 영혼의 떨림을 마주하고 있다.
Ferdinand Pauwels(1830-1904)의 오일 페인팅
title: Luther hammers his 95 theses to the door
그가 “회개하라”고 외칠 때
나는 조용히 숨을 고른다.
죄는 제도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무관심에도 있음을 본다.
어떤 문장은 어렵고,
어떤 단어는 낯설다.
그러나 이해보다 깊은 곳에서
내 마음은 이미 아멘이라 속삭인다.
다른 이들은 금세 깨닫는 듯한데
나는 아직 문턱을 맴돈다.
그러나 주여,
그 머뭇거림도 주 앞에 드립니다.
루터의 글은 나를 정죄하지 않는다.
그저 묻는다.
너의 믿음은 어디에 서 있느냐고.
나는 그 물음 앞에 오래 머문다.
이해보다 순종이 먼저였던 그의 길,
그 길의 먼 끝에서
나도 작은 못 하나 들고 선다.
주여, 내 안에도 진리의 불을 켜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