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행복의 조건/굿 라이프

난 항상 행복에 목마르다

by 김오 작가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

대니얼 길버트


행복. 이 말은 집착하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


나는 행복하지 않은 아이였다. 어린 나의 눈은 불행을 담고 있었다. 불행이 행복하지 않다와 동의어냐는 식의 말장난을 하고 싶지 않다. 장난도 진지하게 받아버릴 각오가 되어 있다. 어린 나의 삶은 행복하지 않은 수준이 아니었다. 그때의 나의 소원은 ‘평범하게 살 수 있게 해 주세요’였다.


지금의 나는 불행에 말장난을 동반해도 될 정도로 자랐다. 그래도 습관처럼 별똥별이 떨어지면, 첫눈이 오면, ‘행복하게 해 주세요’라고 소원을 빈다.


그래서 ‘행복’이라는 단어를 품에 안고 나오는 책들을 보면 손이 가게 된다. ‘행복’이라는 단어를 보며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지는 못할지라도 작은 미소 한번 지어보고 싶어 책을 펼쳐 들었다. 나는 애초에 행복을 분석하고 싶은 마음이 일절 없었다. 행복에 자를 대는 것이 너무 가혹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합리화하고 왜곡하여 느끼는 그 행복의 감정을 내가 왜 분석해야 하는가.



행복의 조건

조지 베일런트


하... 우리는 때론 아주 간단한 명제를 밝혀내기 위해 지루하고 의미 없어 보이기도 하는 길을 걸어가야 할 때가 있다. 경험적으로 알고 있는 것을 이론적인 의미로 만들어내기 위해 어떤 길을 걸어갈 수 있는가.


이 책은 수십 년의 세월을 바라보며 행복의 조건을 알아가기보다는 어떻게 행복한 노년에 이르렀는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 노년의 삶에 중점을 두어 이야기하고 있다. 그들의 젊은 날이 어땠는지는 작은 에피소드 정도이고, 노년에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통해 행복한지 아닌지에 대해 결론을 내리려고 하는 것 같아서 아쉬웠다.


굿 라이프

최인철


책의 시작에서도 말하다시피 최인철이 썼지만 그 토대는 그의 제자들의 역할이 많은 비중을 차지했을 것이다. 물론 글을 누가 썼냐고 하면 당연히 저자이지만 다르게 생각하는 이들은 그 글을 쓰기 위한 연구의 진행자들은 누구였을까를 생각하면 다른 시각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저자 이름 뒤에 '지음'이라는 단어를 붙이지 못했다.


무튼 최인철이 기획하고 최인철이 쓴 이 글도 행복에 관한 이야기이다. 개인적으로 이 저자를 좋아한다. 행복. 얼마나 가슴 두근거리게 하는 단어인가. 행복을 연구하는 이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기까지 한다. 세바시의 강연에서도 모든 것이 좋았다.


그렇다면 이 책은 어떠한가? 말콤 글래드웰의 글이 생각난다. 여러 연구 케이스를 가지고 행복에 대한 근거를 밝히면서 이야기를 매끄럽게 이어나간다. 그런데, 평범하다. 여행을 하고 베풀고 나누고 행복의 공간을 가지고 나아가는 것. 그렇다. 행복은 한 줄이면 충분하다. 이 한 줄을 위해 너무 많은 이야기를 끌고 와서 얼기설기 엮으려 하는 것은 아닐까.


좋은 일이란... ‘자신이 누구이며, 어디서 왔고, 어디로 향해 가고 있는지’에 대한 해답을 제공해주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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