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한증 수술 후 1~5

보상성이 궁금하다고요?

by 김오 작가

젖어 있던 내 삶에 보송보송한 인생이 들어왔다.


10월 18일 수술 다음 날

여전히 숨 쉬는 게 힘들다. 병원에서는 수술 후 회복 시기에 어떻게 해야 한다는 말이 하나도 없었다. 마치 아무 일 없으니 퇴근하고 일상 생활하라는 듯.


그래서 인터넷에서 후기를 살펴본 대로 해 보았다. 도움이 많이 됐다. 우선 심호흡을 하면서 폐가 살아나게 연습하는 것이 좋다. 수술 당일에도 병원에서는 아무 말이 없어서 숨쉬기 연습을 알아서 열심히 했다. 폐가 쪼그라들었다가 펴지기 위해서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는 후기를 봤었다. 잠을 자지 말고 열심히 연습하라고 하던데, 내가 수술받은 곳에서는 신경 쓰지 않았다.


다음 날도 역시나 숨을 쉬는데 아프다. 3일 정도는 숨 쉬는 데 아프고, 다음에는 숨 쉬는 게 조금 나아지는데 역시나 기침을 하면 너무 아프다. 기침을 할 수 없는 지경이다. 기침을 조금씩 해도 폐가 나아지는 게 느껴지는 건 5일 정도는 지나야 된다.


10월 19일 수술 후 2일

손에 로션을 발라 보았다. 다한증 수술 이전에는 손에 로션을 바를 수가 없었다. 수술 이전에는 땀이 나지 않을 때는 매우 건조했다. 건조하면 건조한 대로 그것마저 좋았다. 남들은 그런 모습을 보면서 손이 늙었다고 했지만, 모르는 소리. 그때가 제일 행복한 때인데. 수술하고 효과가 없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하나 둘 해보아야겠지. 발라 보니 땀이 맺히는 것 같다. 그런데 손을 닦아 보면 아무것도 없다. 손에 땀이 나지 않았다. 겨드랑이에도, 발에도 나지 않았다. 나는 다시 말하지만 손만 수술했다. 발 다한증은 수술하지 않았다. 수술한 병원에서는 발은 수술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동안 땀이 나면 온몸에 모공이 열리는 것 같고 갑자기 오슬 해지면서 힘이 빠지는 것 같이 땀이 모두 분출되는 것 같았는데, 그렇지 않다. 오늘을 즐기자. 일단 즐기자. 손도 훨씬 부드럽다.

그런데 숨은 여전히 쉬기 어렵고, 왜 걷기가 어렵지? 마치 근육을 손실당한 느낌?


10월 20일 수술 후 3일

오늘도 땀이 나지 않는다. 처방받은 약을 여전히 꼬박 먹고 있다. 수술 후 변을 보지 못했다. 많이 먹는데도 말이다. 나는 세끼 잘 먹는다. 먹기는 잘 먹는데 먹고 나서 변도 못 보고 속도 더부룩하고 그렇다. 그래도 나는 먹는다. 근래 살이 붙었다.


마약성 진통제를 먹어야 할 정도로 아직은 아프다.


하루에 한 번 수술 부위를 소독하고 있다. 나 혼자서 소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집사람에게 부탁했다. 수술 부위에 피가 맺혀 있는데 이렇게 집에서 소독하는 게 맞는 건지 불안했다. 다른 병원에 가서 소독을 해야 하나? 다한증 전문 수술을 하는 곳에서 하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었을까? 일단 나는 수술이 잘 된 케이스 같은 느낌이 온다. 아프지만, 불안하지는 않다. 손에 땀이 나지 않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T4 해서는 소용이 없다고 했었는데, 이렇게 효과가 있지 않은가.


10월 21일 수술 후 4일

밥은 잘 먹는데, 먹고 나서가 문제다. 속이 더부룩하고 힘들다. 밥을 먹자마자 눕거나 바로 앉아 있기를 시전 했었는데, 곤혹스럽다. 몹시 불편하다. 거실에 방치되어 있던 스텝퍼에 올라갔다. 별로 하지도 않았는데 땀이 났다. 손에 땀이 나는 것 같아서 만져보면 땀이 안 난다. 발에 땀이 나는 것 같아서 만져보니 땀이 난다. 이전처럼 많이 나지는 않지만 난다. 4일 만이다. 땀이 난 것이. 수술 후 처음 땀이 났다. 운동을 마치니 곧 안 난다.

수술 후 열감이 올라온다고 하는데 나는 오히려 열감이 없다. 손, 발이 차다 싶으면 몸이 오들오들 떨릴 정도로 춥다. 손에 물이 닿거나 씻고 나면 손이 금세 차가워지며 추워진다.

10월 22일 수술 후 5일

별로 느낌이 나지도 않았던 등을 만져보니 땀이 흥건하다. 내 보상성은 등이라는 걸 알겠다. T4 해도 등에 이리 땀이 많이 나는데, T3 했으면 보상성이 더 심했을 것 같다. 물론 더워서 땀이 나는 것이 보상성이라고 하냐면 난 잘 모르겠다. 그냥 냅다 하루종일도 땀을 쏟아냈었던 것인데, 이제는 정상작동을 하는 것이다. 모두들 땀이 많이 나는 부위가 있고, 시원한 곳에 있으면 이내 괜찮아진다. 그게 왜 보상성인가.


다한증 이외에 교감신경을 절제하고 나면 관련된 다른 증상들이 좋아지는 경우가 있는데 나 같은 경우는 공황장애를 겪고 있어서 그 부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장기적으로 살펴보려고 한다.


땀이 언제 났었던 손인 양 나는 이렇게 타자기를 두드리고 있다. 손은 이전에 없이 부드러워졌고, 땀이 나지 않을 때 답답하면 어떡하냐는 걱정은 아직은 없다. 손에 열감이 올라와 답답하지가 않다. 오히려 부드럽다. 손에 땀이 나지 않는 사람들은 그동안 이랬구나. 나는 땀이 나지 않을 때는 손에 언제 땀이 날지 모른다는 긴장감과 답답함이 있었는데, 그런 게 전혀 없다.


확실히 보상성은 있다. 오늘도 땀이 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등을 만져보면 흥건하다. 지금은 갑작스럽게 추워진 늦가을이고 내년의 여름에 내 등이 어떨지는 겪어봐야 알 듯하다. 그래도 보상성이 3개월 정도면 정해진다고 하니, 안정을 취하길. 그런데 왜 발에 이전에 비해 90퍼센트 이상 땀이 안나냐? 심지어 로션을 발라도 안 난다. 이럴 수가 있나? 운동할 때는 등, 발에 땀이 나는데 운동을 멈추고 나면 이내 멈춘다. 기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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