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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화 Nov 18. 2023

계절의 효능

소중한 사람한테 선물하기 좋은 책.

내가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

책도 센스 있는 선물이 될 수 있다.


추천하는 책. 계절의 효능

"지금 계절에 맞는 쪽수를 찾아 한 글자 한 글자 옛 말의 정감 어린 느낌과 맛을 꼭꼭 씹어보며 계절의 효능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또한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이상기후 현상이 부쩍 우리 삶을 긴장하게 하는 요즘, 문학에 투영된 계절의 감각이 시대 간 공감을 넘어 우리 고장의 빛나는 사계절을 오래오래 지켜 나갈 힘이 되길 바랍니다."


연희동 유어마인드 독립서점에서 구입한 ‘계절의 효능’은 1920~1950년대 신문과 잡지에 수록된, 계절이 소재인 좋은 글을 모아 엮은 책이다. 계절의 소중함을 기억하기 위해 계절을 섬세하고 아름답게 묘사한 글을 읽어야 한다는 작가의 발상이 인상적으로 느껴졌다.

덧붙여, 우리는 일상에서 ‘효능’이라는 단어를 보통 의약품이 신체에 미치는 효과를 설명할 때 사용한다. 이러한 일반적인 문법에 벗어나서, 계절에도 ‘효능’이 존재한다고 보는 작가의 관점이 참신하다. 실제로 이는 타당하다. 작가는 계절을 감각하는 것만으로도 제철 음식을 먹은 것과 같이 뱃속이 풍요로워지고, 마음이 개운해진다고 말한다. 우리는 계절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흡족해하고, 계절별 분위기, 행사, 음식은 우리를 즐겁게 만든다. 계절은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효능을 지닌다.


이 책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순서로, 하나의 계절마다 10편 정도의 시와 산문이 수록되어 있다.

<계절의 효능>에는 보는 재미가 있다.

계절의 소재(가을이면 낙엽, 잠자리, 책. 겨울이면 눈사람, 크리스마스씰, 눈에 덮인 소나무.)가 그려진 귀여운 삽화가 하나의 계절이 시작하는 부분에 실려 있다.

<계절의 효능>에는 읽는 재미가 있다.

(1) 옛날에 쓰인 작품이 실렸기 때문에, 그때 그 시절과 지금 이 순간 한국인이 계절을 향유하는 방식에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이 존재하는지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2) 같은 계절이라도 작가마다 계절에서 애정을 쏟고 감명을 받는 지점들이 다르다. 여러 관점을 접해보면서 계절을 다양하게 감각하는 방식을 터특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나는 봄의 기쁨은 꽃을 보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답북답북 나물을 도려내어 바구니에 넣는다'라는 표현이 담긴 시를 읽으며 싱상한 냉이와 쑥을 캐는 것 또한 봄의 기쁨임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3) 계절의 아름다움을 수려하게 표현한 문장을 읽으면서, 어휘력과 표현력을 키울 수 있다. 미처 간과했던 계절의 정취를 되새길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나는 기껏해야 가을을 "선선하고 차분해서 좋다"라는 말로밖에 표현 못하지만, 작가는 가을을 "가을은 청결한 맛으로서만 사람의 마음을 씻어주는 것이 아니라, 알 수 없이 스며드는 슬픔으로서도 사람의 마음을 씻어준다"라고 표현한다.

<계절의 효능>에는 꺼내보는 재미가 있다.

계절의 효능은 '완독'해야 하는 책이 아니다. 겨울이 슬금슬금 다가오면 겨울 파트를 읽어보고. 갑자기 여름이 그리워지면 여름 파트를 읽어보고. 너무 빨리 지나가는 가을이 아쉬울 때 가을 파트를 읽어보고. 봄의 기쁨이 더 충만하기를 바랄 때 봄 파트를 읽어보고. 내가 특정 계절을 느끼고 싶을 때마다 책을 꺼내서 내가 원하는 부분을 읽으면 된다. 계절을 향한 독자의 마음이 책갈피로 쓰이는 매력적인 책이다.  


계절을 좋아하는 모두에게 선물하고픈 책. 봄에 흩날리는 벚꽃을, 여름에 바다의 조약돌을, 가을에 빨간 낙엽을, 겨울에 하얀 눈송이를 손에 잡듯이, 이제 <계절의 효능> 책을 손에 든 채 계절이 바뀔 때마다 펼쳐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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